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의 첫날

아침나절에 정말 간만에 시원스럽게 비가 내리더니

오후부터 바람이 예사롭지 않고

급기어 저녁때가 되자 옷깃을 여미며 '쌀쌀한 기운'이 세상을 채웠다

 

어둠을 가르는 가로등 불빛과 찬기운과 벗하며 걷자니

지난 여름 어느날 먹었던 뜨끈뜨끈한 추어탕 한 그릇이 생각났다

 

이글이글대는 불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나 뜨겁소'를 외치는 듯한 보글거리는 소리의 기억,

더위가 천지를 진동하는 때이었지만 입을 통해 뱃속으로 들어간 후에 존재감을 과시하듯 몸 구석구석 퍼지는 추어탕의 열기가 마냥 좋았던 기억,

그 기억이 머리가 아니라 몸의 어느 밑바닥에서부터 차올라왔다.  

 

 

 

 

 

 

예전 외갓집 천장을 닮은 천장을 갖고 있는 종로 어드메 구석에 있는 가게에서

그렇게 뜨끈한 추어탕으로 배를 채우고 나와

미국화의 대명사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한

여름날 소박하나 넉넉하게 배를 채우고 힘을 채워준 밥 한끼 기억으로 열기를 지펴본다.

 

'일상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고객 서비스는?  (0) 2015.10.11
초코렛 포장   (0) 2015.10.05
다이소 형광펜  (0) 2015.09.21
경복궁 kyung bok palace  (0) 2015.05.21
세계로 뻗어나간 관악구  (0) 201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