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와 자이언트의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성균관스캔들, 일명 성스
경이로운 시청률을 자랑하진 않지만 연일 화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어에 출연자들 이름이 돌아가면서 올라오기도 하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성스때문에 월요병이 사라졌다는 이들이 나타나 인터넷 뉴스에 오르기도 했으나,난 성스때문에 월화엔 좀 짜증스럽다.
원인은 KBS 다시보기. 다시보기로 성스를 보고 있는데 이놈의 다시보기, 사용자가 많다면서 광고만 드립다 보여준다. 뭐하는 짓거리인지, 역사스페셜은 광고도 없더만.....

여하튼 동방신기를 예뻐라하기에 성스를 보기 시작하였으나, 성스의 잘금 4인방은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풋풋한 청춘의 기운이 뻗쳐 나오는지라 이젠 그들을 모두 예쁘다  예쁘다 하며 보고 있다.
유천군이 예긴 하지만 드라마에서 마음에 드는 인물은 걸오와 여림이다. 그리고 둘 중에선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걸오를 좀 더 선호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다 갑자기 책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래 영상으로 본 것은 책으로 보지 않고 책으로 본 것은 영상을 즐기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공사다망한 가운데에서도 3~4일 만에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부터 규장각 유생의 나날까지 모두 끝냈다.
드라마를 하기 전에 서점에서 서성거리면서 잠시 훑어 봤을 때 '로맨스구만'하고 덮었었다. 그런데 찬찬히 읽다보니 여타의 로맨스보다 로맨스가 덜 하지 않나 싶었다. 특히나 규장각 유생들의 나날들이 그런 것 같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들이 좀 더 로맨스라는 장르에 충실하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든 오랜만에 미간은 펴고 입꼬리를 간간히 올려주면서 즐겁게 책장을 넘겼었다. 솔직히 드라마보다 책이 재미나다고 본다.

책 속에 여림이 암행어사로 나가서 그 화려한 복색과 양잿물로 번쩍거리게 닦아 둔 마패때문에 가짜로 오인받고 옥에 갇히는 대목에서 '이거 뭐 만화도 아니고...' 하면서 킬킬댔었더랬다.
이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지금 드라마의 여림 송중기 군을 넣고 상상해 보아도 좋을 듯 싶다. 재밌지 않은가?
책의 매력은 맘껏 내 멋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점이리라.

책 속의 인물과 드라마 속의 인물의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여림이 가장 높다 본다. 유들유들하면서 진정성이나 성실함같은 것은 취급하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속내에는 뭔가 진지하고 묵직한 것이 들어있으면서 명철한... 매우 진부하지만 뭐 어떠랴!!

드라마의 걸오는 책 속의 걸오보다 이성적이고 날 것의 맛이 좀 덜하지 않나 싶다. 야생성이 3할이라면 사려깊음과 이성적인 모습이 7할인 것 같다. 그렇기에 양쪽 다 혼자만의 사랑을 하는 걸오지만 드라마 속의 걸오가 더 애절해 보이고 더 깊은 상처를 끌어 안을 듯 보인다. 책 속의 걸오가 애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들킬새라 얼굴도 마주하지 못할 뿐 아니라 넘치는 마음을 시로 줄곧 풀어내는 모습은 낭만 그 자체 아닌가!

선준과 윤희 역시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 본다. 유천의 선준에서 책 속의 선준의 모습은 그닥 느껴지지 않는다. 여하튼 유천 군 그래도 윤호 군 보다 손발이 덜 오그라들어서 다행이다. 어색해 보이는 구석이 없지 않으나 좋다. 하하하. 윤희도 책 속의 윤희가 더 강단지고 입체적인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 속의 윤희도 나름 귀여운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 17강과 18강, 이거 좀 실망이었다. 지루하기 조차했다. 왕이 밀명을 전달되는 부분은 듬성듬성해 보이며 밀명을 전하는 이나 받는 이 모두에게 그닥 설득력있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밀명 아휴 4인방이 이야기도 힘이 빠진다. 걸오의 윤희에 대한 마음이 과도한 멜로로 밖에 보이질 않아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져 보였다. 거기다 좌상대감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뻔한 사랑의 갈등 살짝 드리웠다가 다시 좌상대감은 죽이려고는 하지 않았고 죽이려 했던 것은 병판이었다는 식의 이야기 전개도 맥빠졌다. 어쩐지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에서 조금도 헤어나지 못한다는 느낌?
단지 묵직하지 않은 청춘드라마에 따지고 듦이 과할지도 모르겠으나,
늘 침착, 냉정한 선준이 평소의 모습과 달라보이는 모습도 용하의 입으로만 정리되는 것 같았고, 또 용하 아버지와 다크 여림도 '저건 모냐?'싶었던 것이다. 엉성하고 진부한 느낌은 연애질 삼매경에 빠진 물랑 커플의 귀여움과 갑수 아저씨의 카리스마로도 도저히 해결되지 않았더랬다.
 

여기서 잠깐, 4인방이 모인 아지트는 필동의 책방에 마련된 그곳? 그렇다면 서점 주인은 왕과 무슨 관계? 아니면 처음에 왕이 데려간 곳은 왕의 아지트였고, 이후 4인방이 따로이 아지트를 빌린 것인가? 아 궁금하여라. 

18강이 끝나자 걸오가 칼 맞은 것인가라는 말이 나왔다. 걸오의 희생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말이다. 잠시 머릿속에서 18강의 끝장면을 되돌리기를 하면 관군과 싸우던 홍벽서의 모습이 좀 어설펐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칼을 그대로 보고 있다 베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18강에서 칼 맞은 자는 여림이지 않을까 싶다. ㅋㅋ 초선도 걸오도 아닌 의외의 인물 여림이 반전을 던져 주는 것이다. 웻햇햇햇

드라마가 책과 같지 않음은 이제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더 명백해 보인다. 그렇다면 아예 책의 결말을 확 뒤집어 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모티브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러브라인을 뺄 수 없는 노릇이니 드라마에서는 윤희가 걸오의 손을 잡아도 좋을 것 같다.

엉뚱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성균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보면 성균관의 성스 방영에 대한 입장이 표명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불쾌하다이다. 
어쨌든 대중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중고생들이라면 성균관의 입장에 대해서 찬반토론을 전개해 보면서 생각 펼치기 연습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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