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그늘버섯꽃 / 2015. 8. 4. 00:22 / 밑줄긋기

 

 

Simple Abundance가 혼자 사는 즐거움이 되었다. 소위 회자되는 출판의 3T때문이겠거니 싶지만 책 제목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묘한 시선을 받기도 하고 걱정어린 질문을 받기도 한다.

 

Wish on my star라는 노래가 훌라걸스의 OST에 있다. 그 노래엔 You're amazing just as you are라는 구절이 있다. 우린 모두 있는 모습 그대로 어메이징하지만 이런 어메이징함이 작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철저히 부정된다. 김태희, 신민아 혹은 원빈, 김우빈 정도의 외모가 아니면 일단 폭탄 취급에다가 숱한 '잉여'와 '미생' 양산으로 행복은 커녕 자족조차 용납할 수 없는 멘탈을 강요한다. 

 

이 책은 원래 제목 그대로 그저 심플하지만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어찌보면 너무 뻔하고 진부한 제안들이다. 그러나 원래 진리는 진부하고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법이다. 진부한 것을 가지고 새로워지고 풍성해지고 싶은 이들에겐 좋은 제안들이고 어쩌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구절들을 많이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제안들을 삶에 체화하여 좀더 어메이징해지자. 그러면 누군가 I love you just as you are라며 덤벼들지 또 알겠는가!! 본 블로그에 포스팅한 좋은 남자를 찾는 열쇠(http://xianu.tistory.com/1049)라는 글의 요지는 내가 스스로 좋아지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라고 생각된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어야 좋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도 즐거워질 수 있다라는 새롭지 않은 말을 적어본다. 그러나 이 책, 혼자사는 즐거움을 짝없는 사람들이 보아야 할 책은 아니다. 저자가 권하는 풍성한 삶으로 가는 방법들은 커플을 이룬 사람이든 커플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든 상관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만의 행복을 찾기를 권하고 있다.

 

 

 

선물을 받아 마땅한 당신은

 

혼자 있을 때조차 외모를 돌이켜봐야 한다. 우리가 최상의 모습으로 있을 때 느끼는 내면의 기쁨 때문이다. 뒤집어 말해 우리가 내면의 기쁨을 느끼고자 한다면, 그만큼 외면의 기쁨도 함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몸은 마음의 입구다. 마으을 가꾸는 것만큼이나 몸에 대한 예의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휴일이라고 해서 샤워도 하지 않고 머리도 감지 않은 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 일찍 일어나 평소와 다름없이 정성껏 몸을 씨은 사람의 하루는 천양지차다.

 

어려운 일이 있을수록, 지치고 힘든 일상일수록 몸이 보내오는 신호에 적극적으로 화답하라.

 

우리가 진정으로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 자신이다. 아무리 지독하고 힘겨운 날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최고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면 충분하다.       

 

우리는 오직 자신의 최고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할 필요가 없다. 그저 자신의 최고 모습이면 늘 충분하다.

 

가브리엘 코코 샤넬은 말한다. 무언가가 아니라 누군가가 되기로 결정하면 수많은 걱정을 덜 수 있다. 특히 자기 자신이 되기로 결심하면 신께서 그에 걸맞은 달란트를 반드시 선물하신다.

 

 

 

이제 주님, 당신의 도움으로 저는 저 자신이 될 것입니다.

키에르 케고르  

 

 


혼자 사는 즐거움

저자
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출판사
토네이도 | 2011-08-04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인생이 짐이 무겁다고, 그리고 버겁다고 느껴질 때, 모든걸 내려...
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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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6. 20. 16:59 / 밑줄긋기

 

 

빨간색은 청바지에 불을 켜주고,

초콜릿색은 자연스러운 지구 톤을 흡수하고,

분홍은 기분만이라도 낭만적이고 싶을 때 효과적이고,

검정은 포용력이 있고,

흰색은 마음까지 깨끗해지고,

베이지색은 일요일 브런치에 적격이고,

초록색은 기분 전환에 좋고,

볼색은 기대하지 않은 호감을 얻게 하고,

파란색은 지중해로 여행을 가라고 마음을 떠밀고,

옥색은 동양적인 멋이 있고,

연어색은 태양 아래에 설 때 눈부시고,

주황색은 환타처럼 톡쏘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마치 무지개빛 음판으로 된 아이들의 실로폰 같은 카디건의 선택지는 이처럼 무궁무진하다.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에바 헬러의 책 '색의 유혹'에는

여러 색상에 관한 정의가 내려져 있다.

붉은색은 에로틱하지만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녹색은 건강을 상징하는 동시에 독을 연상시키고,

노라낵은 환한 태약을 나타내지만 날카로운 비명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내용이다.

색이 지닌 역설은 색의 신비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색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늘 다른 색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색의 영향도 여러 가지 색,

즉 색채 배색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 헬러의 주장이다.

 

 

 


옷 이야기

저자
김은정 지음
출판사
이봄 | 2011-05-1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스타일은 옷을 제대로 이해한 다음의 문제! 패션 멘토들의 시크릿...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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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4. 9. 11:58 / 밑줄긋기

 

다섯 살짜리 아이한테 도화지를 주고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뭐든 그린다. 하지만 어른들은 덮어놓고 "저는 그림을 못 그리는데요."하고 만다. 미리 스스로 선을 그어버리는 것이다. 음식을 대하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이토록 맛있는 파리
진경수 지음
북하우스 펴냄


어른이란 자신의 가치 판단에 갇혀 버린 사람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잘 못합니다라는 말은 겸양 속에 당신한테 평가받기 싫습니다라는 의향을 품고 있을 때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우열가리기 좋아하는 분위기에서는 머리가 커질수록 움츠러 들고 또 움츠러들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책 속의 한 구절을 보며 열린 마음과 제한하지 않기, 그것이 청춘의 마음일 것이야라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했지만, 그 생각을 우리의 아픈 청춘과 중년들이 짠하다는 마음이 밀려와 덮쳐버린다.

우리 사회는 시작도 수정도 다 어렵다. 특히 수정에 대해선 배운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마치 불변의 진리인양 덤벼든다. 사방에 엄청난 벽들이 치솟아 올라 엄청난 기세로 길을 막아버린다. 그래서 시작이 그 어디보다 중요한데, '시작'으로 초조해진 청춘들은 단추를 잘못 끼곤 한다. 시작한다한들 잠깐의 기쁨은 시들고 행복이 무엇인가를 찾아헤맬 수 밖에 없게 된다.

누군가는 비약이라 손가락질힐 수 있겠지만, 나는 생각한다, 미리 선긋기를 잘하는 대한민국의 어른들은 이 나라의 경직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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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4. 1. 17:07 / 밑줄긋기

 

 

세포에서 문명까지(생명의 진화가 우리에게 알려 주는 놀라운 사실들)

엔리코 코엔 지음, 이유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루비스코Rubisco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 분자를 붙잡아 탄소를 갖는 다른 분자에 고정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언뜻 보기에 루비스코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백질로서는 아주 느린 것이다. 다른 단백질들은 1초당 수백 또는 수천 개의 반응을 하는데, 그에 비하면 루비스코는 상당히 느리다. 루비스코가 갖고 있는 결점은 느린 것뿐만이 아니다. 이 단백질은 자주 실수를 한다. 어떤 때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대신 산소를 고정하기도 한다. ........

........루비스코는 최적의 효소가 아니지만 자연선택은 루비스코의 한계를 피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이끌어 냈다. ....따라서 루비스코는 비록 한계가 있지만 다른 방법과 도구를 통해 이 문제점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더 많은 단백질을 만들거나 잎 안에서 이산화탄소를 펌프질하는 해결책을 가진 최고의 단백질이 아니라는 것은 자연선택의 무능함

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스템에 잘 적응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어떤 방향이든 유전적 공간은 광대하고 탐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할 수 있다.

 

 

자연이 인간세상보다 더 융통성과 포용력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융통성과 포용력이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만드는 것이겠죠.

