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그늘버섯꽃 / 2016. 2. 29. 19:37 / 시선일기


가로수를 덮은 눈이
밤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도드라진다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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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10. 3. 21:51 / 시선일기



비내린 10월의 첫째날
버스정류장에 덩그라니 손수건 한장이 남겨져 있다
비로 인해 물기앉은 의자 위의 손수건,
분명 기다리던 버스에 순간 잊혀졌다 버스가 달리기 시작한 얼마후에 생각났을 곰돌이가 줄지어 있는 손수건 한장
바람에 금방이라도 어디론가 날려갈 것 같은 그 소박한 손수건을 기억해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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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9. 10. 23:23 / 시선일기

서울의 하이라이트는 한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을 마감하기에 만만한 장소인 듯도 하지만,

그 마감하고 싶은 생에 신선한 공기 한 줌을 넣어 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리 위를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사람,

다리 위에서 카메라를 셋팅하고 자신만의 절경을 잡아내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

마냥 멍한 표정으로 걷는 사람,

그 사람들 곁을 쌩쌩 지나는 숱한 차들,

강을 가로질러 보이는 값나갈 아파트, 빌딩들, 강에 걸쳐있는 또 다른 한강다리

막연한 치유의 기운을 느낍니다.

 

 

 

 

 

 

해가 지고 해가 뜨고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하지만

파란 하늘에 예쁜 흰구름이 둥실 떠있는 때를 만나기도 하는 것,

그것이 사는 것이겠지요

 

 

 

LOVE HAN 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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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5. 16. 23:58 / 시선일기

 

 

위의 사진이 서울의 정류장 표지이고 아래 사진이 의정부 정류장 표지입니다.

공항버스 알림에는 서울이나 의정부 모두 비행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의정부보다 서울 표지가 마음에 듭니다.

방문하신 분들은 어떤 표지가 더 마음에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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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5. 9. 17:03 / 시선일기

 

CCTV작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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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무슨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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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5. 8. 21:12 / 시선일기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얼굴만한 꽃을 피우고

흙 속에는 구근을 늘려간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을 불문하고

볼때마다 꽃은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대마다 봉오리가 생겼고

한 꽃이 질 때즈음 다른 꽃이 피어난다

봉오리가 다 피고 마지막 꽃이 질 때 즈음은 이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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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4. 5. 19:02 / 시선일기



2015년 4월 5일 일요일
노량진에 핀 벚꽃입니다
노량진에 벚꽃 길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숱하게 지나 다니던 길인데 지금까진 포장마차만 보였더랬는데
눈을 뜨고 있어도 우리 눈에 포착되는 것은 세상의 극히 일부분 뿐인 것 같습니다
벚꽃 길을 빠르게 훑으며 걸어봤습니다
길가엔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위에다 시선을 두고 빠르게 걸어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그래도 찬란한 봄꽃 기운이 마음에 충분히 스며들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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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3. 23. 09:07 / 시선일기


중국 대련에서 병관에 투숙했습니다, 중국의 병관은 소규모 호텔 내지는 모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담배냄새가 쩔긴하지만 깨끗한 곳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화장실 문이 투명합니다. 냐하하하. 룸메이트와 더 친밀?해지라는 걸까요?

중국 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잠시 머물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 집 화장실은 긴 나무조각을 비스듬하게 걸쳐 놓은 문이었습니다. 손님이 오면 결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중국인에겐 화장실이란 공간은 은밀한 곳이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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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3. 21. 08:54 / 시선일기

아침 7시 50분경, 토요일 대련의 아침은 공사소리에 요란합니다.
아침부터 하늘은 뿌옇습니다. 대련은 중국에서 그나마 하늘이 맑은 곳이라고 하는데 북경에서 본 아침 하늘과 별반 다르게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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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8. 16:22 / 시선일기
어느 일요일 저녁, 6호선 지하철을 타러 갔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계단을 밟아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다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사람 모습이 안보이다
굴곡진 벽 저쪽에 누군가 있을까?
쓰레기통도 깨끗이 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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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8. 16:15 / 시선일기


해가 지면 고속버스 안의 전등도 꺼진다
고속버스를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들의 전조등과 후미등, 간간히 통과하는 터널 안의 전등빛이 버스 안에 스며드는 불빛들이다
어둠 속에서 버스가 달리는 속도만큼 빠르게 지나쳐 가는 거뭇한 풍경들
하늘과 지상의 어둠의 경계가 눈에 들어온다
그 경계는 어둠이 깊어져가도 뚜렷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경계 위에 밝은 점 하나, 달?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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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10. 9. 22:54 / 시선일기

 

홍대앞

박스차는 일본차가 애정을 이끌어내는 듯

 

 

 새빛둥둥섬가는 길

은빛 몸체에 붉은색 타이어

뉘님이 모시는 차일지...

시선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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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10. 9. 22:34 / 시선일기

 10월 8일 광화문 앞

한글날을 위해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천막아래 책 놀이방 등이 준비되어 있어

몇몇 아이들이 올망졸망 놀고 있었습니다.

 

한글날 기념행사로

목판 체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동행한 중국 아가씨

낙관으로 마무리한 판화결과물을 들고

기념촬영

 

한글 활용 디자인 제품 전시도 행사장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광화문을 향한 길가엔

한글 캘리그라피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공연이 있는지 리허설을 하는 모습도 보이고

2014년 한글날 행사를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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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9. 12. 20:55 / 시선일기

인왕산 자락 수성동 계곡에서

그저 들러붙어 있으려 애쓰는 것인지

아니면

계속 오르려는 것인지........

 

sticking or trying to rise up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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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4. 5. 3. 18:40 / 시선일기

중국의 넘버원 

 

 

세븐일레븐

 

넘버원과 세븐일레븐 사진을 나란히 두고 보니 색이 엄연히 다르다. 때깔도 다르고.

그러나 비교사진 없이 멀리서 넘버원을 보면 세븐일레븐으로 충분히 착각할 수 있다.

