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반역을 꾀한 이들에게는 가장 가혹한 형벌이 내려졌다. 특히 변혁기나 혼란기 때는 반역자에 대한 징벌의 의미가 더욱 강조되곤 했다. 춘추전국시대의 중국에서는 반역을 도모한 이들의 인육을 조리하는 무서운 형벌을 내리기도 했다.

공자가 아끼던 제자였던 ‘자로’도 그런 형벌을 받았다. 강직하고 의협심이 강했던 자로는 위나라에서 벼슬을 하다가 왕권 다툼에 연루되어 목숨을 잃었다. 끝까지 의를 지켰던 그는 시신이 잘게 썰어져 소금에 절여진 고기절임음식이 되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공자는 집안의 고기절임음식을 모두 없애고, 그 후 평생 고기절임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옛 중국의 형벌을 들추는 것은 최근 중국 광둥성의 한 법정에서 열린 인육사건 재판 때문이다. 평소 두통에 시달리던 아홉 살 난 아들을 위해 이웃의 죽은 영아 인육으로 죽을 끓여 먹인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이 떠들썩한 모양이다.

사실, 인육을 먹는 식인 사례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뉴기니 내륙의 고산지대에서는 식인 풍습이 광범위하게 행해졌는데, 이 지역은 특히 잡아먹을 동물이나 물고기 등이 풍부하지 않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즉, 단백질 공급이라는 영양적인 측면에서 인육을 먹는 행위가 이루어진 것이다.

반면 북아메리카의 인디언 중 상당히 정교한 댐과 관개시설을 건설하고 발전된 공동체를 이룬 아나사지족들은 정치적 목적으로 식인을 행했다. 단순한 죽음보다 남에게 먹히는 것을 훨씬 두려워하는 본능을 이용하는 공포정치를 적절하게 통치에 활용한 것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멸망당한 아스테카왕국에서도 엄청난 식인이 행해졌다. 아스텍족들은 자신들이 믿는 신을 위해 전쟁포로나 노예들을 제물로 받쳤다. 그런데 그 규모가 얼마만큼 어마어마했는지 인간 제물의 행렬이 네 줄로 약 3.2㎞나 이어졌고, 이들을 처형하는데 무려 나흘 밤낮이 걸렸다고 한다.

신전에 심장이 바쳐진 인간 제물들의 시신은 귀족과 군사들에게 골고루 배분되어 식육으로 이용되었다. 가축이 별로 없던 아스테카왕국에서의 식인 풍습은 영양적인 측면과 귀족과 군사를 다스리는 정치적 측면의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다.

한편 이 같은 집단적 의식 외에 개인적 목적에 의해서도 식인이 행해지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명작인 ‘백경’의 모티브였던 에식스호 선원 표류사건이다. 1820년 미국의 포경선 에식스호는 거대한 향유고래에 부딪쳐 침몰했다. 살아남은 선원 20명은 보트를 타고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게 된다.

조금 남아 있던 식량마저 다 떨어진 후 그들은 동료들의 시신을 먹으며 생명을 이어갔다. 그러다 결국 나중에는 제비뽑기를 하여 살아있는 사람들까지 잡아먹게 되었다. 94일 후 구조 당시 생존자는 8명이었다.

또 이번 중국에서의 사건처럼 인육을 특효약으로 활용하기 위해 먹는 사례도 있다. 아프리카 현대사에서 최악의 독재자로 꼽히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보카사 황제가 바로 그 주인공.

17명의 부인을 둔 호색가였던 그가 쿠데타로 쫓겨난 후 별장의 냉장고에서 사람 넓적다리가 발견되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많은 아내를 거느리기 위한 정력제로써 인육을 먹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끔찍한 것은 정신적 충족을 위해 인육을 먹는 경우이다. 2001년 3월 독일의 인터넷 게시판에 희한한 광고 하나가 실렸다. “나에게 잡아먹힐 18세에서 30세 사이의 건장한 남성을 구합니다”라는 내용이 그것.

어느 악동의 장난 같은 이 광고는 현실에서 실제로 이루어졌다. 피학증을 가지고 있던 브란데스라는 40대 남자는 광고를 본 후 연락을 했고, 범인 마이베스는 실제로 그를 잡아먹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브란데스의 요구대로 그를 살해하며 마이베스는 같이 나눈 대화와 살해과정, 그리고 그의 인육을 먹는 장면까지 모두 캠코더로 찍어두었다는 것이다.

그 후 마이베스는 다시 인터넷에 광고를 냈다가 결국 경찰에 붙잡혔는데, 그는 법정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 탓에 누군가와 하나가 되고 싶어 이 같은 일을 저지르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출처 : 사이언스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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