그늘버섯꽃 2011. 7. 31. 23:55


공주의 남자가 6회에 이르렀다, 24부작인가 된다하니 이야기가 4분의 1정도 진행되었다. 계유정난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계유정난이 일어나기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계유정난에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닐테고 계유정난 이후 수양대군이 왕위를 꿰어찬 후로도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가겠지? 끝이 궁금해 진다. 


'핏빛'로맨스라는 카피에 꽂힌 탓에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여 1회에서 4회까지 승유와 세령의 달달 연애질을 즐겼으나 5, 6회는 중견 배우들의 권력투쟁사가 더 재미있으니...어허.... 5, 6회를 본 소감은 토,일요일에 하는 광개토대왕보다 대하드라마스러워 보였다는 것.
여담이지만 광개토대왕 예고편을 얼핏 보니 정태우가 담덕의 형으로 나오는 듯한데 아무리 봐도 동생 담덕 역을 하는 배우가 삭아 보인다. 첫 시작에서 담덕의 연기를 보고 주인공도 마음에 안들고 엉성해 보여 대하사극 광개토대왕을 접은터라 수양의 권력 투쟁을 보게 해 주는 공주의 남자가 기꺼울 뿐...

투닥투닥하면서 말타고 그네타고 놀더니 가랑비에 옷 젖듯 서로에게 스며드신 두 남녀, 둘다 서로가 결혼상대인 줄 착각하고 만나셨으나 어찌하오리.... 한쪽은 혼담 깨져서 헛물 켜셨고, 한쪽은 그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고 딴 사람이란다..쯧쯧...결국 이리하여 나온 가마에서 엿보기, 시선 늦게 느끼신 승유 도령 애타게 찾던 여인을 코 앞에 두고 못보실 수 밖에.. 맘에 드는 장면이로세 ...그런데 5회의 그네터에서 두 사람...설정티가 너무 과하심...말타면서 뒤통수를 그리 봤는데 거기다 살짝쿵 옆테도 보이는데 세령을 몰라보는 승유나, 부러 못본척 한듯 밖에 승유를 발견하지 못하는 세령은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드라마에선 수양대군의 왕위에 대한 욕구가 공공연히 보이는데 과거 봤던 사극에서는 수양대군이 왕위에 뜻이 없는 듯 움직이다 낼름 왕위를 찬탈하시는 듯이 보여줬던 기억이 살포시 난다. 세조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 확인해야 할 것 같다.

공주의 남자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드라마 시작 한 달여전에 단종의 자취를 따라 강원도 영월에 가보려 했었다. 신숙주가 골랐다는 단종의 유배지와 단종의 묘도 들러보고 싶었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죽은 왕 단종이 느꼈을 삶의 무게를 상상해 보면서 말이다.

공주의 남자가 시작되고 금계필담이라는 낯선 네 글자가 떠돌고 있다. 그 금계필담을 근거로 시아버지와 사랑에 빠진 세령이라며 공주의 드라마가 막장드라마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흠...

역사 속에 엄연히 존재했던 수양대군과 김종서, 문종, 단종, 신숙주 등이 등장하며 계유정난으로 시작한 드라마가 나타났으니 그 시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법 하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계유정난이 뭐고 수양대군, 김종서, 신숙주라는 역사의 인물이 누구인지 다시한번 확인하고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는 다면 그것으로 공주의 남자는 좋은 일 한 것이지 않을까. 정통사극을 표방하고 나온 것도 아니고 김승유와 세령, 특히 수양대군에게 그런 딸이 있었는지도 불확실하다. 굳이 진위여부를 따지며 볼 드라마는 아닐 듯 하다.

수양대군과 김종서가 실존 인물이었지만 그들의 딸과 아들이 사랑을 했더라....이 부분은 야사 내지는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 냄새가 폴폴 풍기는 것 같다. 
공주의 남자는 그냥 팩션일 뿐이다. 우린 그 팩션을 봐주면 되는 것이리라. 발상이 재미있지 않나? 역사에서 정적이었던 두 사람에서 만들어진 상상이 빚어낸 핏빛 로맨스!!  아날로그 감성이 철철 넘치다 못해 과한 시대극 속의 애절할 수 밖에 없는 사랑 이야기, 좋지 아니한가

6회에서 문종이 승하했다. 물러난 듯했던 김종서가 문종의 승하와 함께 복귀하고, 수양대군은 김종서를 향한 칼을 품는다. 그 시간 승유는 세령을 향해 치닫는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고 세령이 머물고 있다는 절을 향해 간다. 만날 운명이었는지 세령은 그 날따라 절에 머물고 있었고, 찾아 온 승유의 뜨거운 포옹을 받는다. 으흠....여기서 신면은 서러운 짝사랑의 주인공으로 확실히 낙점되시고... 

정치가 하고 싶은 수양과 종친의 정치를 싫어하는 김종서의 대립,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편이 갈린 세력에 의해서 뒤틀리는 경혜공주와 세령의 관계는 애잔하고, 절친에서 적이 되는 세 친구 정종, 김승유, 신면도 서글프니.... 앞으로 이야기 전개에 기대를 해 본다. 다모만큼의 임팩트를 기대하면 너무 큰 기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