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폴릿의 동명의 장편소설을 드라마화한 대지의 기둥, 영드인지 미드인지 잘 모르겠다, 영드를 소개하는 카페에서 알게 되어 봤는데 인터넷 검색으론 미드로 소개되어 있다. 영드인지 미드인지 중요하지 않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영드인 것 같고 캐나다, 영국, 미국 등에서 방영된 것 같다.

 

 

위의 사진은 원작 소설 첫번째 판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학동네에서 3권으로 출판하였다.

 

 

대지의 기둥 첫 편은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거기다 원작소설이 천만부가 넘게 팔렸다는 점에서 팀 세버린의 바이킹이 보여줬던 전율할 만한 서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이전까지 없었던 대성당을 짓겠다는 꿈, 그리고 그 꿈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첫 회를 보고 갖게 된 기대감은 편수를 거듭하면서 점점 사그라들어갔다. 중세 시대라는 먼 옛날의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멋진 이야기는 아니었다. 비뚤어지고 어두운 욕망으로 가득 찬 인간들, 심지어는 병적으로까지 보이는 인간들을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 인간들이 힘을 가질 때 세상이 얼마나 누추해질 수 있는지도 볼 수 있다. 물론 새로울 것 없는 사실이지만. 

 

 

위의 사진은 이 드라마에서 제일 섬찟하게 싫었던 인물들 세 명이다, 이들은 이 드라마의 악의 축이다. 특히 우측의 남녀는 모자관계인데, 저 모자는 완전 정신병자들이다. 

 

대지의 기둥에서는 특별히 주연과 조연을 나눌 의미가 없어 보인다. 물론 출연빈도가 낮은 인물들이 있지만 그 인물들도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들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대지의 기둥에선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결국에 킹스브리지 수도원 성당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만들어 간다. 드라마를 다 본 후에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작가는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은 큰 흐름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한 요소가 되게끔 글을 썼던 것 같다.

 

 

위 사진은 톰 빌더의 아들로 이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못난 놈 중의 한 명으로 평범한 소인배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대가 커서 실망스러웠는지 모르겠지만 대지의 기둥은 볼만한 드라마이긴 하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낯선 영국 중세의 이야기라는 점도 이 드라마의 미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만나는 세상의 폭을 넓혀 주니까.

 

 

 

배우들도 좋다. 톰 빌더로 분한 배우 루퍼스 스웰은 세익스피어 리톨드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배우였는데 역시나 여기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 줬다. 톰 빌더에 이어 성당을 완성하는 잭 역의 배우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좌: 톰 빌더, 우: 잭

 

그리고 바르톨로뮤 역의 배우 도널드 서덜랜드는 방대한 필모그래피 덕에 전혀 낯설지 않은 배우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 배우 참 중후한 노인네라는 생각을 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았던 배우는 역시 필립 수사 매튜 맥퍼딘이다. 오만과 편견의 미스터 다시도 제 옷을 입은 듯 멋졌는데 대지의 기둥에서도 명석하면서도 온건한 필립 수사로 잔잔한 인상을 주었다.

 

 

소설, 만화 등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들은 원작과 비교는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대지의 기둥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에 대한 호감 등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원작소설보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늘상 보던 드라마와 다른 드라마를 보고 싶은 분들에겐 추천할 만한 것 같다.

 


대지의 기둥

정보
미국 Starz | 시 분 | 2010-07-23 ~ 2010-08-27
출연
이안 맥셰인, 도날드 서덜랜드, 루퍼스 스웰, 매튜 맥퍼딘, 에디 레드메인
소개
12세기 영국, 왕위계승자가 사망하면서 왕위찬탈전쟁의 피바람이 불어 닥친 가운데 킹스브리지 수도원의 성당이 화재로 무너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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