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연녹색 잎이 한껏 싱그러운 봄이다. 찬란한 봄이 어마무시하게 눈부시다. 아침, 저녁 냄새에서도 봄이 감지된다. 눈으로, 코로 봄을 감각할 수 있음이 멋지고 감사하다.

 

계절 노래라면 반사적으로 Aphrodite's Child의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을 떠올렸었다. 한때 자주 전파를 탔던 노래들은 기억의 바닥에 내려앉아 희미하게 되었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https://www.youtube.com/watch?v=zdOUtFsJKNU

 

 

두 서너해 정도 한국의 봄을 가르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은 솔직히 물린다. 봄을 노래하는 새 노랫가락이 필요하다. 봄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노래가 곁에 오기를 바란다.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노래를 기다리며, 갖고 있는 노래 중에 '봄'자가 들어간 노래를 찾아 봤다. 

 

 

달어쿠스틱의 봄이 오면, 그녀는  

 

이 길을 걸어가 보면 어딘가 꼭 서있을 것만 같아서
오늘도 그녈 닮은 봄냄새와 걷고 있지 나도 모르게

사랑한다는 말 해봤지만 당신은 나비처럼 떠나버렸네

사랑한다는 말 해봤지만 이 봄이 가기 전에 다시 내게 돌아와 내 사랑아

 

사랑하기에 좋은 날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겠지만 더 따사로워진 봄볕 속에서 세상이 고와지는 봄에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하모니카로 추정되는 중간 중간의 금속성 소리가 오히려 따뜻한 이 노래가 좋은 점은 보컬의 음색과 색다를 것 없는데도 귀에 들러붙는 드럼소리이다.

 

봄 기운에는 역마살이 담겨 있다. 집밖으로 나갈 줄 모르는 사람도 봄기운에 젖으면 어디론가 가고 싶어하며 집밖으로 나선다. 이 노래의 그녀도 봄기운에 흠뻑 홀려 한들한들 그렇게 어디론가 가버렸을 것 같다.  

 

 

 

 

Analog Sunday의 그 봄, 니가 분다

 

공기의 냄새는 새벽과 밤에 진해진다. 밤 공기에 흐르는 봄냄새를 느끼고 있을 때 버스정류장 광고판 불빛이 어둠 속으로 퍼져 나가고 막차를 기다리는 시간과 랜덤재생으로 조우한 그 봄, 니가 분다.

 

무심히 들어왔던 노래가 갑자기 달콤해졌다.

 

살짝 차갑지만 춥지 않은 봄밤에 노래와 썸 타며, 불어오는 '너'는 없지만 귀에 맴도는 노래와 함께 봄밤을 한껏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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