진화이론에 따르면 적자생존의 법칙이 자연을 지배하므로, 자연이란 냉혹한 경쟁의 세상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적자생존이란 경쟁이 아니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적자란 살아나는 것들이 아니라 경쟁에 편향이 도입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쟁 속에서 약한 것들은 죽고 강한 것들만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순리가 아니라는 말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요. 루비스코 같이 수는 많지만 결점이 있는 존재들이 협동하고, 루비스코와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들도 어울려 보완하며 서로 품어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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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3. 25. 23:30 / 밑줄긋기

 

 

 

...... 핀란드에서는 이렇게 뒤늦게 원하는 공부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나이 제한과 같은 차별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얼마나 돌아왔는지, 몇 년이 걸렸는지보다는 그 사람이 꿈의 결승점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전공의 학위를 여러 개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직업을 완전히 전향하여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용기가 부러웠다. 세상이 정한 시간표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정한 시간표에 따라 사는 사람들의 행복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 중에서

 

 

나이 제한과 같은 차별이 없다는 말이 눈에, 가슴에 사무칩니다. 인생에서 어느 정도 길을 가다 수정하고 싶을 때가 있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런 욕구가 사회가 만들어내는 벽에 부딪혀 그대로 머물러서 만족스럽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핀란드가 이땅의 천국같이 보입니다. 세상이 정한 시간표가 아니라 자기의 시간표에 따라 사는 것에 누군가가 토달지 않는 세상,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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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3. 17. 22:17 / 밑줄긋기

 

교실 이야기 - 경쟁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

 

핀란드 밖에서 핀란드라는 나라를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몇몇 단어 중 하나가 '교육강국'이다.

............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들은 1970년대 초반 9년 의무교육제를 실시했고, ......핀란드 교육 개혁의 주목적은 교육 기회의 균등성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핀란드인에게 교육 기회의 평등은 당연한 권리이며, 교육의 가치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데 있다. 핀란드에서 교육이란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국가의 약속과도 같다.

........보다 나은 행복한 사회를 꾸려나가기 위해 핀란드 정부는 경쟁이 아닌 학생 간의 '협동'에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 학생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는 등수 제도를 금지시켰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낙제시키는 제도 역시 사라졌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든 못하는 학생이든 똑ㄱㅌ은 교실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공부하는 것이 핀란드 교실의 현 모습니다.......

피사는 의무교육을 마친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의 상황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읽기, 수학, 과학 분야별로 평가된다.

......핀란드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한 2006년 피사 결과가 발표된 후..... 한국의 교육 관계자가 핀란드 관계자를 만나 "허허, 근소한 차이로 저희가 졌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상대 핀란드인이 "저희가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핀란드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그쪽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지 않습니까?"라고 응답했다는 내용이었다.

 

 

핀란드 교육에 없는 9가지

조기교육이 없다, 숙제가 없다, 정기적인 시험이 없다, 등수와 성적표가 없다, 치맛바람이 없다, 학교 간 서열이 없다, 사교육비가 없다, 시간강사가 없다, 권위주의가 없다

 

 

나유리, 미셀 램블린 지음

미래의 창 펴냄

 

 

핀란드하면 떠오르는 것들입니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나이트위시, 제목이 생각나지 않는 핀란드 영화 한편의 푸른 기운이 도는 포스터, 카모메 식당, 사우나, 그리고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노키아.

 

겨울 동안 열심히 일하고 여름에 넉넉한 휴가를 즐긴다는 내용이 핀란드 슬로우 라이프에 있습니다. 다자키 쓰쿠루에서도 핀란드에 살고 있는 친구를 찾아갔더니 여름별장으로 휴가를 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여유를 누리면서 살 수 있다라고 읽혀집니다. 세금이라는 댓가를 지불한다하지만 기본권이 보장되는 나라.

 

태어나고 자란 내 나라가 싫고 다른 나라에 자꾸 시선이 가는 것은 남의 떡이 더 좋아보여서만은 아닐 것입니다. 핀란드라는 사회가 속속들이 완벽하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모든 사람이 함께 가는 것을 지향하는 핀란드가 나빠보일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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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3. 3. 18:18 / 밑줄긋기

 

 

1817년 나폴레옹이 "중국은 잠자는 사자이며 깨어나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다"라고 했듯이 중국은 깨어나면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뒤흔다는 말인가? 우리는 중국의 '세계진출'에 대한 여러 가지 측면과 복잡성, 그리고 의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중국의 부상은 현재 국제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현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에서 질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강대국으로서 중국이 지니고 있는 요소들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취약하고 일관되지 못하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중국은 그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으며,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도 않다.

 

"중국은 자신들이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기보다는 예전에 누렸던 강대국의 위치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 문화, 정치, 군사 등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중국의 미래가 세계의 기존 질서에 대한 비정상적인 도전이 아니라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여긴다"

헨리 키신저, 2012년

 

지난 30년 동안 세계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주었느냐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제 상황이 바귀어 중국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이해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날 중국은 예전 강대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새롭게 구축하고 있는 종합적인 국력이 오늘날 세계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으며, 중국은 앞으로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이는 우리 시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질문이며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정체성, 외교, 글로벌 거버넌스, 경제, 문화, 안보에서 구체적으로 중국이 어떻게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살펴 본다.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강국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많은 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질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서 여러 근거를 통해 중국이 진정한 강대국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즉 나는 중국ㅇ이 국제 사회의 활동가에 불과하고 국제적 강대국은 아니라고 말한다.

 

제한적인 분야에서 중국은 세계적 추세를 주도하는 뚜렷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다.

 

중국의 국제적 입지와 중국에 대한 외부의 평판은 일관되지 못하다. ....... 시간이 가면서 중국이 초강대국이 될 자질을 획들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적오도 오늘날의 중국은 아직 불완전한 강대국에 머물러 있다.

 

 

데이비드 샴보 지음

아산정책연구원 펴냄

 

데이비드 샴보는 현대 중국 및 아시아 국제관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권위자이자 저술가입니다. '중국, 세계로 가다'는 여러 분야에 걸쳐서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중국을 분석한 책입니다. 주석만해도 80쪽에 달하고 본문도 476쪽이나 되는 두툼한 책이지만 중국에 휘둘리는 지금, 볼만한 책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위의 내용은 서문과 1장의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
한우덕 저
중국몽
임호열 저
중국,세계로 가다
데이비드 샴보 저/박영준,홍승현 공역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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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24. 17:58 / 밑줄긋기

 

지리산 노고단 아래

 

황매천의 사당 앞에서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높은 목소리만이 들리고

사방이 어두울수록

큰 몸짓만이 보인다

목소리 높을수록

빈 곳이 많고

몸짓 클수록 거기

거짓 쉽게 섞인다는 것

모르지 않으면서

자꾸 그리로만 귀가 쏠리고

눈이 가는 것은

웬일일까

 

대나무 깎아 그 끝에

먹물 묻혀

살갗 아래 글자 새기듯

살다 가는 일은

서러운 일이다

낮은 목소리 작은 몸짓으로

살갗 아래

분노를 감추고

살다 가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다

아침 저녁

짙푸른 하늘을 머리에 인

노고단을 우러르면서

 

노고단 아래가 '勞苦단' 아래같다. '길'이라는 시집은 창비시선 목록으로 1990년 출간되었다. 세상에 나온지 20년을 훌쩍 넘는 시가 요즘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듯하다. 한국사회는 진화하지 못한 것일까? 길 위에 흩뿌려져 있는 누추한 삶의 애환이 휑하니 마음을 훑고 지나간다.

 

초봄의 짧은 생각

 

영해에서

 

바닷바람은 천리 만리

푸른 파도를 타고 넘어와

늙은 솔숲에서 갈갬질을 치며 놀고

나는 기껏 백 리 산길을 걸어와

하얀 모래밭에

작은 아름다움에 취해 누웠다

갈수록 세상은 알 길이 없고

 

*갈갬질 : 가댁질

아이들이 서로 잡으려고 쫓고, 이리저리 피해 달아나며 뛰노는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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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0. 19:22 / 밑줄긋기

 

 

오랫동안 사람들은 삶이라는 것이 험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런 기본적인 인식이 사람들을 지탱해준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경험해야 하는 쓰라림이나 환멸에 대한 가장 큰 약이 바로 삶이란 어려운 것이고 이 세상에서의 장밋빛 기대란 대부분 가당치 않다는 단단한 마음가짐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누구나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해야 한다는 기대가 생긴 것은 근대에 들어와서입니다. 행복이란 이제, 적어도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권리로 인정됩니다. 그러나 저는 행복에 대한 집착이, 그 참기 힘든 가벼운 추구가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관한 사실들치고 잔혹하거나 추하거나 지저분하지 않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세상을 사는 것은 이렇게 잔혹하고 누추한 현실에서 올바른 추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사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믿기 어려운 것을 믿어야 하는' '참기 힘든 일을 참아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느님에 버금가는 능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추상적인 사고 능력, 언어 능력........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적어도 제도적인 틀에서 인정하는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실은 제도권에서 인정 받은 능력이 현실에서는 그 사람의 값어치가 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말입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인정하지 않는 한 열등감은 없다."

 

 

사람의 일생이란 결국 자기가 자신에 관해 만든 이야기입니다. ........ 모든 삶은 설화적이고 우리의 사명은 다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삶을 영위하는 것입니다.