중국에 가시려면 세븐일레븐의 색을 한번 더 면밀히 보고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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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10. 27. 23:32 / 시선일기
                   

 

성곽길 걷기를 할 때는 아직 복원 공사 중이던 경교장을 강북삼성병원에 들른 차에 돌아보았다. 600년 도읍지 치고 옛 기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공간이 썩 많지 않은 서울이기에 경교장 복원은 썩 괜찮은 일인 것 같다.

 

경교장을 둘러보는 그 날, 안내원과 함께 성곽길을 걷는 것으로 추측되는 몇 모둠의 아주머니들이 설렁설렁 경교장 밖을 훑고 지나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교장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을 제외한 날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실내화가 마련되어 있는 신발장 맞은편에 경교장 안내지도 준비되어 있다.

 

 

경교장에는 지하, 1층, 2층에 전시실이 있다. 1, 2층은 재현전시, 지하는 경교장의 역사가 정리되어 있다.  

 

1층의 주요 공간은 응접실과 귀빈식당인 듯 하다. 아래 사진 두 장은 귀빈식당이다. 이곳에서 임시정부의 공식만찬도 했고 김구 선생의 빈소가 마련되기도 했다.

 

귀빈식당에 들어서면 임정 당시의 요인들의 대화가 라디오 극장처럼 흘러나온다. 쿼터리즘이라고 했던가? 현대인은 15분 이상 집중하는 일이 어렵다는 그 리즘. 그 리즘 맞는 것 같다. 좀이 쑤셔 끝까지 못듣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래 사진은1층 응접실이다. 김구선생께서 사람들을 접견하기도 하고 임시정부 회의를 하기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지하로 내려가봤다. 계단이 좁고 가파랐다. 그 계단을 내려가면 살타는 냄새 등이 섞인 몸서리처지는 기운이 감도는 고문실이라도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도 이곳 경교장의 지하에선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어쩐지 그런 상상이 들었다. 경교장은 처음엔 죽첨장이라 불리던 곳으로 금광업자 최창학의 저택이었다고 한다. 경교장에 들러서 처음 안 사실이다.

 

 

지하엔 경교장의 역사가 그림과 함께 도표처럼 정리되어 있고 경교장의 모형도 전시되어 있고 영상도 끊임없이 반복재생되고 있었다.

 

 

 

지하에는 유물도 몇 점 전시되어 있다. 임정요인 환국기념서명, 속옷밀지, 신탁통지 전단지 등이다. 신탁통지 전단지는 지지 전단지와 반대 전단지 모두 다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분열민족인가?! 뭐 의견이 다양하다고 자위해 볼 수도 있지만.... 분열하고 들끓고 식어버리는 것만 반복하지 않고 차가운 머리로 미래도 생각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여 준다면야......

 

 

아래 사진에서 태극기 앞에 놓여 있는 책이 백범일지 초간본이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것 같다, 백범일지. 김구 선생이 바라는 우리나라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인상적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힘있지만 그 힘은 나를 지키기 위해서만 사용하고 남을 압제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문화강국, 멋지다. 아이돌 몇 앞세운 케이팝으론 문화강국이 아님을 유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래 사진은 김구 선생의 글씨와 혈의이다. 그의 데드마스크도 나란히 전시하고 있다. 김구 선생은 죽음의 순간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제가 물러가니 미군정이 압박해 오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꿈꾸던 아름다운 나라를 향한 행보를 온전히 이루지 못하고 가시는 아쉬움은 남겨진 자의 감정이겠지.

 

 

 

빽빽한 도표들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오토마타 체험실이란 곳이 있는데 유리관 앞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임시정부 회의장면 오디오가 들린다. 발언하는 인물 인형은 종종 손동작을 한다. 그래서 어떤 인형이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여기도 쿼터리즘 덕에 끝까지 듣지 않고 나왔다.

 

 

경교장 2층 여기저기의 모습이다. 서양식과 일본식이 혼합된 것으로 보이는 이 곳, 건축 당시엔 호화로운 건물이었겠지만 대략 난감해 보인다. 아래 사진 속에 보이는 방들은 임시정부 요인들의 숙소였다고 한다.

 

 

아래 보이는 문은 건물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음식을 운반하는데 이용했던 공간인 것 같다. 문고리를 잡고 한 번 움직여 보려했으나 실패. 안이 궁금하다.

 

2층 응접실과 김구 선생의 집무실 전경이다. 집무실은 김구 선생이 서거한 곳이기도 하다. 세번째 사진은 김구 선생이 총탄에 맞은 자리이다. 책상에 자리한 태블릿을 통해 김구 선생 서거 당시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자동 재생되고 영상길이가 짧아 끝까지 보는데 큰 무리가 없다.

 

 

돌아가신 곳 바로 앞에 서서 영상을 보고서 묵직해진 마음으로 돌아 나와 만난 계단의 대리석이 알록달록하다. 뭔가 붙어 있어 보니 대리석의 색깔차는 복원 전후의 대리석의 차이였다.

 

 

역사는 가정이 없다지만 종종 어떤 장면, 어떤 인물은 뭐뭐했더라면 하는 가정을 하게끔 하는 것 같다. 어디서간 ~했더라면이 넘치는 인생은 안되는 인생이란 글귀를 본 적이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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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해변은 경포대만 있는 줄 알았다. 동해가 우리나라 동쪽 전부와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디로 증발된 것인지.

 

경포대에서 조금 내려가면 안목해변이 있다. 소나무 사이 사이를 걸어볼 수도 있는 안목 해변은 충분한 아름다움으로 눈과 마음을 채워 주었다. 방파제를 걷는 동안은 꽤나 센 바람에 시달렸지만 구름과 빛이 만들어내는 하늘의 화는 그야말로 지상최대의 조용한 쇼였다.

