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궐 지음
파란미디어 펴냄
해를 품은 달 1, 2
2012년 새해 벽두, 드라마 왕국 한국에서 단연 화제가 되는 드라마는 해를 품은 달일 것이다.
그 드라마의 원작 해를 품은 달 1, 2
예스24, 교보, 반디앤루니스 등에서 베스트셀러다. 2011년 말에 보니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던데 해를 품은 달은 얼마큼 팔릴지 궁금해진다.
금요일 점심시간, 음...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의 어느 금요일이었을 것이다. 아마도...교보문고에 가서 두 권을 사들고 그 날 저녁과 다음날 토욜날 후르륵 읽었다. 재미있었다.
정은궐, 그녀인지 그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꾼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꽤나 마음에 든다. 사놓고 클리어 못한 책들을 클리어하는 중간중간에 정은궐의 다른 이야기도 읽어 볼까 한다.
본디 정은궐의 이야기들은 로맨스로 분리되지만 책대여점에서 만날 수 있는 서양의 로맨스들과 다른 아우라를 갖고 있다. 잘 생기고 아름다운 여인이 나와 그 흐름과 결말이 너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서양 로맨스들에 비해 정은궐의 로맨스는 뻔한 길을 가지는 않는다. 물론 성균관, 규장각에 이어 해를 품은 달, 이 세 개의 이야기로 속단하는 것일지도 모르나, 사랑이야기가 진부하지 않게 다가올 만한 충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개인적, 주관적 별점평가는 성균관 유생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보다 해를 품은 달이 조금 낮다, 나날 시리즈에 비해 긴장감도 살짝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헐거운 느낌이 든다고 할까.
디지털 시대는 편리하고 빠르다. 하지만 우린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정은궐의 이야기에선 아날로그에 대한 흐릿한 그리움을 넘어선 어떤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할까. 아주 옛날의 아날로그를 배경으로 탄생하는 사랑이 더 애틋하다고나 할까. 이래저래 무겁고 정신사나운 머릿 속을 가벼이 하는데 썩 좋다.
사랑이야기에 버닝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남녀의 애정타령은 인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가끔 애정사를 즐기고 싶은 욕구를 느끼지만 동시대 드라마에서 보는 동시대의 사랑엔 신물이 났다고나 할까. 그래서 정은궐 식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6회까지 본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소설과 조금씩 조금씩 다르다. 그럼에도 임시완의 허염은 소설 속의 허염과 소위 싱크로율 100%였지 않을까 싶다. 임시완은 확실히 조선 남자인 듯, 개인적인 시점에선 요즘 복색보다 상투와 갓을 쓸 때 인물이 더 살아나 보인다. 하지만 성인 염은...반듯한 느낌이지만 마성의 선비 느낌은 글쎄....
그리고 운, 아역이나 성인이나 책 속의 운의 느낌이 나질 않는다. 6회에서 성인 운을 보고 많이 실망했다. 머리새도 그렇고 운검으로서 운에게 느껴져야할 묵직한 아우라가 전혀 느껴지질 않는다. 날카로운데다가 고독한 영혼의 느낌이 없다고 할까...운은 소설과 완전히 다른 인물을 만들 의도였나?!!
양명과 민화공주는 원작의 인물과 크게 차이를 느끼질 못하겠다. 잔설이나 설은 이야기에 필요한 인물이지만 큰 축을 이루는 인물은 아니고 역을 맡은 아이들 모두 귀엽기도 하여 껄끄럽게 다가오는 것이 없다. 무엇보다 장녹영과 아리라는 인물, 혜각도사와 장녹영의 관계, 윤보경의 존재감 상승 등은 드라마가 새로운 해를 품은 달이 될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도 같다. 원작과 드라마가 똑같을 필요는 없으니까...그래도 드라마 속 운의 아우라는 4%는 부족해 보인다.
주인공 훤과 연우, 이들이 연을 맺게 되는 모습은 소설 쪽이 더 낭만적이고 더 있을 법해 보이기도 하고 해와 달로서 더 깊은 운명이 느껴지는 것 같아 드라마보다 소설이 더 마음에 든다. 하지만 장안의 화제였던 여진구와 김유정, 귀여워서 보는 동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아 이 귀요미들~~!!'
하지만 드라마 속 어린 훤과 연우의 모습은 현재 한국 트렌디 드라마의 아이들판. 특히 탈을 벗어들고 마주한 훤과 연우,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보경과 양명의 모습은 이건 뭐냐 싶을 뿐이었고....
훤과 연우가 풋풋하고 어여쁘기도 했지만 그건 배역을 맡은 아이들이 풋풋하고 어여뻐서였던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여튼 뭔가 찜찜하고 식상함이 슾며시 올라온다고 할까.
어쨌든 '기억을 잃은 연우'로부터 이야기가 어찌 풀려갈지 기대가 된다. 김수현의 훤이나 한가인의 연우는 글로부터 상상해 본 이미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으니 귀요미 아역들에 대한 서운함을 얼추 흘려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네버랜드에 사는 훤과 연우도 아니니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김수현은 이 드라마에서 OST에 참여할 계획은 없을까? 어차피 조선시대임에도 유전자라는 말이 버젓이 나오고 뇌구조까지 등장한 마당에 왕이 노래를 한다한들 크게 문제될 바는 없을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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