 

어른이란 결국 더이상 이런 이야기를 만들 능력이 결핍된 경우가 아닌지요? 그러면 후회로 잠을 이루지 못하지 않겠습니까? ....여전히 어른이 되고 싶습니까?

가장 사소한 구원
김현진 저/라종일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5. 2. 10. 19:08 / 밑줄긋기

 

 

... 대부분 우리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청춘도 가볍게 여기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소비되고 말며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며 사랑스러운 것인지를 모른다.

 

 

 

끌림
이병률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5. 2. 10. 18:57 / 밑줄긋기

 

 

 

류모세 선교사가 이슬람 바로보기란 책을 집필한 이유는

1. 우리 역사 인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슬람 문명과 이슬람 역사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돕고

2. 오늘날 벌어지는 중동 문제의 부리를 찾고 그 해결책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3. 중동 지역 갈등의 핵인 예루살렘 현지에 살면서 느낀 내부자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함이라고 책머리에 밝히고 있다.

 

몇 가지 용어를 먼저 정리하면

아랍 : 이슬람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으나 아랍은 종족적인 개념이고 이슬람은 종교적인 개념이다. 아랍어를 사용하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인이 대다수이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는 아랍인도 있다.

 

회교 : 회교는 중국인들이 회홀로 부르던 위구르족이 이슬람교를 믿게 되면서 위구르족의 종교란 뜻으로 사용된 한자어로서, 이슬람교가 위구르만의 종교가 아니므로 적절한 용어라 할 수 없다.

 

무슬림 : 무슬림Muslim은 이슬람교를 믿는 신도를 가리키는 아랍어식 표기이다. 모슬렘Moslem은 영어식 표기로 이슬람교도를 격하시킬 때도 사용한다. 

 

무함마드 : 이슬람교의 창시자로 아랍어식 표기이고, 흔히 알려진 마호메트Mahomet은 영어식 표현으로 서구인들이 무함마드를 격하시켜 부르는 표현이다.

 

꾸란 : 코란의 아랍어 발음으로 총 114개 장으로 되어 있는 이슬람교의 경전이다.

 

중동 Middle East : 세계의 중심을 유럽으로 놓고 이해하던 유럽인들의 세계관에서 나온 지역적 표현으로, 오늘날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반도, 이란, 터키, 아프가니스탄 등 상당히 넓은 지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근동 Near East는 그리스의 발칸 반도, 극동 Far East는 중국, 한국, 일본을 가리킨다.

 

 

 

우리가 몰랐던 무함마드의 결혼

 

무함마드는 25세에 40세인 하디자와 결혼했다. 하디자는 대상단을 소유한 과부로 아이도 있었으나, 그녀와 결혼함으로써 무함마드는

에비온파Ebionite 기독교 사제인 와라까를 정신적 멘토로 얻게 된다. 와라까는 하디자의 외사촌으로 메카의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였다.

결혼으로 메카의 재벌이 된 무함마드는 장사에서 손을 놓고 종교적 명상에 빠진다.

하디자 사후에 7세에서 21세까지 10명의 부인과 2명의 첩이 있었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아내 연령분포가 7세에서 21세였고 10명의 부인 외에 첩도 2명이 있었다는 점은, 현재 이슬람교에서 일처다부제나, 여자가 9세가 결혼할 수 있다는 이슬람교 가이드라인(http://xianu.tistory.com/804)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자기 신앙의 창시자를 비난 혹은 부인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칼리프

 

무함마드는 마땅한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죽었다고 한다. 그의 사후 일시적인 혼란을 겪은 후 무함마드의 대리자를 뜻하는 칼리프 제도가 확립되어 이스람 세계의 최고 통수기구가 된다.

 

무함마드 사후에 선출된 4명의 칼리프 시대를 정통 칼리프 시대(632~661년)라고들 한다. 4명 중 첫번째 칼리프 아부 바크르는 아라비아 반도를 통일하고, 두번째 칼리프 오마르는 이슬람 제국을 실질적으로 건설한 사람이다.

 

류모세의 이슬람 바로보기는 이슬람교의 창시부터 시작하여 1500여년 이슬람의 역사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이슬람을 일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슬람 바로 보기
류모세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5. 2. 6. 17:20 / 밑줄긋기

 

 

상실의 시대에서 숨 쉴 틈을 상실하고 음침하게 깊은 낯선 숲에서 길마저 잃어버린 듯한 갑갑함을 느꼈던 이래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처음이다.

 

색채를 갖고 있지 않다는 건 무난하고 온건하다와 동일한 의미일까.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지금의 마음이 책장을 덮을 그 때와 동일하진 않겠지만, 지금으로서 어째서인지 다자키의 이야기에서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메세지를 읽어내고 있다.

 

다자키의 상념을 귀로 감각해 보고 싶었다.

리스트의 리 말 뒤 페이 Le Mal du Pays,

 

 

" 사람은 변하는 존재일지도 몰라. 우리가 아무리 친밀하게 지내고 가슴을 열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하더라도 실제로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잘 모를지도 몰라"

 

 

가능하다면 이대로 잠시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둘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녀의 생활이 있다.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그녀의 생활 대부분은 그가 모르는 곳에서 그와 아무 관련이 없는 일로 이루어진다.

 

"정말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 말 같은 건 나오지 않는 거야."

 

 

色彩を持たない 多崎つくると,彼の巡禮の年
무라카미 하루키 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억관 역
Colorless Tsukuru Tazaki and His Years of Pilgrimage
무라카미 하루키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5. 1. 12. 16:33 / 밑줄긋기

 

 

생각과 실행은 반드시 다르다

 

비즈니스 계획은 fancy하지만, 실행은 hard work이다

 

 

짐 콜린스는 "버스(기업)가 출발지(사업 목표)를 정하기 전에 어떤 승객(직원)을 태우고 어느 자리에 앉히며(인사) 누구를 운전사(CEO)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사람이 전략보다 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쳤는데, 이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적용되지만 비욘드 스타트업을 하는 데에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Henry Ford:

 

함께 가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 하는 것은 과정이며

                          그리고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이다.

 

 

참을성과 인내력은 모든 창업가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덕목이다. 자금조달과정은 험난하고도 길다. 회사를 무에서부터 유로 창조하기까지는 엄청난 인내심을 가져야 하며, 자금조달을 받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벌어지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모든 시간들을 참을성 있게 견뎌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가들이 자신의 벤처 회사에 대한 믿음, 확신, 헌신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엑셀러레이터란?

 

다양한 형태로 생겨나고 있는 엑셀러레이터, 가장 대중적인 접근법은 멘토링, 네트워킹, 투자자들에게 피칭할 수 있는 기회. 미화 1만 달러에서 3만 달러 정도의 초기 자금 지원 등의 방식이다. 프로그램의 조건 또한 엑셀러레이터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지분이나 워런트를 받는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자금조달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스타트업의 실질적 성장을 위해 네트워킹과 아이디어를 제공받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글로벌 BEYOND STARTUP 창업방법론

요즈마그룹 & 원아시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공저

매일경제신문사

 

 

미래창조경제라는 이름아래 청년들의 스타트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일자리없으니 스스로 알아서 일자리를 만들라는 소리로 들리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은 세계적인 흐름인 듯도 하고, 무엇보다 취업을 하더라도 일자리는 불안정하기 짝이 없고 정년까지 회사에서 버티는 일은 어마무시한 일이다. 스타트업을 생각해 볼 수 밖에. 

 

하지만 먹고살기 위한 스타트업, 창업의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각박한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모두는 멘탈 갑갑갑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심기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것.

 

얼마전 읽은 외국의 한 스타트업 관계자 인터뷰 기사에서 '한국은 실수를 수용하는 문화가 없다'라는 대목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래서 실력있는 엔지니어들이 몸을 사린다는 것이다. 그 실력있는 엔지니어들은 대우가 좋은 외국으로 가거나 대우를 잘 해 주는 국내 기업에서 남이 시키는 일만 하면서 안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배운 게 도둑질'이란 우리 옛말은 실수를 포용할 수 없는 문화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 같다. 한번 어떤 길에 들어서면 죽으나 사나 버텨야 하는 것이다. 실수와 실패로부터 배움이 크다라는 말은 입에 발린 소리일 뿐이다. 그래...버틸 수 있으면 버티면 된다. 하지만 버틸 수 없는 경우엔 숨통을 터주고, 한 두번 넘어지고 굴렀지만 다시 일어나겠다하면 손 내밀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시작부터 글로벌 비욘드 스타트업 창업방법론은 막연한 생각의 구름을 걷어 준다. 실행을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한다.

