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제의 황자들 이야기로 물꼬가 트인 듯 계속해서 중드를 보고 있다. 이번 중드는 후궁견환전이다. 후궁견환전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로서 짧은 지식으로 볼 때 역사적 인물들을 '차용'하고 있을 뿐 내용은 완전히 작가의 상상력의 산물인 것 같다.

 

건륭제가 되는 옹정제의 사황자 홍력의 인물 설정은 특히나 역사와 너무 다르다. 홍력은 강희제가 사랑한 손자로 강희제가 데려다 양육한 인물로 일찌감치 황위를 이을 인물로 여겨졌었다. 후궁견환전에서처럼 신분이 미천한 어머니의 소생에다 아버지인 옹정제의 미움을 사지도 않았고 공부도 안시키고 그러지 않았다.

 

역사 속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허구성이 다분히 느껴지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상당히 재미있다. 처음에 옹정제 역으로 등장하는 배우를 보고 뜨악했지만 볼수록 오히려 사실감이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의 내공이 좋았던 것 같다.  

 

 

위 이미지 속의 여인들은 후궁견환전이 주요 후궁들이다. 사실 76회나되는 방대한 양의 후궁견환전을 보는 것이 힘들어 3분의 2만 봤다. 앞뒤로 3분의 1씩 보았는데 대략의 이야기 흐름을 파악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다.

76회라는 분량만 보았을 때 양이 방대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고 나선 76회분량도 원래 하고 싶었던 내용에서 많이 쳐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했다. 매회 늘어지거나 처져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저 부분은 좀 이야기를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후궁의 암투라는 것이 부귀영화에 대한 욕망에 근거하기도 하겠지만 결국 한 남자에 여러 여자가 얽히면서 일어난 불상사라 생각된다. 세상사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얽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극 중 인물 미장과 견환은 막역한 사이다. 그래서 인지 두 사람 모두 후에 옹정제에 대하여 일말의 애정도 갖질 않는다. 그리고 둘에겐 황제 아닌 다른 남자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품게 된다. 미장은 온어의에게 그리고 견환은 과군왕에게. 미장과 견환이 각각 온어의와 과군왕의 자식을 낳고 황제의 자식으로 키운다. 살기 위한 방책이었겠지만 옹정제를 제대로 엿먹인 것 같아 살짝 통쾌함을 느껴진다.  

 

그런데 견환과 과군왕의 로맨스는 옹정제의 마지막 황자가 자식이 없었던 17황자 과군왕의 뒤를 이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재료로 만들어 냈을까? 그렇다면 작가의 섬세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견환과 과군왕은 드라마의 비주얼 면에서, 그리고 애틋하고 비극적인 사랑으로 드라마의 이야기에 큰 기여를 했다 여겨진다.

 

 

견환과 옹정제의 첫 만남에서 옹정제가 자신을 과군왕이라 했던 것과 이화원에서 과군왕이 견환의 모습을 오린 종이를 집어가는 것은 견환과 과군왕 사이에 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암시였다고 주장하고 싶다.

 

대체로 드라마의 여주들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을 둘 정도는 항상 달고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극정성을 받치지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서브남주' 분류가 생긴 것 아니겠는가.

후궁견환전에서도 견환은 황제의 총애를 받고 과군왕과 사랑하고 온어의의 사랑을 받는다. 40대의 옹정제와 십대 후반의 견환은 원조교제의 모습이다. 순상재와 옹정제로 가면 더 불온한 기운이 넘치지만, 여튼 옹정제와 견환은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다. 견환과 과군왕이 견환의 충복 최근석의 말대로 잘 어울리는 한쌍이고 온어의는 괜찮긴 하지만 견환과는 2% 부족한 면이 있었다. 후에 심미장에게 붙여준 것은 적절한 것 같다. 그리고 온어의, '...견환을 지키는 것은 내게 습관과 같이 되었다...'는 로맨스에 있어 굉장히 적절한 대사를 쳐준다는 점. 온어의에게도 따뜻한 애정을 나누어주리.

 

후궁견환전은 이야기도 탄탄하지만 배우들도 상당히 호연이다. 황제역의 배우도 내공이 높았지만 주인공 견환을 연기하는 배우 손려도 인상적이었다. 여러 풍상을 겪어가면서 바뀌는 견환의 화장이나 옷의 변화와 그에 따른 배우의 눈빛이나 분위기 변화가 예사롭지 않았다.

 

 

궁중암투를 좋아하는 분들 중에서 긴 이야기를 천천히 잘 즐길 수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옹정황제의 여인

정보
중국 BTV | 시 분 | 2011-12-06 ~ 2011-12-25
출연
손려, 진건빈, 채소분, 장흔, 이동학
소개
청나라 옹정제의 등극 초기. 태후는 황실의 번창과 조정 세력의 견제를 이유로 새로운 후궁들을 간택하기로 한다. 관리 견원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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