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사이언스타임즈


2011년 9월 14일 수요일



맨틀 대류에 영향 준 운석 충돌의 자극




금은 광택이 아름답고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각종 보석으로 이용된다. 또한 전기전도도가 높고 전성 및 연성이 뛰어나 산업·공업 용품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때로는 약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휴대폰 내에도 금이 들어있다. 이렇게 인류가 희귀 금속들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원시 지구에 떨어진 운석들 때문이라는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사실 이에 대한 주장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지구  맨틀 내부의 금속들이 이론적으로 예견했던 양 보다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000배에 이르기까지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관련 학자들은 이렇게 이론적으로 추산되는 양을 넘어서는 귀금속들이 특별한 외부 자극을 계기로 형성됐다고 추측해 왔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이 브리스톨 대 연구진들에 의해 진행됐다.

브리스톨 대 지구과학과 동위원소 연구팀의 매티아스 윌볼드 박사와 팀 엘리오트 교수는 실험을 위해 그린란드에서 채취한 40억년 정도 된 암석들을 분석했다. 이 암석은 옥스퍼드 대학의 스테판 무어배드 교수가 수집한 것으로, 이러한 고대 암석들을 분석하면 지구의 형성 및 구성 원소들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연구팀은 채취한 고대암석의 동위원소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는 최근 네이처 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분석에 사용한 이 40억년 된 암석은 지구가 형성되고 나서, 활발한 운석 충돌이 있기 전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용 가능한 귀금속들의 형성이 운석충돌과 같은 지구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이 암석에 포함된 텅스텐 동위원소를 가지고 분석을 진행했다. 텅스텐 또한 매우 귀한 금속 중 하나다. 1그램의 암석에 약 100만분의 1그램 정도 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 하지만 텅스텐은 여러 동위원소로 구성돼 있어 동위원소 분석에 용이하다.

텅스텐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그린란드에서 채취한 고대 암석의 텅스텐 182와 텅스텐 184의 비율이 현재 존재하는 암석의 그것에 비해 약 백만분의 13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지극히 미세한 차이일지 모르지만 연구진은 이것이 운석 충돌기 이후 금속 형성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한다.

지구가 형성된 때, 녹아내린 철들은 원시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았고 이는 핵을 형성했다. 그리고 이로부터 다양한 주요 금속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핵에서 형성된 금속들을 우리가 지금처럼 쉽게 사용할 수는 없다. 그 금속들의 구성 성분들이 어떠한 연유로 맨틀에 유입됐으며 그것이 지표로 드러나면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이번 연구는 그 자극이 바로 운석 충돌로 인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거대하고 많은 양의 운석들이 지표에 충돌하면서 지구의 맨틀에 자극을 주면서 맨틀 대류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별견을 토대로 이러한 과정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진행돼 왔으며 대륙형성 및 주요 광물 형성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 더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석 및 소행성 충돌이 현재로서는 큰 재앙일지 몰라도, 수십억 년 전의 운석 충돌은 현재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9.14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