 

창업 후 3년
김유림 저
시작부터 글로벌 BEYOND STARTUP 창업 방법론
요즈마그룹,원아시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공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5. 1. 7. 20:41 / 밑줄긋기

 

 

 

로마서 3장 2-3절에서 바울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계시(말씀)를 맡았다고 선언한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은 세상의 민족에게 보내기 위해 하나님이 선택한 사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바울에 따르면(물론 예언자의 평을 인용한 말이다) 이스라엘은 신실하지 못했고 임무를 수행하지도 않았다. 이것은 10장 2-3절에서 말하는 내용과 성격이 같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언약이 지닌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유익을 위해 언약의 지위를 높여버렸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무엇을 하셔야 하는가? 많은 신학자가 제안해 왔듯, 하나님은 언약을 단념하고 과감하게 다른 "제2의 계획"을 택하셔야 하는가? 결코 아니다.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3:4). 하나님은 그 계획을 밀고 나가셔야 했다. 이 말은 조만간 하나님에게 이스라엘을 향한, 그리고 이스라엘을 통해 세상을 향한 그분의 목적에 신실하게 복종할 대표적인 이스라엘인이 필요하리라는 뜻이다. 세상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로) 그를 기다리고, 이스라엘도 (예언과 기도를 통해 알고 있는 채로) 그를 기다린다. 그들은 하나님이 그분의 목적을 드러내시길, 결국에는 그분이 언약에 얼마나 신실하신지 보여주시길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의가 나타난 순간에(3:21-22) 우리가 보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즉 메시야 예수의 신실함을 통해 역사하신,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함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메시야로서 예수는 구원 계획을 이루기 위해 대표적인 신실함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이를 통해 끝내 구원 계획이 진행될 수 있었고, 아브라함이 세계적인 민족을 이룰 수 있었으며(4장), 기나긴 아담의 죄와 죽음의 여정이 그분의 순종으로 끝날 수 있었다(5:12-21).

 

내러티브 관점에서 본 바울 신학 톰 라이트의 바울

톰 라이트 지음

죠이 선교회

 

 

톰 라이트 바울의 복음을 말하다
톰 라이트 저
톰 라이트의 바울
톰 라이트 저
예수,바울, 하나님의 백성
톰 라이트 저
예스24 | 애드온2

 

톰라이트의 바울, 바울신학이라고 부제가 있지만 낯선 용어들이 난무하는 책은 아니지만 정신차리지 않고 읽으면 맥을 놓치기 쉽다. 학문과 복음의 이해가 그 누구보다 탁월한 바울에게 좀더 다가갈 수 있는 여정이길 기대한다.

그늘버섯꽃 / 2015. 1. 2. 14:54 / 밑줄긋기

 

 

좋은 책의 판단근거는 책 속에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작가의 재능에 있다. 우리가 닮고 싶은 것은 등장인물이나 사상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재능이다.

 

모든 독서는 독자가 책을 다시 써내려가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독서는 누군가의 독백을 듣는 것이며 일종의 대화에 해당한다.

 

평소 멍하게 마비되어 있는, 얼핏 수동적으로도 보이는 우리의 사고는 독서를 할 때 드디어 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독서는 문학의 한 가지이며 이 둘은 '울림'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독서란 우리가 정신이라 부르는 약간은 이상한 비물질적인 공간에서 고독한 사람들이 동시에 느끼는 영원의 순간이다.

 

 

 

샤를단치 지음

이루 펴냄

 

 

 

왜 책을 읽는가
샤를 단치 저/임명주 역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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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12. 31. 15:13 / 밑줄긋기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우리가 독서를 하는 진짜 이유는 책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다. 책을 읽는 것만큼 이기적인 행위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독자가 얻게 되는 것은 이타심이다. 애당초 책을 읽을 때 이타심 같은 것은 원한 적이 없다고 해도 그렇다.

 

왜 책을 읽는가? 지식의 경계를 확장하고, 편견을 없애며,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왜 책을 읽는가? 자기 울타리 안에 갇혀 편견 속에 살면서 무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왜 책을 읽는가

by Charles Dantizg

이루 펴냄

왜 책을 읽는가
샤를 단치 저/임명주 역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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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12. 16. 08:20 / 밑줄긋기

 

 

뜻이 맞는 파트너를 만나 함께 일하는 것은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것뿐인 듯하지만

그 합은 둘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

 

록시땅의 올리비에 보송과 라이놀트 가이거,

두 사람이 다 망해 가는 로컬 화장품을 일으켜 세우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물과 불처럼 상극이었던 서로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이용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마치 좌뇌와 우뇌처럼 서로의 감성과 이성이 되어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었고

설득과 토론을 통해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거스르지 않고 이견을 좁혀 나갔다.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것을 겁내지 마라.

그가 제 몫을 못할까봐, 성과를 갉아먹는 그를 책임져야 할까 봐,

재무 관념이 명확하지 않아 손해를 볼까 봐 모든 걸 혼자 짊어지고 가기에는

좋은 파트너를 만났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가 너무나 크다.

 

다른 사람과 에너지를 나누는 것을 망설이지 마라.

자신의 것을 나눠야 한다고 여기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은 나눗셈이 아니라 더하기와 곱셈의 영역이다.

그러니 의미있는 무언가를 달성하려면 자신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와 교류할 수 있게 하라.

 

죽어라 일만 하는 사람은 절대모르는 스마트한 성공들 에서

마틴 베레가드, 조던 밀른 지음

걷는나무 펴냄

 

죽어라 일만 하는 사람은 절대 모르는 스마트한 성공들
마틴 베레가드,조던 밀른 공저/김인수 역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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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술이라는 바람이 불어오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천이 펄럭인다.

우리가 석탄을 문명의 연료로 삼아 태우기 시작하면서

오래전 습지에서 죽은 식물 화석에 들어 있던 황 원자가 대기 중에 쏟아지고 있다.

황은 황산이 되어 만다라에 산성비로 내리고 흙을 산성화한다.

화석에서 비롯한 산성비는 달팽이의 화학적 균형을 깨뜨려 개체 수를 감소시킨다.

어미 새는 칼슘을 구하기 힘들어 알을 덜 낳거나 아예 낳지 못한다.

새가 줄면 모기나 육식 조류도 줄 것이다.

조류 개체 수가 변화하면 웨스트나일처럼 야생 조류에 창궐하는 바이러스의 행태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천에 생긴 주름은 숲으로 퍼져나가 가장자리에서 멈출 수도 있겠지만,

모기, 바리어스, 인가느 그 바깥으로 끝없이 펄럭이며 돌아다닐지도 모른다

 

 

 

 

from 숲에서 우주를 보다 the Forest Unseen

데이비드 조지 해스킬, 노승영

에이도스

숲에서 우주를 보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저/노승영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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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신왕 心閒神旺

 

마음이 한가해야 정신이 활발하다

 

성품이 고요하면 정서가 편안하고

마음이 움직이면 정신은 피곤하다

참됨을 지켜야만 뜻이 온통 가득 차고,

외물을 따라가자 뜻이 함께 옮겨 간다

-천자문-

 

고요해야 평화가 깃든다.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리면 정신이 쉬 지친다.

참됨을 간직하니 뜻이 충만해진다. 바깥 사물에 정신이 팔리면 뜻을 가누기가 힘들다.

고요해야 활발하다. 흔들리면 어지럽다.

 

마음이 넉넉하면 몸도 따라 넉넉하니

몸 한가한데 마음만 바쁨 다만 걱정 이것일세

마음이 한가로워 어디서건 즐긴다면

조시朝市와 구름 산을 따질 것 굳이 없네

-이종이李宗易 정거靜居-

 

일침

by 정민

일침
정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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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의 미래전망

....................................................

.....................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일들을 몇 가지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
.................

 

넷째, 쓸모 있고 보기좋은 옛 건축물들과 동네를 도시 재개발이라는 '폭탄'으로부터 지키는 일. 새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며 오래된 것이 다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 도시에는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 많기도 하고 때로는 몇 채 또는 몇 단지의 집에 불과하기도 한데,그러한 건축물들은 과거와의 연속성을 부여하고 우리의 도시풍경을 다양하게 만든다.


 

에드워드 홀의 숨겨진 차원에서

edward hall
the hidden dimension
숨겨진 차원
에드워드 홀 저/최효선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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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제 지음 흐름출판 펴냄

 

베스트셀러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선택한 책이다. 그런데 최근 뉴시스 등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사재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단다. 흐음...이런 이런

 

책이 어지간히 없나보다라는 생각은 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값어치가 없진 않다.

 

저자는 말하는 것도 배워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말하는 법, 글 쓰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란 것 같다. 시험문제 하나 더 맞추기 위해서 고군분투했지만 정작 소통하는 법은 차근히 배우질 못했다. 특히나 요즘 청소년들은 더하지 않을까 싶다. 욕으로 희노애락을 다 표현하는 것 같아 보인다.