 

 

안목카페거리, 인터넷에 안목을 입력하면 자동완성으로 뜨는 검색어 중 하나이다. 동행인이 안목카페거리를 가자고 했을 때는 강릉까지 가서 카페를 찾아 가야 하나 싶어 내키지 않았다. 탐탁치 않은 발걸음을 옮긴 것이었지만 가길 잘했다. 가자고 권한 동행인에게 고마울 정도로. 안목해변에서 하늘, 구름, 바다, 이것들이 우릴 왜 설레게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카페거리에 왔으니 카페 한 군데는 들어가봐야 할 것  같아 들른 카페 산토리니. 그리스도 아니고 산토리니는 무슨 산토리니 하면서 들어섰다.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같은 커피 체인을 피하기 위해 찾아간 카페이나 나쁘지 않았다. 가격도 착하고 직원들도 나쁘지 않고 분위기도 너저분하지 않다. 그곳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예상치 못한 비를 그었다. 그리고 짧게 비가 지나간 바다와 하늘은 더 매혹적이었다.

 

 

반복을 징그러워함에도 동행인을 위해 선교장에 갔다. 초가을 햇살이 선명하게 부서지는 그곳은 반복이 있었으나 좋았다. 햇살을 즐기는 아직 덜 익은 감,  산책의 기쁨이 있는 선교장 뒷동산, 그야말로 햇살 머금은 활래정.

 

가을이 지나가고 겨울을 견디고 난 후 봄이 오면 다시 강릉을 찾아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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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강릉 나들이

 

부산에서 서울로 오는 밤열차 이후 십여년 만에 밤기차를 타봤다. 늦은밤에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느낌은 잔잔한 흥분이다. 기차를 타고 밤새 어둠 속을 내쳐 달려 만난 동해바다는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한다.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어요~~)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어둑한 하늘아래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듣자니 유치환의 시가 생각난다. 반복이 많아 기억하고 있는 몇 안되는 시가 파도를 보는 마음을 더 채워주는 듯하다.

정동진 도착 새벽 4시 30분, 해가 뜨려면 기다려야 한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를 되뇌이며 역사로 들어갔다.

 

 

역사도 없고 플랫폼만 덩그러니 있었던 정동진은 없고, 역사 밖에선 그 이른 시간에도 숙소와 택시의 호객행위가 진행 중이다.

역사 안, 뜬금없어 보이는 피노키오 목각인형이 천정에 매달려 있다. 모래시계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렴 어떠리,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리. 동행인들과 도란도란 수다와 함께 챙겨온 간식거리를 먹으며 일출을 기다린다.

 

여섯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럴수가!! 일출을 못보는가 싶어 아쉬움이 밀려 오려하는데 다행스럽게도 비는 오는 금새 물러간다. 의유당이었던가, 동명일기?  행여 일출을 못 볼까 노심초사하여 새도록 자지 못하고 가끔 영재를 불러 사공다려 물으라 하니....

 

비는 그쳤지만 일기가 썩 좋지 못한 와중에도 동이 터오는 하늘은 오묘하다. 맨눈으로 보는 자연의 색은 카메라 설정을 아무리 만져봐도 고스란히 담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사진 고수라도 조물주의 영묘한 작품을 인간의 미미한 기술로 담아내겠다는 인간의 마음이 애초부터 오만한 것일터.

 

 

해가 떠오르면서 존재감이 미미해지는 가로등에게 밤새 수고했다는 인사를 건내며 사방 하늘을 둘러보니 매혹 그 자체다. 속도감 있게 바다 위에 펼쳐져 있는 구름이 일상의 시름도 덮어버린다.

 

 

 

여인들이 시집 한 권들고 분위기 잡던 그 해변의 여백이 많던 기차역은 여러가지 것들로 채워져 있다. 시선 저 끝에서 끊어진 철로와 나란히 서 있는 바람개비들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다 정동진에 작별을 고하고 발길을 돌린다, 이날 본 하늘의 신비한 기운이 한동안 일상을 채워주길 바라면서.

 

 

 

그 날 새벽 미명의 동해 바다를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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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9. 2. 23:41 / 시선일기

궂은 날씨에 벽초지 수목원을 다녀왔다.

대중교통으로 오가기엔 성격버리기 딱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거기다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나라에서 매스컴에서 에너지 절약을 주구장창 외치며 국민개화에 여념이 없는 나라에서 승용차없이 불편한 곳이 허다하다는 점!!!

 

벽초지문화수목원 BCJ Garden, 입장료가 칠천원이다. 적잖은 입장료이므로 한번 들어가면 속된 말로 뽕을 뽑아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날의 일정과 날씨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아쉽게도.

 

잿빛 담장의 출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벽초지문화수목원의 조감도와 마주한다. 대략 조감도를 일별하여 동선을 정해야 겠으나 귀찮아 그저 발길닿는대로 옮기기로 결정!!

 

 

정문에서 가까운 Queen's garden에서 얼쩡거리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받쳐들고 벤치에 앉을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걷다보니 BCJ Castle gate 앞에 이르렀다. 어인 롯데캐슬하며 문을 통과하니 눈 앞에 분수대가 보이고 동상들이 열지어 있다. 미안하지만 인상적이지도 않고 흥미도 바닥을 친다. 다만 그린하우스의 지붕에 붙어 있는 별과 달들을 보니 야간에 괜찮은 이벤트가 있을 것 같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나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되었으나 홈페이지에 실린 그린하우스의 야간 모습을 보니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점점 거세지는 비를 맞으며 유럽식 정원을 나와 BCJ Place 뒷편으로 가다보니 낯익은 다리가 보인다. 어디서 보았을까? 아! 아랑사또전. 귀여운 신민아가 전생에 주왈도령과 조우한 그 다리!! 무심교! 무심이 그 무심일까? 그렇다면 아랑은 무심교 위에서 무심하지 못하였기에 잔혹한 죽음을 맞고 원귀로 그 고생을 한 것이다. 추억의 TV 드라마가 무심교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이야기의 힘인가 이것이?

 

 

무심교에 서서 바라본 벽초지, 벽초지문화수목원의 이름으로 대표되듯 이 연못이 이 수목원의 소위 '핫스팟'이라 생각된다.  아래 사진으론 그렇게 느껴지지 않겠으나...

