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그늘버섯꽃 / 2017. 4. 12. 17:05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점심을 거하게 먹었어요
햇살좋은 날 종로 3가역에서 창덕궁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다가 만난 쌈밥정식집 '창덕궁'

피사체에 정신이 팔려 찍을 때는 몰랐던 형광 주황색 점퍼 아저씨의 눈빛이 민망스럽네요....어쩔....
쌈밥을 꼭 먹어야 하겠어요

제육은 매울까 저어하여 패스하오니 점심메뉴는 대패쌈정식으로 주문하였사오니

쌈용 야채 긴 접시에 얌전히 푸르른 자태로 앉아계시니
푸성귀 킬러 눈엔 그저 사랑사랑스러울 따름이옵고

남이섬 방문 추억 돋게하시는 노오란 양은 도시락에 밥이 나오고, 어허!! 밥양이 풍성하니 여인에겐 과식이요 사내들에겐 딱이겠습니다
거기다 백미밥이 아니니 건강식으로 보이옵니다

대패쌈정식에 딸려오는 반찬들 때깔이 참 곱습니다
아사아삭 오이소배기?
적당히 씹기 좋은 멸치 볶음
상큼한 무생채무침, 실한 도토리묵에
적절하게 익어 입맛을 돌게 하는데다가 배추살이 아직 탱탱하여 씹는 맛이 즐거운 김치, 이 김치가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확실히 잘 커버해 주더군요


창덕궁의 돌돌돌 대패삼겹살

불판에 올리니 김 모락모락
치이익~~
삼겹살익는 소리에 식욕은 무르익어가고

이리 뒤집 저리 뒤집
잘 익은 녀석들
이제는 쵸묵쵸묵

양념된장에 한번
소금에 한번 콕콕 찍어서
푸른 잎사귀들에 잘 감싸서 입안에 쏘옥 넣어 오물오물
캬아~~
여기가 종로의 '창덕궁'이로세
점심 잘 먹었슴다
만족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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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1. 5. 16. 01:51 / 시선일기

동궐인 창덕궁과 창경궁
오랫만에 들른 창덕궁과 창경궁
우훗훗 좋구나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지
창덕궁의 후원은 언제쯤이나 밟아볼수 있을까
주합루와 부용지를 가보지 아니한 것은 아니나 아직 옥류천 일대를 밟아보지 못하여서
그리고 애련지, 관람지, 존덕지
고등학교 1학년때 담임 선생님 친구가 장면 총리의 딸이었다고 했다
선생님께선 그 친구와 함께 후원으로 산책을 가곤 하셨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나도 한번 혼자서 조용히 후원을 거닐며 생각에 잠겨 보고 싶다는

하늘아래 완곡한 곡선을 그리며 멋들어지게 뻗어있는 지붕의 선
하늘의 파란 빛을 거스리지 않는 단청 빛깔


한옥은 좋은 적송으로 짓는 것이 최고라 주서들은 기억이 있는데 최근에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느티나무로 지은 집이 더 좋다고 한다. 적송이 한옥의 고급 목재가 된 것은 팔만대장경을 만든 이후로 부족해진 느티나무 대신에 소나무를 써서 였다 한다.

창덕궁에 가면 내의원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장을 마련한 전각 마당에는 약초 갈아보기, 약첩 접어보기도 할 수 있다. 접은 약첩은 집에 들고 갈 수 있다.

약첩 접기를 가르쳐 주는 '내의녀'들과 사람들



체질에 따른 차를 시음할 수도 있다


좌측에 있는 차는 열체질을 위한 차이고 우측에 있는 차는 습체질을 위한 차이다
습체질을 위한 차는 오래 울궈내야 하는 차라 물을 붓고 바로 마시면 그저 냉수맛만 날뿐이다
습체질들은 천천히 여유롭게 기다릴 것!!


신청서를 쓰고 기다리면 '내의원'의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진단을 받고 있는 뽀리너들...
빨간 조끼를 입으신 아저씨는 통역사
필요에 따라서는 침술치료나 약처방을 받을 수 있다
조금 오래 기다렸지만 궁금했던 것을 상담받고 침치료도 받고 왔다



순서를 기다리는 있던 마루 처마와 방문 너머 보이는 풍경


창덕궁의 전각들
바로 밑의 사진은 낙선재
낙선재하면 근사한 만월문도 만월문이지만 이방자 여사와 덕혜옹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픈 역사의 상흔 같은 사람들
2011년 5월 12일 목요일 역사스페셜에서 이은에 대해서 방송했었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이은
낙선재는 대한제국 시절엔 동궁으로 쓰였던 곳으로 이은이 일본으로 가기 전에 이 낙선재에서 기거했다고 한다
친일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삶을 살았던 그가 말년 실어증을 앓다 죽었다고 한다
젊었을 때도 늘 침묵하면서 살았다는 이은 황태자는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느낌으로 생을 살았을까



나무 속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정자?
낙선재 앞에 있다


문은 또 다른 세상을 보여 주는 것이 맞는 듯하다
눈으로 보았을 때의 감동을 담고 싶었으나...
좋은 카메라를 가진들 무엇하리 ...


벽, 난간에서 느껴지는 수수하고 정갈한 멋




이곳은 부엌이었을까? 아니면 단지 아궁이만 있는 곳이었을까?
마음껏 이곳 저곳 들여다 볼 수 있어 좋기는 하나 곳곳에 용도는 정확히 알 수 없을 뿐


지붕, 처마가 보여주는 근사한 멋



희정당의 화려한 단청
구조물에 있는 빈 공간 사이 사이로 보이는 풍경 또한 매력적이다



지붕 위에 자라고 있는 풀들
세월이 느껴지는 기왓장


창덕궁의 나무, 꽃, 푸성귀들
아래 담장이 둘러 쌓인 곳은 이제 풀들만 무성하다
원래는 건물이 있던 공간이지만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파괴된 공간이다
일본인들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여러분들에게 말하기 뭐하지만 일제 시대 때 훼손되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되었다
라고 안내해 주는 소리를 들었다
일본인들의 표정은 매우 시큰둥
물론 여행 온 그들의 책임이라 할 수 없고
그들이 책임감을 느낀들 이제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시큰둥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굴뚝이 멋있는 한옥


이하 사진은 창덕궁과 후원을 공유하는 창경궁이다
수목원을 걷는 듯한 공간이었다


춘당지
이 곳은 궁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 공간이다
지금 이 거대한 춘당지는 원래 왕이 경작하던 밭뙈기가 있던 곳이었다
1983년에 조금은 전통 방식으로 손보았다
하지만 이 거대한 연못은 확실히 이질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연못 그늘 가까이에 오리 가족이 봄을 만끽하고 있다
팔자 좋은 녀석들


창경궁은 전각이 많이 있지도 않고
창경원에서 돌아온 탓인지 마치 식물원을 거니는 느낌이다


궁에 있는 나무들이 풍기는 포스는 남다르다
바로 아래는 창경궁, 그 아래는 창덕궁



근대에 세워진 대온실


창경궁에 있는 성종의 태실비


명정전


이곳은 연인들의 좋은 데이트 장소인듯 하다
손에 손 맞잡은 바퀴벌레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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