 

표지 오른편에 '대화에는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라는 한 줄 글이 보인다. 격은 커녕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를뿐더러 상대방이 내뱉은 말들도 이해하기 힘들다. 말도 못하는데 각자가 갖고 있는 기준과 틀로 상대방의 말을 걸러버리니 소통이 이루어질리 없다.

 

이 대목에서 서희의 담판 같은 역사적 사건들, 몇마디 말로 빚어진 역사의 사건들은 어눌하고 평범한 21세기 소시민으로선 그다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일들이지 싶다.

 

이 책은 10장, 책의 표현에 따르면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 한 마디로 끝내라

평범한 말 속에 깊은 뜻을 담는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 번 대화해도 위태롭지 않다

유머와 감성으로 통하라

이야기로써 풍자와 교훈을 전한다

비유와 인용을 활용한다

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말한다

한 방에 핵심을 찔러라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

사람을 살리는 말, 망하게 하는 말

 

각 편들은 또 토막토막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10편을 예로 들자면, 같은 말도 다르게 말하라, 생명을 살리는 한 마디, 긍정의 말은 힘이 있다 등등의 소주제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출퇴근할 때 혹은 짬짬히 시간날 때 읽기에 적합할 것 같다.

 

각 10편에 여러가지 충고들이 있다. 그걸 다 기억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다만 책 속에 담긴 어찌 말해야 하는 것인지를 한 번 훑어보고 평소 내공을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할 터. 사재기 베스트셀러든 아니든 어렵지 않게 괜찮은 충고들을 맛보았다.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를 막듯이 하고, 생각 지키기를 성을 지키듯이 하라"

-명심보감

 

 


말공부

저자
조윤제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4-03-24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말을 단순히 기술이나 재주로 배우려 하면 금세 밑천이 드러나고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말공부
조윤제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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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8. 25. 21:17 / 밑줄긋기

 

중국몽

임호열 지음, 나남 펴냄

 

아는 분을 방문했더니 그분이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중국몽

 

한때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꿨고, 코리안 드림이라는 말이 잠깐 회자되기도 했다. 차이니즈 드림은 그 시리즈 중의 하나일까? 과연 어떤 드림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책장을 덮고 궁금증은 해소되었다. 

 

끝까지 책을 읽고 나면 차이니즈 드림은 철저히 차이나의 드림일뿐이고 더 나은 인생, 또 다른 인생을 꿈꾸는 다른 나라에 사는 어떤 이의 드림이 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물론 중국의 일반 자국민에게도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았다. 중국몽은 그저 국가와 몇몇 소수의 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한국은행에서 일하면서 중국을 경험하고 이 책을 쓴 것 같다. 경제학 박사이면서 한국은행 간부인 저자는 지식인 답게 책의 내용을 잘 정리해 놓았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경제와 중국인이라는 큰 주제로 말이다. 중국몽을 훑어보면 최근의 중국경제와 중국사회를 대략적으로 훑어 볼 수 있다. 중국을 탐색하는 저자의 시선이 단지 연구원으로서 학자적, 학구적 입장이 아니어서 오히려 볼만했다.

 

이 책은 중국에 대해서 적절한 깊이와 넓이로 훑어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하지만 2013년 12월에 나온 책이니 2014년 그리고 2015년 상반기를 넘기지 않고 읽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은 나라는 부자이지만 국민은 가난하다고 한다. 맞는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난하고 몇몇 사람에게 부가 심하게 편중된 나라. 우리나라 역시 양극화가 심하므로, 중국의 양극화를 가지고 아래로 보거나 손가락질 할 것은 없는 것 같다. 손가락질 보다 그 양극화가 빚어내는 여러 현상들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독자로서 바람직한 태도를 갖는 것 같다.

 

우리의 이웃들은 중국이나 일본 모두 러블리하진 않다. 하지만 우리가 철저히 잘 알아야만 하는 이웃들이기도 하다. 거국적인 규모의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은 물론 단동에서 느끼고 보는 중국의 대북한 움직임이나 단동의 변화들은 등을 꼿꼿이 세우게 만든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주류사회의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는 분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을 만 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앞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한다. 

 

 


중국몽

저자
임호열 지음
출판사
나남 | 2013-12-1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중국을 모르고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없다!글로벌 금융위기는 지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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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
임호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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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8. 23. 22:47 / 밑줄긋기

 

튤리안 차비진 지음, 두란노 출간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흔히들 하는 말로 제목에 낚여서 집어 든 책이다.

출판계에 3T가 있는데 그 3T의 하나가 타이틀이라고 한다. 기독교 서적이지만 한국 사람들을 독자로 하는 출판사이니 제목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해하고 납득하지만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명확하나 입에 담고 싶진 않다.

 

본 제목은 surprised by grace이다. 부제인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의 추격전이 원제목을 더 적절하게 번역한 것 같지만, 부제가 한국판 제목이라면 한번 더 고민하고 책을 집어 들어 내용을 살폈을 것 같다. 그러니 불편한 마음의 이유를 미주왈 고주왈 하는 것은 타당치 않은 것 같다.

 

제목으로 서설이 길었다. 제목으로는 웬지 심리, 상한 마음 등을 다룰 것 같은데 정작 책장을 열어 보니 요나서 강해이다.

 

몇달 전에 요나서에 나오는 니느웨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니느웨는 당시 엄청난 큰 성으로 하나님의 진노의 메세지가 전달하고, 그 메세지로 인하여 니느웨를 구하고 싶은 하나님은 그 전령사로 요나를 지명했다. 그리고 너도 나도 어지간히 알다시피 요나는 그 명령을 어기고 도망가다 풍랑을 만나고 큰 물고기 배속에서 3일 밤낮을 보내게 된다.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하면서 저자 튤리안 차비진은 이렇게 말한다. 요나서는 니느웨를 위한 프로젝트이기보다 요나 자신을 위한 요나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저자 차비진의 말에 동의한다.

 

하나님이다. 창조주이시다. 그리고 전능하신 하나님이다. 사람이 없어서 그의 계획을 실현할 수 없고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요나를 통해 니느웨를 구원하시고자 한다. 고로 요나를 위한 프로젝트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된다.

 

요나서를 관통하는 은혜에 대한 튤리안 차비진의 통찰이 넉넉한 글자크기와 뻑뻑하지 않은 글밥으로 구성된 두텁지 않은 책이어서 주말에 수월하게 끝낼 수 있을 책이다.

 

 


나는 하나님이 정말 싫습니다

저자
튤리안 차비진 지음
출판사
두란노 | 2011-12-12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스스로의 신을 극복하고, 하나님께 온전히 무릎꿇는 삶!우리가 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나는 하나님이 정말 싫습니다
튤리안 차비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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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광하이 엮음, 이지은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중국에 올때 짐이 무거워 책을 가져오질 못했다. 그래서 여기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 분이 갖고 계시던 이 책을 빌렸다. 몰아치듯 이삼일 동안 틈틈히 읽어내렸는데 479쪽이나 되는 방대한 양에 비해서 머리에, 마음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일본 실용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실용서도 식상하면서도 특별할 것 없는 것같다. 자기개발서? 자기계발서? 여튼 자기~ 분야가 대체로 식상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재포장하여 생산되고 있을 것이다.

 

리자청이란 이름은 익숙했지만 왕용칭은 낯선 인물이다. 사업은 리자청에게, 경영은 왕용칭에게 배워라!라는 부제를 보고 왕용칭 그도 아마 사업가인가 보다 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3분의 2정도가 리자청에게 할애되고 3분지 1정도가 왕용칭에게 할당된 것을 보면 중화권에서도 왕용칭보다는 리자청이 더 인지도가 있는가 보다, 잘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어록을 바탕으로 각 어록의 내용에 걸맞는 각 사람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어렵고 가난한 어린시절을 겪어낸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는 점이다.

 

두 사람이 주는 교훈은 사실 진부하다. 하지만 진리는 진부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마음을 열고 본다면 자신의 삶에 대한 멘탈 정돈에 자극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무시하지 않고 성실히 열심히 해낸다가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그들은 성공했더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일 것 같다.

우리가 알다시피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노력한다 할지라도 반드시 부자가 되지도 않고 필연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변명이라 우길 사람도 많겠지만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 성공하는 것, 이런 행위들엔 운도 따라줘야 한다. 책에서 왕용칭도 그리 말했다. 운도 필요한 것이라고.

 

한국사회를 생각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상황. 출발선이 너무 다르고 경험하는 것도 너무 차이가 난다. 그 갭이 누적되면서 만들어지는 양극화를 어이할지. 기회도 박하지만 그 기회를 얻기까지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지금의 한국에서 리자청이나 왕용칭 같은 인물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

 

오랜만에 활자에 대한 갈증을 해결한 것으로 만족해야 할 책인듯 싶다.