 

 

무심교를 건너 몇 걸음 떼니 파련정이다. 역시 우리에겐 정자가 최고로 운치있는 장소지 싶다. 풍광 좋은 곳에 정자하나 짓고 사방을 둘러보며 이 곳이 다 나의 정원이니 어찌 아니 좋은가, 얼쑤, 시 한수 읊고 술한잔 기울여 보세!!

 

 

정자에 서서 사위에 시선을 던지고 나자 갑자기 빗줄기가 거세져 정자 한가운데 서도 비에 젖은 새앙쥐 꼬라지가 되어 버렸으나 오히려 산뜻하다. 거센 빗줄기에 흔들리는 버들이 위안을 주는 정서의 배경은 뭘까? 내 속에 내가 정말 많다. 죽는 날까지 나를 속속들이 잘 알 수 있을까?

 

 

조금은 잠잠하나 여전히 위세를 자랑하는 비를 맞으며 수련길을 걸어 본다. 수련길에서 마주하는 무심교와 파란정이 운치있다. 비오는 날 인적없는 벽초지가 주는 맛이 썩 마음에 든다.

 

 

예쁜 그림에 비오는 날, 아이들이 우산 대신 쓰고 다니는 그 큰 잎사귀들을 배경으로 삐죽이 올라온 부들같이 생긴 녀석은 조명기구?

 

 

저끝에서 왕눈이가 피리불고 앞서 뛰어나오고 아로미가 뒤좇아 올 것 같다. 중간쯤 달려오면 잔잔하던 호수가 출렁이며 투투가 출몰할지도 모르겠고.

 

 

비오는 날, 그것도 거센 비를 맞으며 느끼는 벽초지 좋았다. 그리고 쫄딱 젖었다. 헤이리에 가서 온화한 더치커피를 마시니...이것이 화룡점정?! 커피를 홀짝이다 초콜렛을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기운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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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지문화수목원 / 수목원,식물원

주소
경기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166-1번지
전화
031-957-2004
설명
자연의 감수성과 예술문화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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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8. 27. 22:46 / 시선일기

2013년 8월 어느날, 늦은 시간에 버스를 타니 사람이 없다. 보통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엠피쓰리를 벗삼아 창밖을 물끄러미 보는 것이 전부이지만, 타보지 않은 번호의 버스를 타고 낯선 노선을 지나다 보니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이 아쉬워진다, 마치 서울 구경이라도 온양.

 

 

이렇게 한가로운 버스를 타본지가 얼마나 되었을까. 문득 어렸을 적 처음 탔던 버스 이후 지금까지 버스가 많이 변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2013년의 이 버스도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옛 모습 중 하나가 될터이고.

 

 

광화문이 보인다. 광화문 전체에 빛쇼를 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주말에만 하는 건지 아니면 시간이 너무 늦어서인지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는 풍경이다. 그래도 간만에 보니 좋다.

 

서울은 육백년 도읍지치고 그닥 고풍스럽거나 역사를 느낄만한 것들은 많지 않다. 종로 근처에 가봤자 무슨무슨 터였다는 표지석들만 가끔 박혀있을 뿐이고 말이다.

운하니 사대강이니 삽질할 공력으로 도읍지 역사 육백년을 느낄만한 것 좀 복원하거나 없어지는 것들을 지키거나 하여 육백년 도읍지의 내공을 느낄만한 곳이 서울이라면 오지 말라 해도 놀러 올 사람을 것이라 사료되는 바 아쉬움만 가득할 뿐.

 

 

경복궁을 지나면서 버스에 사람들이 늘었다. 남대문이 보인다. 남대문에 불타던 그 밤이 떠오른다.

 

 

서울역, 택시를 기다리는 줄을 뒤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 뒤돌아 본 새로운 역사는 여전히 낯설다. 용산역을 더 많이 가서 그런가?!

 

버스를 기다리고 앉았노라니 맞은편 하늘에 달이 보인다. 구름이 달을 가리자 달은 도시의 불빛 속에서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음이 보인다. 구름이 지나가고 다시 드러난 밝은 달은 만월에 가까웠다. 달을 올려다 본 때가 언제였던고.

그러고 보니 달님이 찰싹 붙어 있는 저 붉은색 건물, 예전엔 대우건물이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던 김우중씨는 이미 존재감을 잃었고, 세월은 무상하게 흘러만 가고, 달의 몰락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옛 서울역 역사를 배경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버스가 온다. 모든 상념들을 훌훌 털고 버스에 훌쩍 오른다.

 

휴대전화에 기본으로 설치된 카메라보다 푸딩카메라가 좋다. 푸딩카메라는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로 기본카메라를 이용한다. 그럼에도 휴대전화의 카메라보다 푸딩카메라의 느낌이 더 좋다.

 

그늘버섯꽃 / 2013. 5. 22. 23:30 / 시선일기

대만드라마를 보다 고이상, Godfrey Gao를 알게 되었다. 고드프리, 대만, 중국배우들의 프로필을 보면 반드시 영어이름도 병기되어 있다. 이름을 알파벳으로 적은 것이 아니라 영어이름이 있다. 우리가 영어수업시간에 영어이름 정하는 것도 그렇고 왜 아시아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고드프리, 데이빗, 일레인 등등의 이름을 붙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고이상이 루이뷔통의 첫 아시아 모델로 발탁된 듯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리고 2013년 돌체&가바나 쇼에 참석해서 인터뷰도 하고 그러는 것을 봤다.

 

195cm라는 장신과 더불어 그가 갖추고 있는 체격조건이 서양인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것 같다. 미남이긴 하지만 조각 미남이라 할 수 없다 생각하나 상당히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론 고이상은 수염이 잘 어울리는 얼굴인 것 같다. 수염이 있을 때 확실히 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고이상의 경우에는.

 

드라마 속에서 움직이는 고이상을 볼 때는 고이상, 그자의 느낌 뿐이나 정지된 사진 속 그의 모습에선 다양한 사람이 느껴진다. 물론 극히 주관적인 느낌이겠지만 그 주관적인 느낌을 혹시나 이 블로그를 지나는 분들과 나눠보고자 올려 본다.

