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03월 04일(금)
대문호 괴테는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 듣는다(A person hears only what they understand)”고 말했다. 모르는 얘기는 들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창의성 향상의 한 구체적 방법으로 먼저 오감 중 청각을 통한 듣기의 중요성과 향상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임신 4개월 경, 태아는 오감 중 미각과 청각이 먼저 형성된다. 임신 5개월부터는 자궁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나머지 감각인 후각, 촉각, 시각은 임신 6개월경에 형성된다. 즉, 생명체는 보는 것보다 듣는 기능을 먼저 갖추는 것이다. 두뇌가 발달하고 기억력을 갖게 되는 세 살 때까지 아이들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수많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출생 후,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라고 불러보라”는 주문을 수없이 듣는다.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를 정도로 수차례 듣고 난 후에야 아이는 어설프게 “엄마”라는 단어를 발음하기 시작한다. 엄마라는 호칭을 듣고자 해서 들은 것(인지)이 아니고 듣다 보니 인식된 것(감지)이다.
욕이 나쁜 이유
반복적 학습은 사람의 버릇이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욕을 한다고 치자. 사람들이 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한다. 어린 아이가 욕을 한다면,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욕을 의식적으로 기억하고자 해서 아이의 뇌리에 입력된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이지만 반복해 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식물도 욕을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50개의 양파를 각각 두 방에 나누어 기른 연구 결과를 보여준 적이 있다. 온도, 습도, 빛 등 두 방의 조건을 똑같이 하고 한 가지 조건만 다르게 했다. 바로 소리이다. 한쪽 방에는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또 다른 방에는 녹음한 욕을 15일간 틀어주었다. 15일 후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양파는 싹이 모두 20센티미터 이상 고르게 자란 반면, 욕을 들려준 양파 50개 중에는 전혀 싹이 트지 못한 것이 5개, 싹이 자라도 5센티미터 이하인 것이 6개였다.
식물은 청각 기능이 없지만, 거친 음성의 욕에서 나오는 고주파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 것이다. 식물도 욕에 영향을 받는데, 하물며 청각 기능이 매우 발달한 만물의 영장 인간에게 욕이 독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흥분한 상태에서 튀어나오는 욕을 들으면 창의성이 퇴보된다는 사실에서 욕의 심각성을 찾을 수 있다. 고주파의 날카로운 어조가 교감신경을 자극, 심장 박동을 빠르게 만들고 흥분시키므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상적인 말투는 1천 헤르츠(hz) 미만이지만, 욕은 3천~6천 헤르츠의 고주파이다. 이와는 반대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인체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준다.
욕을 하는 습관은 영화나 드라마의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 조직 폭력배를 주제로 다룬 영화나 형사들의 활동을 담은 영화들은 여과 없이 욕을 내뱉는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이 욕을 하는 배역을 맡았을 때, 관람자가 그것을 멋있는 행동이라고 잘못 받아들여 욕을 모방하는 경우도 있다. 담배 연기에 의한 간접흡연처럼 욕은 듣는 사람에게 ‘간접 폭력’을 휘두른다. 나쁜 표현을 듣는 ‘간접 경험’도 간접적인 상처가 된다. 다시 말해, 직접 나를 겨냥한 욕이 아니어도, 그것을 듣는 자체가 해롭다는 의미이다.
특히 인터넷과 같은 가상공간에서는 상대방을 볼 수 없으므로 많은 욕설들이 난무하기 쉽다. 이런 환경에 놓이면 좋은 감성을 키울 수 없게 되고, 격한 감정만이 커져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언어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도 통제하지 못한다.
의문(question)은 갖되, 의심(doubt)하지 않는다
의심하는 것이 과학적인 접근 방법이라는 주장은 잘못이다. 친구나 부모의 말까지 의심하기 시작하면 삶은 더 복잡해진다. 의심(doubt)이 아니라 의문(question)을 바탕으로 할 때만 사고가 발달한다. 믿으려 하지 않으면서 듣는 습관은 공동체의 틀을 깨뜨리는 불건전한 요소이다. 신뢰를 갖고 듣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음악치료법(music therapy)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악치료법은 음악을 통해 심리 치료를 돕는 분야를 말한다. 음악(예술)의 효과를 심리학(사회과학)과 접목해 의학(자연과학)의 한 부류인 신경정신과에 적용한 것이다. 음악 치료의 효능이 언제 나타나는지 관찰해보면, 음악치료를 시행하는 전문가가 그 효능을 확신하고 치료 대상자를 대하고, 동시에 치료 대상자가 그 효능을 믿을 때이다. 집중해서 인지하건, 집중이 흐트러져 감지하건 효능을 믿고 들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태교 음악으로서 마스네(1842~1912)가 작곡한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is)’이 평온한 느낌을 준다거나, 바흐(1685~1750)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 2번(BWV. 1041, 1042)’,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BWV. 1043)’ 등이 활기찬 느낌을 불어넣어주며,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5, 8, 10, 11, 16, 17번(K. 283, 310, 330, 331, 570, 576)’ 등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믿고 들으면 그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때 모차르트의 작품을 비롯한 고전 음악이 단기적으로 시공간 지각력과 추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해 클래식 음악 붐이 인 적이 있다. 이를 ‘모차르트 효과’라고 한다. 많은 의학적 발표가 과학적으로 100퍼센트 입증되기 힘든 사실을 감안하면 심리 효과는 더욱 그렇다.