 

리자청 VS 왕용칭
왕광하이 저/이지은 역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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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천재들

마이클 에라드 지음

박중서 옮김

민음사 펴냄

 

몇개 국어가 유창하다는 인물을 볼 때 그 인물에 대한 경이감을 느끼거나 혹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일 것 같다.

 

여러나라말을 한다는 사실은 가끔씩 우리 안에 떠올리는, 그러나 실천할 생각이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로망 중의 하나일 것도 같다.

 

저자 역시 그런 로망이 있었기에 언어의 천재들이란 책을 쓸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이 책의 부재가 세계에서 가장 비범한 언어학자들을 찾아서이다. 그 부재대로 저자는 19세기에 실존했다는, 72개 국어를 한다는 메조판티 추기경의 흔적을 찾는 여행으로 책의 문을 열고 있다.

 

저자는 메조판티 뿐만 아니라 초다언어구사자들을 찾아 헤매고 다닌다. 언어학습능력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초다언어구사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언어들을 습득하고 구사할 수 있는 것일까? 유전적인 능력때문일까? 아니면 적성의 문제일까?

 

이 채은 저자가 만난 혹은 조사한 다언어구사자들을 소개하면서 언어학습에 비결이나 모국어만 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핀다.

 

사실 책의 절반을 좀 넘게 읽고 뒤부분은 큰 제목만 읽으며 대충 훑어보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지루하고 장황하게 느껴져 도저히 끝까지 찬찬히 읽을 수가 없었다.

 

저자는 다언어구사자들의 소개 뿐만 아니라 여러나라 말을 위한 학습 사이트도 소개해 준다. 그 중엔 히포패밀리클럽이라 부르는 언어교류연구소와 www.how-to-learn-ayny-language.com이 있다. 다언어구사자가 되고 싶은 분들은 찾아가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메조판티의 언어숙련도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메조판티 이외에 여러 다언어구사자의 사례를 살펴가면서 그 의문에 대하여 내린 일반적인 결론은 이렇다. 몇 개국어를 할 수 있다고 할 때, 그 외국어 실력이 전부 동일하다고는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떤 언어는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모국어처럼 가능할지라도, 어떤 언어는 그냥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언어구사자가 능통하게 하는 외국어일지라도, 이 외국어에서 저 외국어로 언어전환이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언어간섭이라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란다. 예를 들어서 우리말과 일본어를 하는 사람의 경우, '과연 이것이 정통 인도식 요리구나'라는 말을 '사쓰가 코레가 정통 인도식 요리구나'와 같이 말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언어구사자가 구사하는 외국어는 '어의차용'의 수준에 머물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언어구사자에 대해서 '만약 어떤 노르웨이인이 일곱가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 가운데 여섯가지는 사실상 노르웨이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사람의 언어구사능력은 한정되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다언어구사자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72개국어 정도까진 몰라도 같은 어족에 속한 언어를 여러 개 익힐 수 있다는 것은 유럽사람들이 실증해 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중언어구사에 대한 열망도 크고, 그것을 당연한 스펙으로 여겨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말과 영어가 기본이고 거기에 일본어, 중국어 등을 덧붙이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취직을 좀더 용이하게 만드는 외국어 스펙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영어를 짚어보면 영어에 들이는 돈과 시간과 노력 대비 결과물이 그다지 좋진 않다. 앵글로색슨을 위한 세상에 사는 듯한 억울함이 밀려온다. 어찌되었든 조기영어교육이 중요하다고 초등학교부터 영어가 교과목에 들어가게 되었다. 확실히 아이들이 영어를 대하는 태도는 성인들과 많이 다르긴 하다. 공교육에서 과열됨 없이 차근차근 가르쳐 나간다면 나쁠 것은 없다. 

 

작금의 현상과 언어학습에 대한 이론에 대한 상식으로 언어는 역시 어려서 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야, 라며 실망하는 어른들이 있다면 이 책, 언어의 천재들에서 소개하는 레이너 가날이 하는 말로 위로와 격려를 삼아도 좋을 것 같다. 가날은 아이들이 반드시 더 잘 배우는 것까지는 아니다, 라고 한다. 원어민처럼, 이 언어학습의 목표가 아니라면 성인이 되어서 하는 외국어 학습도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외국어를 배울때 원어민처럼 되야 하는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이 점은 책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학습 수준의 목표를 낮추는 것에서 외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고 책을 들여다 보는데 이런 말들이 보인다.

 

에릭 군네마르크는 "언어학습의 기술과 과학"이라는 책에서 외국어학습에을 할 때 집중, 반복, 연습을 중심으로 한 학습활동 습관화를 조언하고 있다.

 

또, 현대의 초다언어구사자인 헝가리 사람 롬브 카토는 언어학습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은 동기부여에 의해 촉진되는 관심, 인내, 근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언어의 소리에 대한 친숙성을 향상시키고, 또한 그 소리를 재현하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둘째로 문법패턴을 연습한다. 셋째로 기억의 감퇴를 저지하려 열심히 노력한다. 이것이 헌신적인 언어학습자의 삶이다.

 

어려서부터 이중언어를 습득한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언어적 다중업무수행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성인이 되서 이중언어를 구사하게 된 사람과는 그 차이가 있다. 그리고 유전적으로 언어습득 능력이 좋은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습득하고 싶은 언어가 있으면 부지런히 열심히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즉, 언어라는 대상을 사랑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이것이 외국어 능통자의 비기이다. 왕도가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외국어 학습에 어떤 노하우를 갖고 계실까?

 

언어의 천재들
마이클 에라드 저/박중서 역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4. 3. 21. 00:17 / 밑줄긋기

 

해설 천로역정

김홍만 지음

생명의말씀사 지음

 

도서관 신관코너를 대충 훑다가 '천로역정이 있네'라는 찰나의 생각을 하고 다른 책들을 골라 나오는 길에, 문득 천로역정이 있었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대출을 받으려던 발걸음을 되돌려 천로역정까지 들고 돌아왔다. 

 

그런데 책을 읽으려고 보니, 천로역정이 아니라 '해설' 천로역정이다. 잘 보니 지은이가 존 번연이 아니라 김홍만이다. 아뿔싸....원본도 안 읽었는데 웬 해설본...읽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도서관에서 들고온 품을 생각해서 읽기로 결정했다.

 

천로역정은 어릴 적에 시청각자료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 너무 어려서 본 것이라 무슨 내용인지 당최 알 수는 없었고, 다만 어떤 사람이 천국을 향해 여행을 하는구나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원본을 건너뛰고 해설본을 접하게 된 천로역정, 해설본을 읽고 나니 그야말로 '원본'을 꼭 한 번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 천로역정은 천로역정의 이야기 흐름에서 주요한 부분들을 가져와 해석을 달아놓은 것이라 생각된다. 별색으로 천로역정의 구절들로 각 장을 시작하고, 거기에 따른 해설이 붙어있다.

 

순례의 여행을 시작하는 죄인, 7가지 가르침, 죄의 짐을 벗긴 십자가, 아름다운 궁전에서의 가르침, 겸손의 골짜기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성실과의 동행 그리고 순교, 소망과의 동행, 순례의 여행을 마치고 천국으로

 

이렇게 크게 여덟덩이로 구성되어 있다. 어렸을 때 보았을 때는 그냥 입벌리고 멍하니 보았던 것 같은데, 지금껏 들어온 설교 등등이 기초가 되었는지 간략하게 나오는 원본의 내용들이 어떤 것을 말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해설 천로역정의 저자이신 김홍만 목사님은 책날개의 소개를 보니 청교도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으셨단다. 해석이 엄정하시다. 치유와 은혜만이 넘치는 한국교회의 요즘 유행과 사뭇 다르다. 마음과 생각의 각을 세울 것을 요구받는 느낌이 들었다.

책은 읽다보면 저자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이것은 아니잖아라는 구석이 나오기 마련인데 해설 천로역정의 저자에겐 토를 달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인공의 역정은 종교생활이 아닌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의 역정 그대로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죄인'이 무엇을 말하는지 깨닫게 되는 이후에 걸어가는 길들은 절대 녹록치 않다. 진리는 타협이 없는 법이다. 그러다 보면 더 곤란하다. 여기서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종교적 기준에 의한 기묘한 신념을 굽히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진리에 대한 신념을 지키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시선이 가는 것은, 주인공이 회심이후 처음에는 혼자 길을 가지만 나중에 성실 그리고 소망과 함께 걸어간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서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해서 재고하게 된다. 교회 공동체에 대한 회의를 공동체 밖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고민하고 함께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 그 생각이 밀려온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게으름뱅이, 성실, 무지 등등 매우 노골적이지만, 그 노골적임이 오히려 그들의 특성을 명징하게 알려 주는 것 같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이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제시되는 것 같다.