 

제일 많이 생각나는 사람은 택연이다. 왼편이 고이상이고 오른편이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택연이다.

 

 

아래 사진은 고이상. 여기서도 택연이 약간 느껴진다. 아래 사진은 보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위의 두 사진은 누가 봐도 닮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래 사진,

금성무와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섞인 듯한 느낌이다. 보자마자 어느 드라마에서 봤던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쓸쓸한 옆모습이라 생각했지만 좀 길게 보니 고이상이었고 그 다음 금성무가 살짝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아래 사진은 유지태와 비슷한 느낌? 어느 커피광고 속의 유지타와 겹쳐진다. 남자모델들의 포즈가 크게 다양하지 않아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얼굴인식 능력이 떨어져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래 사진에선 유지태가 느껴진다. 

 

결론은 고이상에게서 여러 사람이 보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루이뷔통이 아시아에서 더 많은 물건을 팔아보고자 아시아모델을 쓸 생각을 한 것 같아 찜찜한 감이 없지 않으나 고이상의 루이뷔통 사진으로 이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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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4. 21. 22:39 / 시선일기

6, 7년만일까?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상당히 오래전에 남이섬을 갔었다. 그리고 2013년 4월 남이섬을 다시 찾았다. 예전엔 기차타고 가서 후진 배를 통통통 타고 남이섬에 들어가 어슬렁 거리면서 다시는 안오리 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이번엔 지인의 SUV를 얻어타고 편하게 편하게 남이섬에 갔더니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 그리고 우리 할머니들이 차고 넘친다.

그리고 입장료가 확 올라있고 선착장엔 이전에 없던 건물들이 서있는데다 배들도 바꼈다. 배들은 좀 유치하다 싶지만 예전보다 재미는 있다. 바꾸는 김에 미적감각을 좀 더 발휘했으면 좋았을 터....

 

 

 

살랑살랑 물결치는 강가를 내려 남이섬으로!! 강가에도 예전에 없던 조형물들이 있다. 강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처자도 있고.

 

 

섬에 도착하자마자 밥집을 찾았다. 양은도시락을 신나게 흔들어 먹다보니 3분의 2도 안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이럴 수는 없는데...  웁스!! 시간을 보니 아직 11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고...어쩐지...하지만 먹을 것을 남길 수 없다는 사명감으로 미련스럽게 주문한 모든 음식은 먹어치웠다. 그야말로 먹어 '치웠다'. 우리 뒷 밥상에 자리한 동남아 관광객들 추억의 양은도시락 맛을 전혀 알 수 없을 터, 얌전히 밥만 먹고 후르륵 사라진다.

 

 

실컷 먹고 소화시킬 겸 어슬렁거리는데 여기저기 뭔가 많이 생겼다. 이것저것 많은 것들이 곳곳에 생성되어 있건만 살짝 조잡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조화의 조화?!

그런데 세상에나 아직도 겨울소나타인지 겨울연가로 돈을 벌고 있다. 언제적 드라마인가!! 남이섬이 겨울연가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배용준과 최지우를 넘어서 뭔가 새로운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와 돈 써주는 관광객들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

 

우리 일행의 남이섬 방문 주목적은 자전거였다. 그런데 이전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1시이후에 오란다. 흑!! 이럴수기.. 어쩔 수 없이 강가도 어슬렁거려보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앗! 흙먼지바람!!! 피부가 운다.

오후 1시, 남이섬에 온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 자전거 대여하러 고고!!

아~~ 누가 여기서 자전거 타자고 한거야.... 걸을 때는 몰랐는데 자전거를 타니 길이 엉망진창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1시간 동안 자전거로 남이선을 배회했다.

 

아직 밍기적거리며 떠나지 못한 겨울과 어설픈 봄이 함께하고 있는 남이섬. 꽃도 엉거주춤한 미색을 자랑하고 있어 매혹적이지 못하다. 남이섬의 미덕은 크게 자란 나무와 그 사이에 난 흙길의 조화라는 생각이다.

 

자전거 타기에 불친절한 남이섬의 길들을 1시간 밟아줬으니 섬을 나서야지. 섬을 나서고 나니 그대로 돌아가기 아쉬워 양평의 유명 막국수집으로 향했다. 개나리가 예쁘게 핀 길을 따라 달리니 그제서야 봄 속에 있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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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3. 3. 7. 22:32 / 시선일기

서핑을 하다가 주어 온 이미지들을 올려 본다.

궁쇄주렴에 풍소봉과 양멱은 첫 회와 마지막 회에 잠깐 얼굴을 내밀어 주시고는 등장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궁쇄주렴 갤러리엔 이들 이미지들이 있다.

첫회와 마지막회를 제외하곤 등장하지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옹정제가 잊지 못하는 여인으로 청천은 대사에서 등장하긴 하지, 아! 화영으로 양멱이 살짝 출연하지...

 

아래 첫 두장 이미지, 궁쇄심옥과 궁쇄주렴의 주연들인 하성명, 풍소봉, 양멱, 그리고 연아(본명은 모르겠다) 네 명 컷, 두 장 모두 참 마음에 안든다. 첫 사진은 하성명이 특히 안습이고 두번째 사진에서 풍소봉 너무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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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2. 10. 3. 19:20 / 시선일기

 

 

 

 

 

 

 

 

 

 

 

 

 

 

 

 

 

 

 

 

 

 

 

상쾌한 공기와 맑은 물소리를 벗삼아 청평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청평사와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의 주인공과 조우한다. 공주와 뱀이 되어 공주를 휘감고 있는, 공주를 사랑했던 청년이 바로 그들이다.

냇가에 뱀을 휘감고 앉은 공주 주변을 돌며 찬찬히 그녀를 살핀다. 발이 상당히 크다, 은근슬쩍 유치한 장난기가 발동한다. 무용한 일임에도 공주의 발바닥을 간지럽혀 본다. 역시나 미동도 없는 공주...

