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에서 아역들이 모두 하차했고 성인 연기자들이 모두 등장했다. 막강 아역들이 하차하고 난 직후라 아역에 대한 그리움을 한자락 깔고 원작과 차이를 확인하며 성인 연기자들을 지켜보는 7, 8회였다.
이훤 역의 여진구도 귀엽지만 허연우의 김유정이 너무 귀엽다. 어찌 그리 깜찍한지, 99년생이 10대라는 사실도 놀랍고 쑥쑥 크는 모습도 신기하고. 이 아인 그 뜨거웠던 2002년 월드컵을 기억치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공주의 남자에서 나왔던 아강이도 곧 있으면 유정이 같은 느낌으로 인터넷을 도배할까 라는 곁가지도 떠오르고. 이제 김유정이라는 이름은 동백꽃과 봄봄의 그 김유정보다 허연우의 미소를 짓던 이 아이를 생각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하고. 여튼 이 아이, 너무 귀엽다.
7, 8회를 보면서 실망스럽다 여겼던 운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운은 곱상한 청년이다. 다만 머리새가 그를 해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아직 나잇살이 충분하지 않아 운검의 단단함과 강인함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대사 치는 음성이나 표정은 한가인보다 좋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급 노화한 허염 또한 선하고 단정한 인상, 민화공주에 대한 사랑스러움이 베인 표정 등이 임시완의 꽃같은 미모에 대한 그리움을 잠재울 수 있겠다 싶었다.
양명군 정일우, 개인적으로 그는 어쩌다 가끔 봤던 하이킥의 거친 고교생이후 드라마에선 처음 본다. 다시말하면 내가 그가 나온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7, 8회를 통해 그를 본 소감은 나쁘지 않다. 섹시 왕의 형 답게 곱상한 미모와 순정마초가 남기고 간 조금은 껄렁한 모습도 꽤나 어울리는데다, 연우에 대한 안타까운 연모의 마음도 보인다. 하지만 오랫만에 온양에서 섹시 왕인 동생과 마주한 술자리 장면은 허했다. 그 장면은 원작에선 없는 장면이지 아마도.
섹시왕, 김수현. 어느 블로그에서 랩퍼 왕이라며 그의 연기 내공 부족에 대한 대처 방법에 대해서 포스팅한 것을 읽어 본 적이 있다. 한석규와 비교하면 김수현의 내공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블로그 주인장이 짚어내는 발성이나 이런 것들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다만, 자이언트의 그 과묵하고 착해 보이는 첫째의 모습을 본 이후로 두 번째 보는 김수현이 나쁘지 않다. 7회에선 연우와 재회해서 버럭버럭하는 것을 보며 그건 좀 아니지 않니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8회를 보니 괜찮았다. 무엇보다 그의 소년스러움과 남자다움의 적당한 버무림이 로맨스의 남주로서 여심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는지라 그의 활약이 기대가 되는 바이다.
거기다 8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박력 섹시 왕으로 현시, 나의 주변에서 그 순간 한가인에게 빙의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들도 들었다. 나의 주변 뿐만 아니라 해를 품은 달을 보는 이들 중에 그런 생각을 한 이들 많을 것이다.
동안 민화공주도 어린 민화공주의 바통을 잘 이어가는 것 같고, 조금은 어색한 것 같지만 설도 무난하고, 잔설이는 앞으로 신기 있는 무녀의 모습을 잘 보여줄 것 같다. 중전 역할의 배우는 눈에 힘 너무 많이 주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인터넷 기사를 보니 지금 중전이 성균관 스캔들의 초선이었단다. 머리모양 바뀌면 사람을 잘 못알아 보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똑같이 한복입고 나오는데 전혀 몰라봤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8화의 피한돌이라는 백성이 나온다. 이 부분은 원작에 없다. 물론 온양행궁에 가서 피한돌의 아들을 만난 부분도 없다. 연우의 기억상실도 드라마만의 설정으로 액받이 무녀로 왕의 침소를 지키고 나온 뒤 기억을 잃은 연우가 연우라는 인물을 부러워하는 모습도 책에는 없다. 연우에게 간간히 떠오르는 기억들이 온전한 자신의 기억들임을 알게 되는 계기가 무엇이 될 지 궁금해진다.
연우, 드라마에 등장하기 전부터 연우 한가인이 심심찮게 인터넷 포탈에 올라온 이유를 드라마를 보니 알 것 같다. 한가인 그녀는 어여쁘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어여쁘지 않다. 한가인의 연기는 꽃미남 배우들의 열연과 중견배우들의 농익은 내공으로 다 된 밥에 코를 빠드린다는 느낌이랄까.
공주의 남자가 시작될 처음에 문채원의 연기는 당황스러웠지만 문채원은 점점 드라마 제목이 공주의 남자일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만들어 갔고 세령이라는 인물을 잘 만들어 갔다.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변신했다. 한가인에게도 그런 저력이 나와줄까 모르겠다. 나온다면 드라마를 시청하는 입장에선 더 좋긴 하겠지만 지금으로선 한가인은 불만족스럽다.
아줌마 한가인과 김수현의 나이차를 운운하는 기사들에 대해선 시큰둥했었는데 한가인이 잠든 김수현의 이마를 짚어 주는 장면을 보면서 누나와 동생의 느낌이 나 그 기사들이 기우만은 아니었구나 싶었다. 영특한 자로 소문이 자자한 한가인이니 이런 논란들을 잠재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가인의 부족함이 느껴지긴 하나 해를 품은 달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 들진 않을 것 같다. 정은궐의 이야기의 힘도 있고, 로맨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또 섹시 왕 김수현도 있으니 말이다.
해를 품은 달은 일종의 팩션이었던 공주의 남자와는 완전히 다른, 기존의 사극과도 완전히 다른 철저한 픽션이다. 역사의 진위 여부는 문제될 것 없다. 조선시대에만 있는 제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다. 충분히 흥미롭다. 이 흥미로움을 배우들이 잘 살려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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