 

형식주의와 위선이 예나 지금이나 교회를 흐리나 보다. 누구의 형식주의와 위선을 논하기 이전에 내 안의 형식주의와 위선을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책표지 하단의 찰스 스펀전이 100독했다는 구절을 책을 펼치기 전엔 대수롭지 않게 읽고 넘어갔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찰스 스펀전이 100번이나 읽으며 되씹을 이유가 충분하다는 수긍을 한다. 진정한 진리는 400년이 지나도, 혹은 2000년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는 것, 맞는 것 같다. 

 

 

                          
해설 천로역정
김홍만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4. 2. 5. 22:03 / 밑줄긋기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저자가 책 시작에 밝히고 있지만 박노해 시인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를 그대로 책 제목으로 가져왔다. 자신의 정신적 산물을 내어주는 박노해 시인이 멋져보이는 대목이다.

 

승효상하면 건축을 잘 몰라도 어지간히 알고 있을 정도의 꽤 유명한 건축가이다. 예전에 네이버 지식인 서재에서도 한번 등장했었던 것 같다. 휘발성 기억력이라 가물가물, 아리송하긴 하지만.

 

한번쯤 그의 글을 읽어보고 싶었던 차에 도서관에서 이 책과 조우하게 되었다. 원래 빌려보려던 책을 제쳐두고 이 책을 대여해 왔다.

 

이 책은 저자의 여행기이다. 여행에서 만난 건축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이다. 저자의 생각과 감성에 다 동의하고 동감할 수 없지만 저자가 만난 공간과 건축에 대하여 조근조근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책 뒷 표지에 보면 문필가 뺨치는 저자의 글솜씨는 건축에 대한 안목에서 나온 것이라는 유홍준의 글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이렇다. 속된 말로 저자는 글발이 좋다. 그런데 거기에 건축에 대한 안목과 공간에 대한 자신의 사유가 덧입혀졌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글을 읽기에 만족감을 준다고 본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건축 스승인 김수근, 그리고 건축계의 아는 형 정기용을 만날 수 있다.

 

김수근 역시 한국 건축계의 유명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읽었던 황동규의 시집에서 김수근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전혀 공감되지 않는 시였던 기억만 남는다. 황동규 시는 역시 풍장시리즈가 가장 인상 깊다는 편견의 골을 깊게 만들었던 시였다.

 

건축가 정기용, 저자는 그의 장례에 대해 풀어놓고 있었다. 공간과 거기에 담긴 의미와 철학을 중요시하는 이들인 건축가의 눈에 정기용을 화장하고 묻은 장소는 천박하게 보인다. 망자를 보내기에 너무나 미안한 공간들이었다.

 

이 대목에서 처음으로 이 도시가, 이 나라 전체가 산 자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죽은 자를 위한 공간도 품고 있다는 인식을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지천에 깔려 있는 봉분들이 마치 공중부양하고 있고 우리 삶의 공간과는 별 상관없이 생각하고 있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책을 읽다 오래 전에 내려받아 놓은 말하는 건축가가 문득 생각났다. 그래서 잠시 책을 덮고 봤다. 책은 승효상의 이야기 속 정기용을, 말하는 건축가 다큐영화에서는 정기용의 이야기 속에서 승효상을 볼 수 있다.

 

 

 

승효상의 책과 정기용의 다큐영화를 보면 이제는 정말 우리 공간에 대한 의식과 시선을 달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서울의 공간이, 혹은 지방 어디를 갔을 때 거기에 인위적으로 마련된 공간이 아름답거나 멋지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거의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래된 집이나 사찰을 제외하고 말이다. 방문자의 편의를 도모한다거나 혹은 장사를 위해 '개발'해 놓은 것들을 보며 잘 해 놓았네 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약간의 '불편'을 덜었을 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과 화면을 통해서 우리 건축가들 또한 이 땅의 공간에 대해서 불편해 하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와 희망이 되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들어내는 미학과 가치를 인정하고, 불편도 감내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600년 도읍지 서울과 반만년 역사의 한반도 곳곳의 공간은 온전히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승효상 저
말하는 건축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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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11. 27. 23:56 / 밑줄긋기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 수도원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페터 제발트 지음, 손성현 번역,

문학의 숲 펴냄

원제 : Die Schule der Moenche. Inspirationen fuer unseren Alltag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참 마음에 드는 말이다. 마음에 들다 뿐일까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그러나... 머리가 커지고 자기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회라는 체제 속에 오롯이 들어서면서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이 누군가에겐 처절한 아픔으로 파고 들기도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류의 제목을 달고 있는 책들이 우리의 시선을 끌지만 막상 읽으면 마음을 더 허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주관적인 경험상. 이 책 역시 제목만 그렇지 여타의 공허한 자기개발서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도서관 서가에서 꺼내 들었다. 그리고 원제를 보았다. 짧은 독일어 실력으로도 원제는 번역본의 제목과 영 딴판임을 알 수 있었다. 수도원 학교, 우리의 매일을 위한 영감(?)

 

우리의 매일을 위해서 수도원에선 어떤 영감을 줄지 그다지 궁금하지 않아서 도서관 서가에 꽂아 놓고 돌아나오는데 이 책이 자꾸만 잡아 당기는 것만 같았다. 결국 대출해서 들고와 읽고야 말았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저자의 일상을 벗어난 이탈리아, 인도, 발리의 생활에 부러움을 느꼈다면, 이 책,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저자의 수도원 생활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톨릭에서 말하는 피정같은 시간처럼 말이다. 

 

얼마전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다시 훑어 보았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 원제가 지위불안이다. 숱한 불안 원인 중 지위로 인한 불안을 집중적으로 살펴 보면서 제시하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떠올랐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지위불안은 외적인 요인들에 기인한다. 그리고 보통은 지위불안의 해소책으로 그 외적 요인들에 흔들리지 말 것을 제시하면서 예술, 철학, 기독교, 보헤미아, 정치의 힘을 빌리라고 한다.

 

이 책은 지위불안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삶이 불안하고 공허한 이들에게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보통이 말하는 다섯 가지 해법 중 하나인 기독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카톨릭, 그 중에서 베네딕토 수도원의 영성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슈피겔,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의 독일 유명 언론에서 일했다. 그런데 저자는 바쁘고 피곤한 일상에 대한 회의와 경멸을 느끼며 심한 우울에 시달리게 된다. 일상에 찌든 그는 추기경 시절의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만남을 통해 강렬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한 두 번의 강렬한 경험이 삶을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많다. 그래서 그는 수도원을 찾게 되고 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그 곳에서 만난 존 신부와 일문일답같은 대화를 통해서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좇고 있는 가치와 생활 방식에 대한 생각들을 재정립해 간다.

 

사실 이 책은 개신교도나 카톨릭교도들에게는 별반 신선할 것 없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비종교인들에겐 낯설고 역설적인 가치들로 가득 차 보일 법 하다.

 

이 책의 가치는 베네딕토 수도사들의 생활방식을 통해 우리의 무질서하고 속도에 치이는 생활을 점검해 보고, 세상에서 벌어지는 숱한 일들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끔 한다는 것일 것 같다.

 

책은 말한다. 자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라고.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삶을 최대한 맑은 눈으로 감시하라고. 베네딕토 수도원 영성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사랑하느냐가 삶을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연말연시 한해를 정리하며 지나간 일년을 '성찰'하고 새해를 새롭게 맞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저자
페터 제발트 지음
출판사
문학의숲 | 2010-11-2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위대한 침묵의 수도자들에게서 삶과 사랑을 배운다수도원은 아주 특...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사랑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라
페터 제발트 저/손성현 역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3. 10. 18. 19:21 / 밑줄긋기

해리 벡위드 지음

이민주 번역

토네이도 펴냄

 

 

 

 

 

 

 

 

 

 

 

 

 

 

 

 

 

 

 

 

바바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번역

부키 펴냄

 

 

 

 

 

 

 

 

 

 

 

 

 

 

 

 

 

 

 

 

 

 

언씽킹 unthinking, 이 책은 인간이란 생각하는 존재로서 꽤나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것이란 생각은 그저 착각임을 알게 해준다. 착각보다는 '자뻑'이라는 말이 더 '삘'이 오는 것 같다.