공주를 뒤로하고 다시 청평사를 향한다, 그 길에 공주가 기거했다는 공주굴을 만나고 구성폭포가 있다. 공주가 목욕했다는 공주탕은 청평사까지 올라가야 있다. 쉬는 곳과 기거하는 곳, 목욕하는 곳 사이가 참 띄엄띄엄이다.

 

 

청평사 고려서원 창건과 관련있다는인물의 부도를 둘러싼 담장이 운치있다. 이끼 앉은 기왓장, 투박한듯 정갈한 돌담, 그 돌담에 빗기는 햇살, 과거 이곳을 감싸고 있었을 청정하고 고요함이 힘들지 않게 떠오른다. 청평사까지 이끼 덮힌 나무와 바위가 곳곳에 보인다.  

 

 

청평사 가는 길엔 이끼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들도 곳곳에 있다. 연못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야기와 상관없이 나무와 그 초록빛을 머금은 연못이 평온한 기운을 건낸다.

 

 

폭포, 바위, 공주, 연못을 지나 쉬엄쉬엄 오르던 길에 다원이 있다. 작은 그릇에 앙증맞게 담긴 꽃이 사랑스럽다. 다원 주인이 추천한 발효를 거쳤다는 쑥차, 그 향그러운 달콤함에 온전한 쉼표를 찍는다.

 

 

다원에서 쑥차와 함께 한숨돌린 후 청평사로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재치있는 다리를 건너니 청평사가 있다. 청평사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절이지만 다리는 1978년에 만들어 둔 다리인 듯하다. 삼십오년 된 다리에도 이끼가 앉아 오래된 기운을 뿜어내는데 그 보다 훨씬 이전에 지어진 청평사는 선명하다.

 

 

절 한 켠엔 스님들의 먹을거리인 배추가 햇살아래 곱고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밭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앉은 나무 잠자리와 중간 중간에 걸어둔 나무판이 앙증맞기 그지 없다. 잠자리를 가까이서 보니 눈알이 예사롭지 않다. 재치와 솜씨를 두루 갖춘 그 누구가 도시 방문객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야말로 보시

 

 

여름햇살이 부끄러울 정도로 뜨겁고 눈부시게 내리쬐는 가을햇살아래 산을 오른 땀을 잘 안다는 듯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에 제 몸을 지탱못하고 흔들리는 처마밑 풍경이 청량한 소리를 만든다.

 

 

그림같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다. 명당이 뿜어내는 좋은 기운을 들여 마신다. 밥벌이로 마주할 오염된 콘크리트 속에 몸을 내던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마음으로.

 

 

길떠나기 전에 장수샘에서 물 한바가지를 받아 목을 축인다, 편의점에서 산 생수와 사뭇 다른 물맛에 생수통의 남은 물을 과감히 부어 버리고 장수샘의 물을 받아 채운다.

 

 

초가을, 해가 많이 짧아졌다. 춘천역으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을 보니 곧 해가 저물 듯 하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悟道頌

 

심생종종생 心心種種生

심멸종종멸 心滅種種滅

여시구멸이 如是俱滅已

처처안락국 處處安樂國

 

마음이 일어나면 모든 것들이 생겨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것들이 사라지네

이와 같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곳곳이 모두가 극락세계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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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사관광지 / -

주소
강원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669-2번지
전화
016-683-3494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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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2. 10. 3. 00:42 / 시선일기

10월,

초가을 청명한 하늘에 취하다.

공활한 하늘,

높고 신비로운 구름을 품고 있다.

두 손을 담그면 파란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그 매혹,

마음에 담는다.

 

 

 

 

 

 

 

그늘버섯꽃 / 2012. 10. 3. 00:30 / 시선일기

아침에 느긋하게 집을 나서서 지하철 7호선으로 상봉역에 가서 경춘선을 타고 남춘천까지 간다. 남춘천역의 2번출구로 나가 11번 버스를 탄다. 150번 버스를 타도 된다. 정류장 안내판에 150번은 안보이는 것 같지만 있다고 하니까.....여튼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간다. 소양강댐이 종점이다. 종점인 소양감댐에서 내려 버스를 뒤로 하고 앞으로 앞으로 전진하여 언덕길을 내려가 선착장에서 청평사가는 배를 탄다. 소양강을 즐기다 배에서 내려 길따라 가니 청평사이다.

 

[소양강댐 - 소양강댐에 모아 둔 물에 물고기들이 저렇게 논다는 의미?!]

 

[달리는 배꽁무니에서 바라보는 선착장 : 햇살이 얼마나 좋은지

나의 카메라 다루는 수준에선 넘쳐나는 빛이 감당이 안될 뿐이고, 정말 눈부시다. ] 

 

[남이섬 들어갈 때보다 훨씬 훨씬 좋다. 버스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어느정도 녹아내린다.

배야 배야 달려라 달려라 출렁거려다오~ ]

 

 

남춘천역이든 춘천역이든 역에서 소양강댐까지 오가는 버스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다. 거기다 탁 보아도 머리에 피도 안마른 연인들이 노친네가 불안불안하게 서서 흔들리는데도 지들 연애질포즈만 잡고 자리차지 하고 앉아 있는 꼬라지엔 저런 X가지들이란 말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온다. 대중교통에서 노약자석을 차지하고 비키지 않는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심정이 이럴까?!

여튼 버스를 타는 것은 그야말로 전쟁, 아침 출근길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청평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ITX를 타고 온다. 이용객이 많은 듯 하다. 2시까지 예약가능하던 열차들이 4시 정도 되자 모두 예약불가능이다. 그래도 ITX는 객차와 객차 사이에 여분의 좌석이 있어 입석 차표를 사도 앉아서 올 수 있는 확률이 초큼은 있다.

 

[소양강댐 완공 기념탑인듯 한데 저기 두 팔을 치켜들고 있는 자는 정체가 뭘까? 주저리 주저리 새겨 둔

글을 다 읽지 않아 모르는 것인가?! 여튼 정체불명의 저자는 댐완성되었다고 조아라 하는 것인가?!]

