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파주 민음사에서 열린 패밀리 세일에 다녀왔다.
토요일 12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것도 계산을 위해 늘어선 줄. 부지런들도 하셔라.
민음사와 그 계열사에서 나오는 책들중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그냥 휘리릭 둘러보면서 눈에 박히는 책들을 집어 와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갔는데 참 설렁설렁한 생각이었다.
책더미도 책더미이지만 공간에 비해 사람들이 많아서 책을 일별해 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서가가 아닌 벽 밑에 쌓인 책들엔 감히 접근할 수도 없었다. 서가와 벽 사이 빈틈에 계산하려고 사람들이 줄 서있어 벽 밑에 쌓인 책들을 구경해 보겠노라 줄을 비집을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그야말로 휙휙 서가 사이사이를 지나며 몇 권 집어 들고 얼른 나와 버렸다. 소량 구입을 위한 계산대가 별도로 있어서 계산하는데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소량 구입자 보다 박스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이런 세일을 이용해 민음사의 문학전집 같은 책들을 구입한다면 부담도 덜 하고 괜찮겠다 싶었다.
토요일, 패밀리 세일에서 조선희의 힐링 포토를 사왔다. 만족스럽다. 내년에도 이용해 볼 생각이다.
패밀리 세일, 영특한 행사인 것 같다. 출판사는 리퍼 책들을 처리해서 좋고 독자는 큰 하자 없는 책을 절반값에 살 수 있어 좋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민음사에서 나와 심학산에 올랐다. 계획에 없던 일인지라 부츠를 신고 올랐다. 발바닥이 아프긴 했지만 낙엽과 흙이 뒤엉킨 땅을 밟으며 나무 사이를 통과하는 기분은 청량함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은 곳곳에 작은 산들이 있다는 점. 이 국토의 미덕이 아닐까 생각된다.
심학산은 야트막한 산이었지만 산은 산인지라 파주 시내가 굽어보였다. 정상에 마련된 정자에 추워지도록 앉아 있다가 내려와 헤이리로 이동했다.
도담국수라는 집에서 때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국수전문점이라 써있어서 들어갔는데 기대치가 높았던 것 같다. 그래도 여타의 분식점보다는 국물도 깔끔하고 많이 치댓는지 국수발도 쫄깃했다. 무엇보다 먹다 남은 김치들을 그냥 엎어버리는 모습이 제일 맘에 들었다. 먹다 남은 반찬이 아닐까라는 의혹을 품고 밥먹는 내내 찜찜한 식당이 너무 많은지라.... 도담국수 벽에 걸려 있는 쟁반들로 인해 눈도 심심치 않았다.
주말이라 아이들도 많고 연인도 많아 북적북적한 헤이리였지만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시간을 나누며 보낸지라 북적한 헤이리가 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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