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잉 마이 홈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서 쉴 곳,

마음과 몸을 누일 수 있는 곳,

그곳이 '홈'일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가 말하는 홈은 거기서 더 나아가 녹록치 않은 삶을 쉬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곳,

마음의 고향이 아닐까 생각된다.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오늘, 8회까지 보았다.

8회에서 아빠 료타가 딸 모에에게 있어 이 집이 진정한 의미의 고향집이 될 수 있을까라는 말을 아내에게 건네는 것을 보면서 나름의 확신을 갖게 되었다.

 

드라마의 인물들을 엮어주는 쿠나,

쿠나는 '홈'에 덧붙여 현대인의 삶에서 잃어가고 있는 인생에 필요한 요소일 것이다.

진부한 듯한 소재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퍽퍽한 시간을 걸어가고 있고 그 퍽퍽함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이 드라마가 시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재미없는데 재밌다'라는 평을 본 적이 있다.

읽자마자 맞다 맞어 라는 말이 절로 쏟아지는 평이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오랫만에 괜찮은 일드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홈페이지를 들러보니 최종회에서 아버지 에이스케가 죽음을 맞는 것 같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미리보기를 대충 보니 8회에서 죽음을 예감한 할아버지와 손녀의 시간이 애잔하게 느껴진다.

 

드라마를 보는데 영상이 일반 드라마의 영상이 아니었다. 영화를 토막내서 보는 느낌? 그래서 검색을 했더니 역시나 감독이 고레에다 히로카즈였다. 연출만이 아니라 극본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였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그리고 또 뭐 있었을까? 여하튼 드라마를 보면서 영화같은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아베 히로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도 친해졌나 보다. 아베 히로시를 비롯해 출연자들을 보면 일본 방송 몇 편만 보면 익숙한 얼굴들이다. 그런데 아베 히로시가 분하는 료타의 아내 사에는 낯이 익는데 도대체 어디서 봤는지 알쏭 달쏭 했다. 그러다 회사의 일본인과 이야기하다 야마구치 토모코였다. 롱베케이션의 야마구치 토모코, 주관적으론 그때보다 지금의 모습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다. 나이들어 더 좋아보일 수 있는 것,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볼 수록 일본스럽다. 일본사람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이 여인이 극중에서 요리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이 사람이 주인공이 아닌데도 요리하는 화면을 잡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생각했는데 홈페이지에 요리를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물론 방송에 등장했던 메뉴로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마루게리타풍 핫케익, 구운 누에콩, 그리운 나폴리탄, 경단 (16~18개분), 유자를 넣은 이나리스시(20개분), 라멘샐러드, 떡피자, 구운 가리비를 넣은 밥, 버섯국과 구운 오니기리(6인분)

 

 

 

쿠나는 뭘까? 138밀리 정도의 신장로 빨간 고깔모자를 쓰고 있는데 모자는 숲에서 도토리가 떨어져 머리에 맞아도 괜찮기 위한 헬멧 대용이란다. 그 모자를 뒤집어 독버섯으로 변신하여 인간이나 적으로부터 몸을 지킨다. 비교적 추운 곳에서 살고 있고 숲속을 선호한다. 놈의 동료란다. 땅을 소유하지 않고 이동하면서 살고 있고 문자를 갖고 있지 않다. 먹을만큼 이상은 살아있는 것을 죽이지 않고 애쓰지 않고 끙끙대지 않아 오래산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이어준다고들 하나 경계심이 강해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쿠나라는 존재도 그렇지만 쿠나의 특징이 극을 통해서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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