 

[배에 올라 방금까지 머물렀던 그 곳을 바라본다]

 

[출발하기를 기다리는 배 안에서 한 컷,

배의 정박을 지지하는 로프, 마치 소양강에 사는 물귀신이 배에 오르려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는 형세라고 할 수 있을까. 곧 있으면 물이 뚝뚝떨어지는 머리를 내밀고 물귀신이 등장할 것처럼 보일 뿐]

 

배에서 내려서 청평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먹을 거리를 파는데 메뉴는 가게들마다 거의 엇비슷하다. 대략 점심때 그곳에 도착한지라 고픈 배를 채우려 한 가게에 자릴 잡고 산채비빔밥과 감자전을 폭풍흡입했다. 시장이 반찬인지라 후르륵 흡입하고 나니 그제서야 여러가지에 신경이 간다. 산채비빔밥은 먹을 만했다. 감자전은 제대로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은듯 그저 그랬다. 흡입한 음식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청결도는 글쎄올시다이다. 보기에 완전 더럽구나는 아니었지만 위생 따위는 대충지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위가 보통 위인가. 먹을 거리가지고 장난치고 깨끗하게 제대로 하지 않는 뉴스를 얼마나 많이 접하는가. 거기다 최근에 방사능도 덧붙여졌지만 우린 꿋꿋이 먹고 있다. 그러니 우리 위가 불결함에 얼마나 잘 단련되었겠는가. 괜찮다, 먹고 안 죽는다.

 

[먹을거리의 위생이 의심되고 만원버스가 징글징글하지만

멀리 있는 부드럽고 힘있는 산세를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청정한 마음이다]

 

[물 위에 부서지는 햇살의 배웅, 다음 노는 날까지 잘 견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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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 강

주소
강원 춘천시 동면
전화
설명
강원 중부지역을 남서류하여 춘천 북쪽에서 북한강에 합류하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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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2. 6. 2. 21:21 / 시선일기

과천 장미원축제

지하철에 붙은 광고를 우연히 보고 찾게 된 장미원 축제

장미꽃에 푹 묻혀볼까 가보았건만.....

 

장미는 5월이 절정인가 보다,

6월 2일에 만난 장미는 늙었다는 느낌이다.

피고 지고 피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아름다움이 퇴색되었다고 할까

 

물론 아직 소담스럽고 사랑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장미도 있지만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다.

거기다 명색이 장미축제인데 양귀비가 절반이다.

 

오늘 장미원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스카이 리프트였던 것 같다.

리프트에 앉아 느끼는 6월의 바람은 싱그럽고 시원했다.

스카이 리프트가 코끼리 열차에 비하면 비용이 비쌌지만 아깝지 않았다.

 

- 스카이 리프트와 스카이 리프트에서 내려다 본 테마가든, 장미원

사실 스카이 리프트 모양새는 그리 예쁘지 않다고 본다. 

새마을금고, 저 흰 글씨만 없어도 그럭 저럭 괜찮을 터인데.

 

 

 

- 만개하여 꽃잎 끝이 상했음에도 사진찍는 사람들은 넘쳐났고,

장미를 그리고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도 몇 분 뵈었다.

 

 

 

 

 

- 양귀비,

바람에 꽃대 위에 있던 꽃들이 흩어지는 모습이 그렇게나 매혹적일 줄이야..

 

 

- 꽃에서 꽃으로 옮겨다니다 보면 장미와 양귀비 외에 다른 꽃들도 만날 수 있고, 시원한 분수를 만날 수도 있다, 조금은 뜬금없어 보이지만 장승도 테마가든 안에 자리하고 있다.

 

 

 

 

 

장미원 자체는 그다지 매력적인지 모르겠으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도시락들고 가서 느긋하게 무위의 시간을 보내기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개구리 왕눈이와 아로미를 뒤로 하고 장미원을 나섰다.

 

65세 이상은 경로우대로 입장료 무료이다. 그러나 입장권 판매처에 가서 신분증을 보여 주고 입장권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어른은 입장료 2000원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스카이 리프트를 이용하여도 좋고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도 좋다. 스카이 리프트는 편도일 경우 어른 5000원, 왕복 9000원이다. 코끼리 열차는 편도에 어른 8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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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1. 10. 15. 21:19 / 시선일기

가보겠노라 그저 벼르고만 있던 수원화성을 드디어 다녀왔다. 하지만....

수원화성을 간 날엔 48회 수원화성 문화제의 두번째 날, 님이 오시다의 날이었다, 이 날 정조대왕 능행차 및 시민 퍼레이드가 있어 교통 통제가 있었다, 그래서 버스가 다니지 않아 수원역에서 향교로를 따라 걸어야만 했다, 걷는 것은 그닥 문제가 될 것 없었으나 소음처럼 울려대는 음악소리와 엄청난 인파에 수원화성을 밟기 전에 녹초가 되버렸다.

수원향교를 지나 팔달문을 돌아 종로삼거리에서 잠시 퍼레이드를 보았다, 퍼레이드 행렬을 기다리는 시민들 뒷편에 밀려난 행사 참여자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 10월임에도 더운 날에 의관을 갖추고 활통까지 매고 서서 인파 뒤로 밀려났으나 그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서있었던 이 사람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었다.



이 날은 화성열차도 운행하지 않아 열차도 타 볼 수가 없었다, 다만 화성행궁이나 성곽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 이것만이 유일한 위안...
화성행궁 안에도 사람이 많아 정말 스쳐지나 행궁의 뒷동산에 올랐다. 미로한정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미로한정 주변과 화성행궁을 내려 보았다.



화성행궁엔 상설체험과 주말체험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상설체험에 사도세자 뒤주 들어가보기가 있다, 다른 것이 돈을 내야 하는 반면 뒤주 들어가보긴 무료이다. 무료라도 그닥 해 보고 싶지 않은 체험이다. 누가 생각해 낸 체험프로그램인지...

행궁을 떠나 화성으로 발길을 옮겼다,
화서문에서 장안문을 거쳐 연무대를 지나 성곽을 따라 다시 팔달문으로 갔다.

