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7. 03. 일
비내리는 일요일 남산 걷다
신세계 본점에서 출발해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따라 남산케이블카 출발지에 도착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를까 걸어 오를까 잠시 고민하다 걷기를 택했다
걷기를 택하고 발걸음을 옮기다 만난 자동차, 앙증맞은 그래픽, 시선을 던지고 다시 걷다
소파길을 따라 가다 보니 숲이 우거진 길이 보인다, 무작정 길을 건너 진입, 백범광장 방향으로 오르는 길이다
한양공원, 오래되어 보이는 이 돌덩이, 이것도 일본인들의 흔적, 이 표석은 원래 남산 3호터널 북쪽 입구 쪽에 있었지만 터널 공사로 현 위치로 옮겨진 것
표석을 뒤로 하고 마주한 길, 마음에 쏙 든다
걷다 보니 목멱산방이 있다, 목멱산방 뒤켠에 쏟아져 내리는 작은 폭포가 보인다, 감탄!!
조지훈 시비를 만나다
..파초우
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촛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과 마조 앉아라
들어도 싫지 않은 물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 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길따라 곳곳에 작은 연못이 있다, 인위적인 맛이 뚝뚝떨어지지만 나쁘지 않다
산책로 가에 붙어있는 마루처럼 촘촘히 만들어진 작은 길, 샌들과 나무가 만나는 소리가 좋았지만 산책로를 훼방하는 듯해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무성한 초록 아래 물기를 한껏 머금은 벤치, 다정하게 다가온다
힘차게 그리고 얌전히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마주하고 반가운 마음을 나눈다
곳곳에 크고 작게 물이 흘러내린다, 평화롭다, 知者樂水 仁者樂山라지...그러나 지자가 아니어도 인자가 아니어도 산과 물은 좋다
안개 자욱한 세상이 신비로워 보인다, 저 길 따라 가다보면 다른 세상에 닿을 것만 같다
하지만 저 길을 따라 가면 또 다른 세상이 아닌 국립극장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 즈음에 서울 N타워와 팔각정 표지를 보고 그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인적드문 길을 비와 안개가 채운다, 경사진 길을 오르고 계단을 오를수록 안개는 더욱 자욱해진다
계단이 이어져 있는지 끝인지조차 분간되지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 안개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앞이 보리 뿐이다, 내 앞에 펼쳐진 길은 바로 몇 발자국 앞만 보인다, 그런 길이 낯설지 않다
구슬땀을 닦고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오르다 보니 정자가 다소곳이 있다, 정자를 바라보며 벤치도 앉아 있다
곧 서울 N 타워이다, 안개 속으로 빨려들어간 도로가 매혹적이다, 서울의 중심점이 여기에 있다 (관련 뉴스 클릭 )
서울은 조선 태조 3년 1394년 한양 천도로 도듭지가 되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행정구역 확장이 이루어져 한양 도성 중심에서 한강의 남북을 아우르게 되었다, 따라서 서울의 지리적 중심점은 남산의 정상인 현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이 표지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 결정을 위한 측량의 출발점인 대한민국 최초의 경위도 원점이었던 곳에 설치된 것으로, 국가기준점(서울25삼각점)과 지적삼각점으로서 축지와 지적 측량에 쓰인다.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예장동 산5-6
좌표 위도 37˚ 33’ 06 6" 경도 126˚ 59’ 19 6" 높이 267m
반갑게 인사하는 해치, 그 뒤로 아스라히 보이는 서울 N타워
그런데 이 조형물은 왜 여기에?
이건 중국 진시황 무덤에나 있어야 하는 그 형상?
너는 왜 여기에 있느냐?
더플레이스다이닝에서 뉴욕클래식핫도그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포장만 뉴욕클래식이고 빵도 푸석하다, 마치 오래된 빵같다, 가게 안을 그루브가 필요할 듯한 재즈로 가득 채우고 있지만 한쪽 구석엔 비가 새어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핫도그 맛 같다
서울의 모든 것이 녹색이던 그 봄날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서울의 하늘이 그렇게도 파랗던 그 여름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서울 거리의 낙엽들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그 가을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서울의 모든 것이 하얀 눈으로 덮인 그 겨울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모든 게 새로운 아침에 나는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해가 밝게 빛나는 오후에 나는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하늘이 붉세 물들어가는 저녁에 나는 당신을 사랑할거예요.
밤하늘에 별이 빛날 때 나는 당신을 이같이 사랑할거예요.
남산이 온통 사랑의 맹세로 덮였다,...자물쇠를 채우며 맹세한다 한들 깨질 연은 깨지는 법, 부질없어 보일 뿐
짙은 안개 속으로 다시 들어간다, 집으로 가는 길이 거기 있다, 비에 젖어 안개 묻힌 남산의 운치 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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