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을 좋아해서 자주 드나드는 편이지만 수문장 교대식은 처음 보았다.
경복궁 역에 내려 밖으로 나왔는데 저쪽에서 복색이 코스프레인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백인 아저씨, 물만난 듯이 대포 카메라들고 찰칵찰칼 부지런히 셔터 누르신다. 별일 아니지 싶어 궁을 통과하려니 안내방송이 나온다 수문장 교대식한다고...오~~ 그럼 저 코스프레들이....큰 북 옆에 자리를 잡고 섰다, 마침 카메라도 있고 해서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장승처럼 서서 동영상에 담아 보았다. 현장의 그 시간을 내가 보는 그대로 담았다. 
 



우리말,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해설을 하면서 교대식을 진행하니 전체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있는 볼거리이지 싶다. 힘차게 울리는 북소리로 인해 과거 실제로 교대식이 이루어지던 시절에 이 땅에 살던 사람들에겐 볼거리와 더불어 시간의 이정표 같은 역할도 했을 것 같다.

볕좋은 가을날 우연하게 맞아 떨어진 시간 때문에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다. 교대식이 끝나고 도로로 나와 잠시 뒤돌아 보니 광화문이 받치고 있는 하늘이 참 근사했다. 몇 걸음 떼니 담장 기와에 살짝 걸쳐진 구름이 평온함 그 자체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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