분명한 것은 음악이 언어라는 측면에서 멜로디를 인지하면 그것이 언어적 뇌 기능을 활발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믿고 듣는다면 어떤 음악이든 지각력과 추리력을 키워줄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청각을 자극하자
음악회에서 직접 음악을 들으면 공기의 떨림을 통해 전해져 오므로 실질 접촉(tangible contact)의 효과가 있다. 오케스트라와 같이 현악기와 관악기가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어내는 경우, 마치 거대한 움직이는 화폭을 그려내는 듯하다. 당연히 솔로 연주나 실내악 연주보다도 더욱 많은 베리에이션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케스트라의 향연은 더 다채로운 상상의 세계로 여행하도록 도와준다.
축음기나 라디오조차 없던 바로크 시대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에는 직접 공연장에서 음악을 들어야 했다. 당시의 많은 시인, 소설가, 철학가들이 세기를 뛰어넘어 현재까지도 인정받는 뛰어난 창작품과 사상을 탄생시킨 것은 이처럼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들의 창의성을 더욱 북돋울 수 있었던 것이다.
자연미를 묘사하는 음악 작품을 감상하는데 제목은 충분한 안내자가 된다. 자연이 주는 영감이 작곡가의 상상력을 통해 음악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의 시대적 배경, 작곡가의 작품 창작시의 상황, 심리 상태까지 안다면 그 이해의 깊이는 한 층 더해 질 것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그의 저서 ‘보다 듣다 읽다’에서 “주제란 예술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푸는 방식이며, 일관된 의미적 체계를 위해 따르지 않으면 안 될 ‘강요된’ 사항들을 풀어가는 방식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음악의 주제가 무엇인지 알고 들을 때 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저작권자 2011.03.04 ⓒ ScienceTimes
대문호 괴테는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 듣는다(A person hears only what they understand)”고 말했다. 모르는 얘기는 들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창의성 향상의 한 구체적 방법으로 먼저 오감 중 청각을 통한 듣기의 중요성과 향상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임신 4개월 경, 태아는 오감 중 미각과 청각이 먼저 형성된다. 임신 5개월부터는 자궁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기 시작한다. 나머지 감각인 후각, 촉각, 시각은 임신 6개월경에 형성된다. 즉, 생명체는 보는 것보다 듣는 기능을 먼저 갖추는 것이다. 두뇌가 발달하고 기억력을 갖게 되는 세 살 때까지 아이들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수많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출생 후, 아이는 엄마에게 “엄마라고 불러보라”는 주문을 수없이 듣는다.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를 정도로 수차례 듣고 난 후에야 아이는 어설프게 “엄마”라는 단어를 발음하기 시작한다. 엄마라는 호칭을 듣고자 해서 들은 것(인지)이 아니고 듣다 보니 인식된 것(감지)이다.
욕이 나쁜 이유
반복적 학습은 사람의 버릇이나 인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욕을 한다고 치자. 사람들이 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언젠가 한 번이라도 들어보았기 때문이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는 사용하지 못한다. 어린 아이가 욕을 한다면,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욕을 의식적으로 기억하고자 해서 아이의 뇌리에 입력된 것은 아니다. 무의식적이지만 반복해 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텔레비전의 한 프로그램에서 식물도 욕을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느냐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50개의 양파를 각각 두 방에 나누어 기른 연구 결과를 보여준 적이 있다. 온도, 습도, 빛 등 두 방의 조건을 똑같이 하고 한 가지 조건만 다르게 했다. 바로 소리이다. 한쪽 방에는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또 다른 방에는 녹음한 욕을 15일간 틀어주었다. 15일 후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양파는 싹이 모두 20센티미터 이상 고르게 자란 반면, 욕을 들려준 양파 50개 중에는 전혀 싹이 트지 못한 것이 5개, 싹이 자라도 5센티미터 이하인 것이 6개였다.
식물은 청각 기능이 없지만, 거친 음성의 욕에서 나오는 고주파가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 것이다. 식물도 욕에 영향을 받는데, 하물며 청각 기능이 매우 발달한 만물의 영장 인간에게 욕이 독과 같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흥분한 상태에서 튀어나오는 욕을 들으면 창의성이 퇴보된다는 사실에서 욕의 심각성을 찾을 수 있다. 고주파의 날카로운 어조가 교감신경을 자극, 심장 박동을 빠르게 만들고 흥분시키므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평상적인 말투는 1천 헤르츠(hz) 미만이지만, 욕은 3천~6천 헤르츠의 고주파이다. 이와는 반대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인체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안정감을 찾도록 도와준다.