 

우리는 그저 우리에게 친숙한 것을 선택하며, 매력적인 사람들이 더 똑똑하고 모든 일에서 평균보다 나을 거라는 근거 없는 신념을 갖고 있고, 느낌에 근거해 결정하고 난 후에 결정을 뒷받침할 근거를 모으는 존재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또 인간은 어디의 일부가 되길 바라면서 동시에 개별적이길 바라는 모순덩이이며, 단순한 것에 끌리고 놀이와 놀라움을 좋아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스토리로 승부하라는 둥 승부하겠다는 둥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매우 이지적이고 합리적이며 이성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동물적 본성에 더 의지하고 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솔직할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근거에 의거하여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느낌과 경험의 작용이 크다는 관점에서 읽는다면 긍정의 배신으로 입는 상처는 크지 않을 것이다. 또 누가 봐도 똑똑한 사람들이 얼토당토 않는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보통의 나쁜 머리를 가진 사람들에게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도 이해하기 쉬워질 것 같다.

 

긍정의 배신은 '긍정'이 하나의 이데올로기처럼 미국사회를 지배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미국 따라하기 좋아하는 우리나라 역시 긍정이 거의 이데올로기처럼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물론 매사 투덜거리고 비관적인 것보다는 감사하고 낙관적인 것이 인정상 더 바람직하다. 하지만 물잔에 물이 반밖에 안남았는지 물이 반이나 남았는지로 무엇을 판단하겠다는 건가.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과 론다 번의 시크릿이 크게 유행했었다. 저 책들이 설파하고 있는 긍정과 시크릿이 얼마큼이나 인생을 변화시켰는지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없을 것이다. 우린 그저 조엘 오스틴과 론다 번에게 인세만 두둑히 줬을 뿐이다.

 

조엘 오스틴은 기독교를 흐렸을 뿐이고 론다 번은 사람들을 그럴싸하게 홀려 자기 주머니만 채웠을 뿐이다. 사실 그들이 근거로 삼고 있는 양자역학에 잠시 혹했었다. 그런데 그 양자역학에 근거한 시크릿에서 말한 대로 끌림의 법칙을 믿고 우리의 생활환경에 소지섭이나 브래드 피트를 위한 공간을 만든다 할지라도 소지섭의 털끝하나 우리에게 오지 않고 안젤리나 졸리 눈에서 눈물 한 방울 뺄 수 없다. 소지섭과 안젤리나 졸리는 과장된 예일 수도 있으나 오스틴과 번의 설파하는 내용대로라면 이 과한 것들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다.

 

'두 손을 꽉 쥐고 예스를 생각하십시오. 이 행성을 두 발로 단단히 디디고 서세요. 예스라는 생각을 떠올리세요.'

 

'머릿속으로 '사랑합니다'라고 항상 말하십시오. 그러면 치유될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이 치유됩니다.'

 

이런 코칭을 받으며 감격하며 긍정의 힘을 맹신하기 이전에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을 한 번 뒤집어 생각해 보고 짚어본다면 에런라이크의 다른 책 '노동의 배신'에서 만나는 불합리한 일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언씽킹은 좋은 주제를 던져주고 있지만 책에 나열되는 예들이 미국사람들이나 친숙한 것들이어서 집중력이나 흡입력도 떨어뜨리고 책 자체의 보편성도 갉아 먹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차가워지는 날씨, 그 차가운 공기 속에서 차가운 머리로 언씽킹과 긍정의 배신을 읽으면 통찰력을 증강함이 느껴질지도.

 

 

 

 

 

언씽킹 Unthinking
이민주 역/해리 벡위드 저
긍정의 배신
전미영 역/바버라 에런라이크 저
예스24 | 애드온2
그늘버섯꽃 / 2013. 9. 19. 01:36 / 밑줄긋기

B6 판형의 두 권의 요리책에 대해 주절거려 보고자 컴퓨터 앞에 앉는다, 보통날의 파스타와 요리를 만나다.

판형으로 주절거림을 시작한 이유는 갖고 다니기에 부담없는 크기임을 말하고 싶어서다. 보통날의 파스타가 살짝 더 두껍긴 하지만, 엇비슷한 종류(잘 모르겠지만)의 속지를 쓰고 있는 듯한데 요리를 만나다가 더 가볍다. 그래서였을까 요리를 만나다는 지하철에서 다 읽었고 보통날의 파스타는 지하철에서 반, 집에서 반 읽었다. 무게가 얼마가 되고 어디서 읽었는가와 상관없이 이 두 권의 책을 좋아한다.

 

_보통날의 파스타 : 이탈리아에서 체험한 진짜 파스타 이야기

박찬일 지음, 나무수 펴냄

 

_요리를 만나다 : 뉴욕에서 홍콩까지, 코스모폴리탄의 쿠킹 스토리

홍지윤 지음, 열음사 펴냄

 

두 권 모두 술술 잘 읽히는 감칠맛나는 책이다. 요리 잘하는 사람들은 글도 잘쓰나 싶어 지은이들의 이력을 보니 박찬일 저자는 문예창작학과 출신이고 홍지윤 저자는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과거 신방과로 불리었던 신문방송학과가 최근에는 홍보, 커뮤니케이션 등의 이름을 달고 있다. 홍지윤 저자는 홍보하고 소통하는 공부를 하여 전달력이 괜찮은 글을 써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

 

"요리법을 익히기 위한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먹는 법을 아는 것이다. 훌륭한 요리의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줄리아 차일드가 한 말이란다. 우리는 매운맛으로 일관하지 않을 때 맛에 더 민감해질 수 있을 것이다. 우연히 TV에서 냉면육수에 대한 방송을 봤는데 화학조미료의 감칠맛에 길들여져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으면 맛이 없다는 우리 대한민국의 입맛이야기였다. 매운맛과 화학조미료의 감칠맛 포기가 우리의 입맛을 향상시켜줄 듯.

 

읽은지 조금 되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요리를 만나다에 아마도 줄리앤줄리아 라는 영화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 줄리앤줄리아란 영화는 볼만하다. 특히나 실제 줄리아를 보고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줄리아의 사실성에 감탄하였던 영화이다. 그리고 줄리의 부지런한 블로그질이 인상적이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줄리의 요리를 향한 성실한 열정.

 

이 주절거림의 대상인 책들의 저자들 역시 열정적이라 본다. 절정에 이르러 확 사그러드는 열정이 아니라 꾸준하게 타오르는 열정. 무엇인가에 꽂힐 수 있다는 것은 멋지다. 박지성과 김연아가 매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일찌감치 그들의 열정을 쏟아부을 것을 찾았고 성과를 냈다는 점일터.

 

두 권 모두 중간 중간에 몇 개의 요리법을 소개해 주고 있다. 재료들이 과하지 않은 요리법들이라 한번쯤은 도전해 볼만들 하다.

 

홍지윤 저자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극히 일상적이고 생활밀착형이었으나, 요리가 결국에 그녀에게 즐거운 일이 되어 준다. 그녀의 즐거움인 요리 여정을 따라가는 것은 독자의 넉넉한 즐거움이 되어 준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요리 이야기가 이 책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보통날의 파스타는 트위터에 파스타 실패담을 재잘거렸더니 어떤 팔로워 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만나게 된 책이다. 스파게티 면 삶을 때 상식이라며 올리브유 들이부음에 반전이 있다. 보통날의 파스타를 읽으면 파스타 실패의 이유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보통날의 파스타를 읽다보니 누들로드가 살짝 생각났다. 곁가지이지만 누들로드는 그 명성에 비해서 실망스런 다큐이다, 공들여 만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보통날의 파스타를 되새김질하다보니 맛있는 파스타 한 접시가 먹고 싶어진다. 얼마전에 본 지중해 미각탐험에서 등장했던 이탈리아 파스타, 보통날의 파스타 속의 파스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찬양해 마지 않았던 나폴리 음식이야기들이 기억 속에서 소용돌이 친다. 진짜 이탈리아 파스타를 맛보면 피자헛과 도미노 피자만 먹다 고르곤졸라를 만났을 때의 담백한 감격을 만나는 것일까?

 

먹는다는 자체가 인간에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원초적이고 광범위한 기쁨일 터이다. 그런데 먹는 것을 남들만큼 좋아하지 않는다. 거기다 사람사는 데 다 똑같다며 해외여행에 큰 감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읽고 이탈리아에 가서 죽자고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통날의 파스타와 지중해 미각탐험이 그런 마음의 불씨를 살짝 살짝 부채질하고 있다. 캡사이신 자극없는 먹을거리들을 방사능 걱정없는 지중해 바람을 맞으며 흡입하는 즐거움, 크고 크겠지.

 

또 하나의 곁가지이지만 안토니오 심과 크리스티나가 출연하는 올댓파스타, 이 방송 즐겁다.

 

 

 

 

 

 

보통날의 파스타
박찬일 저
요리를 만나다
홍지윤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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