화서문은 수원 화성의 4대문 중의 하나이다.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이 화서문과 함께 4대문을 구성하고 있는데 2011년 10월 현재 팔달문은 보수 중이었다. 거기다 툭 끊겨 남대문처럼 도로 한 가운데 섬처럼 있다.


화서문 근처엔 깃발들이 흰색 바탕에 청색글씨가 쓰여 있었는데 장안문쪽으로 가니 검정색 바탕 붉은 글씨가 새겨진 깃발이 있다. 아마도 동서남북 방위든 무엇이든 어떤 기준에 의해 각각 색을 달리하는 깃발이 세워져 있는 듯하다.
지금은 순시하는 병사들이 없으니 거칠 것 없이 그저 수원화성을 걸으면 된다.


장안문


성곽을 따라 걷다보니 쓰레기들이 곳곳에 보인다, 한 쪽에선 세계문화유산이라며 자랑질인데 한쪽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니 참 자유로운 나라이다.

화성을 따라 걷는 사람들이 참 많다, 옛스럽고 무엇보다 우리만의 특색이 되는 문화유산이 남아 있어 그것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참 멋진 일인 것 같다, 수원화성은 서울성곽보다 만나기 쉬운 점이 더 매력적인 것 같다.


화성을 따라 걷다 보니 눈에 띄는 건물이 보인다. 우리 것과 중국 것의 퓨전처럼 느껴지는 이 건물에  붙어 있던 간판은 모자박물관이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특색있어 보여 재밌다.


수원천에 도달했다. 수원천을 굽어보며 화성행궁의 미로한정에 이어 두번째 긴 쉼을 가졌다, 요 부근에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이 있다.
수원천이 내려다보이는 이 곳도 좋다, 흰 새 한마리가 유유자적 물가에서 거닐다 날아올라 수원천을 따라 있는 나무에 올라앉는다, 그러더니 다시 날아올라 화홍문 뒷편으로 날아간다, 이 새야 말로 신선팔자를 타고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수원천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미풍에 땀을 식히고 다시 출발..



연무대, 봉돈 등을 지나며 성곽을 따라 다 돌긴했지만 제대로 보고 오지 않았다, 초행길에 엄청난 인파에 기를 온통 뺏기고 난 후 만난 수원화성은 그저 피곤의 성곽이었던 것 같다, 찬찬히 조용히 둘러보러 언제 한 번 더 가보야 겠다, 이번에 둘러보지 못한 서장대 쪽도 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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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1. 9. 6. 22:07 / 시선일기


아~~ 늦여름 땡볕은 대단했다
그 뜨거움 아래 걷고 또 걸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렸다
땀은 끝을 모르고 피부를 비집고 나왔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몸속을 파고들어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국수를 먹어도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견디며 환한 태양 아래 담담하게 서있는 경기전은 고고했다
태조 이성계,
짙은 감색 곤룡포에 파란색 칼라 같은 것이 보이는 임금님 초상은 이성계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경기전이 무엇하는 곳인지 모르고 그냥 들어갔던 터라 후에 이성계의 초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에게 감탄을 좀 했다, 가끔 자신에 대해 감탄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다라고 믿는다

 

배롱나무로 생각되는데 꽃의 빛깔이 오죽헌의 그것보다 흐려보인다, 그럼에도 단정한 담장과 기와와 너무도 조화롭게 보인다


우리 옛 건물은 나무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서로에게 녹아들어 최상의 자연스런 풍경을 만들어 낸다



문을 통해 보이는 또 다른 공간,


매화나무, 이 나무에는 어떤 사연이 있길래 땅과 맞닿아 있는 것일까, 글을 읽기도 귀찮은 더위로 팻말을 앞에 두고도 시선을 거두어 버렸던 것이 아쉬워진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마치 하나의 건물인 것 같다, 기왓장 너머로, 처마 밑으로 보이는 전동성당이 주는 매력이 독특하다, 얼핏 기억이 나는 것은 저 전동성당은 바로크와 로코코가 섞였다는 것, 바로크, 로코코 그리고 한국의 옛 건물...


맞배지붕이 단정한 매력으로 절도있게 서있다, 제사를 위한 곳이어서 인지 사용한 목재들이 반듯반듯한 것 같다,




경기전을 나와 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뜬금없어 보이는 녀석이 있다,


걷다가 쉼터용 정자 옆에 마련해 둔 또랑에 동물들 머리가 튀어 나와 있다, 정체가 모냐?



 

길가에도 또랑이... 얘들은 물 흘려보내고 관리하느라 돈이 얼마나 들까? 하기사 발이나 간신히 잠길 만큼의 깊이에 폭도 넓지 않으니 서울 어디만큼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


걸으면서 저 골목 참 괜찮다, 저것은 참 예쁘구나 등등 입은 움직이고 있었으나 카메라 셔터를 누를 기운은 더위에 녹아내려버린지라 전주의 풍경은 그저 눈에 담았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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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1. 9. 5. 21:59 / 시선일기

2011년 9월 3일 토요일
시화호를 건너고 소래포구를 거닌 날

절기와 달력은 가을이지만 여름 기운 그대로인 날
에어컨이 고장난 차를 타고 달렸다
정지해 있을 땐 흡사 건식 사우나
달릴 때 불어오는 바람도 그닥 시원치 않은, 그저 땀을 억제해 줄 정도의 강도다
그럼에도 싫지 않았던 것은 달리면서 마음껏 눈에 담을 수 있었던 푸른 하늘과 늘 봐도 멋진 구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이시여!
저는 내 임과 서로 사랑하오니 변치않고 영원하게 해 주세요
산에 봉우리가 닳아 없어지면
강에 물이 다 말라 버리면
겨울에 우레가 진동하고 여름에 눈이 오면
하늘과 땅이 하나로 붙어 버리면
비로소 내 임과 헤어지겠나이다


언제든지 날아오를 수 있는 새, 잠시 날개를 접고 인간들이 생선을 사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 건방진 녀석, 그래도 저렇게 푸른 하늘로 날아 오를 수 있는 네 녀석이 그저 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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