욕을 하는 습관은 영화나 드라마의 언어폭력에서 비롯된다. 조직 폭력배를 주제로 다룬 영화나 형사들의 활동을 담은 영화들은 여과 없이 욕을 내뱉는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연예인이 욕을 하는 배역을 맡았을 때, 관람자가 그것을 멋있는 행동이라고 잘못 받아들여 욕을 모방하는 경우도 있다. 담배 연기에 의한 간접흡연처럼 욕은 듣는 사람에게 ‘간접 폭력’을 휘두른다. 나쁜 표현을 듣는 ‘간접 경험’도 간접적인 상처가 된다. 다시 말해, 직접 나를 겨냥한 욕이 아니어도, 그것을 듣는 자체가 해롭다는 의미이다.
특히 인터넷과 같은 가상공간에서는 상대방을 볼 수 없으므로 많은 욕설들이 난무하기 쉽다. 이런 환경에 놓이면 좋은 감성을 키울 수 없게 되고, 격한 감정만이 커져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언어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도 통제하지 못한다.
의문(question)은 갖되, 의심(doubt)하지 않는다
의심하는 것이 과학적인 접근 방법이라는 주장은 잘못이다. 친구나 부모의 말까지 의심하기 시작하면 삶은 더 복잡해진다. 의심(doubt)이 아니라 의문(question)을 바탕으로 할 때만 사고가 발달한다. 믿으려 하지 않으면서 듣는 습관은 공동체의 틀을 깨뜨리는 불건전한 요소이다. 신뢰를 갖고 듣는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음악치료법(music therapy)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악치료법은 음악을 통해 심리 치료를 돕는 분야를 말한다. 음악(예술)의 효과를 심리학(사회과학)과 접목해 의학(자연과학)의 한 부류인 신경정신과에 적용한 것이다. 음악 치료의 효능이 언제 나타나는지 관찰해보면, 음악치료를 시행하는 전문가가 그 효능을 확신하고 치료 대상자를 대하고, 동시에 치료 대상자가 그 효능을 믿을 때이다. 집중해서 인지하건, 집중이 흐트러져 감지하건 효능을 믿고 들을 때 효과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태교 음악으로서 마스네(1842~1912)가 작곡한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is)’이 평온한 느낌을 준다거나, 바흐(1685~1750)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 2번(BWV. 1041, 1042)’,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BWV. 1043)’ 등이 활기찬 느낌을 불어넣어주며,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5, 8, 10, 11, 16, 17번(K. 283, 310, 330, 331, 570, 576)’ 등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믿고 들으면 그대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때 모차르트의 작품을 비롯한 고전 음악이 단기적으로 시공간 지각력과 추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해 클래식 음악 붐이 인 적이 있다. 이를 ‘모차르트 효과’라고 한다. 많은 의학적 발표가 과학적으로 100퍼센트 입증되기 힘든 사실을 감안하면 심리 효과는 더욱 그렇다.
분명한 것은 음악이 언어라는 측면에서 멜로디를 인지하면 그것이 언어적 뇌 기능을 활발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사실을 믿고 듣는다면 어떤 음악이든 지각력과 추리력을 키워줄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으로 청각을 자극하자
음악회에서 직접 음악을 들으면 공기의 떨림을 통해 전해져 오므로 실질 접촉(tangible contact)의 효과가 있다. 오케스트라와 같이 현악기와 관악기가 어우러져 화음을 만들어내는 경우, 마치 거대한 움직이는 화폭을 그려내는 듯하다. 당연히 솔로 연주나 실내악 연주보다도 더욱 많은 베리에이션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오케스트라의 향연은 더 다채로운 상상의 세계로 여행하도록 도와준다.
축음기나 라디오조차 없던 바로크 시대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시대에는 직접 공연장에서 음악을 들어야 했다. 당시의 많은 시인, 소설가, 철학가들이 세기를 뛰어넘어 현재까지도 인정받는 뛰어난 창작품과 사상을 탄생시킨 것은 이처럼 현장에서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들의 창의성을 더욱 북돋울 수 있었던 것이다.
자연미를 묘사하는 음악 작품을 감상하는데 제목은 충분한 안내자가 된다. 자연이 주는 영감이 작곡가의 상상력을 통해 음악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의 시대적 배경, 작곡가의 작품 창작시의 상황, 심리 상태까지 안다면 그 이해의 깊이는 한 층 더해 질 것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그의 저서 ‘보다 듣다 읽다’에서 “주제란 예술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푸는 방식이며, 일관된 의미적 체계를 위해 따르지 않으면 안 될 ‘강요된’ 사항들을 풀어가는 방식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음악의 주제가 무엇인지 알고 들을 때 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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