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정팔찌만 엮다보니 가내수공업을 다각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거기에 늘 한 가지 가방만 들고다니다 보니 그 아이가 너무 혹사당하는 것 같기도 하여 오랫만에 재봉틀 앞에 앉았다.

 

갖고 있는 책 중에 ママと女の子 作りしたい 秋冬服이라는 책에 들고 다니기에 무난해 보이는 숄더백이 소개되어 있어 참고하였다.

 

책에 실물본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달력을 뜯어내어 본을 그렸다. 올해 우리집은 11월 부재!

정말 오랫만에 자를 들어 보니 마음가짐이 새로워져 본의아니게 정성들여 치수대로 본을 그리고, 역시 정성들여 본을 잘라내어 천 위에 본을 올려놓고 초크로 그린 후에 시접을 주어 과감한 가위질!

 

동대문에 가서 자카드보다 튼실하면서 캔버스 느낌이 나는 천을 구해 왔다. 미제 섬유로 한마에 2만원을 줬지만 폭이 넓어서 보통의 한마보다 큼직하여 풍성한 느낌이다. 다만, 그 천을 샀을 때의 동대문 경험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는 점.

 

 

위에 있는 사진은 책의 해당 쪽을 대충 찍은 사진이다. 사진대로 우선 안감과 겉감을 마주대하여 가로와 세로에 박음질을 한 후, 모서리를 잘 맞추어 다시 한 번 박음질을 한다.

 

안감과 겉감을 마주대하고 박음질 할때 창구멍을 남기는 것을 깜빡해서 다시 창구멍을 내는 삽질을 했다. 노루발 아래서 쭉쭉 밀려가는 천의 느낌을 너무 사랑한 것 같다.

 

가방의 몸통 부분의 안감과 겉감 재봉이 끝나면 어깨끈도 안감과 겉감을 마주 대하고 박음질해 준다. 숄더백이어서 끈이 좀 긴 편이다, 뒤집을 때 도구를 이용해야 할 정도로.

 

어깨끈을 만들고 난 후, 책을 찍은 사진을 보면 단추를 여맬 끈을 만들어 넣지만, 그 부분을 생략하고 안감에 안주머니를 붙였다. 이런 통짜 가방의 단점은 수납 공간이 분리되지 않다는 것일게다. 큼직한 물건들이야 상관없지만 열쇠나 손수건 등 자잘한 녀석들은 공간이 따로 필요하다.

 

 

만드는 과정이 담긴 책 사진에서 5번을 보면 가방 윗부분의 곡선 부분을 박음질하기 전에 가위집을 넣어주고 있다. 익히 알려진 사실로서 곡선 부분을 박음질할 때 가위집을 넣어 주면 곡선이 깔끔하게 박음질된다.

 

 

아래 사진은 갖고 있는 재봉틀이다. 바느질 형태가 그려져 있는 부분이 너무 넓다는 생각이다. 노루발 부근의 공간이 좁아서 많이 불편하다.

 

 

어깨끈을 붙이고 나서 가방 몸통 아랫부분에 낸 창구멍을 통해 겉감이 보이도록 뒤집고 창구멍은 음전하게 손바느질로 꿰매주면 얼추 가방이 완성된다.

 

 

 

 

창구멍을 정돈한 뒤의 가방 모습이다. 안감이 겉감을 집어삼켜 안팎이 뒤바뀔 것 같은 기세이다. 가방 입구를 상침하여 안감의 기세를 눌러주면 숄더백 완성이다.

 

 

상침까지 하고 나니 가방이 심심 밋밋한데다 푸대자루 같아 보이기도 해서 일단 장식용으로 단추를 달아준 후에 남아도는 우정팔찌를 하나 묶었다. 장식용이지만 단추를 가방 몸통 두 쪽에 모두 달아 놓았기 때문에 여차하면 저 우정팔찌로 대강 여며보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폭이 넓은 천을 샀더니 많이 남아서 같은 모양으로 작은 가방을 하나 더 만들수 있었다. 위의 언급한 책에 엄마용과 아이용 가방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용 가방을 참고로 하였다. 책에 소개된 아이 가방은 어른들이 쓰기엔 작아서, 크기를 조정해 조금 크게 만들었다. 덕분에 달력의 12월도 없게 되었다. 

만들고 나니 19센치미터 정도 길이의 다이어리가 딱 맞는 크기이다. 블라우스에 딸려온 브로치를 떼어 달아주니 가방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보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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