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공기와 맑은 물소리를 벗삼아 청평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청평사와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의 주인공과 조우한다. 공주와 뱀이 되어 공주를 휘감고 있는, 공주를 사랑했던 청년이 바로 그들이다.

냇가에 뱀을 휘감고 앉은 공주 주변을 돌며 찬찬히 그녀를 살핀다. 발이 상당히 크다, 은근슬쩍 유치한 장난기가 발동한다. 무용한 일임에도 공주의 발바닥을 간지럽혀 본다. 역시나 미동도 없는 공주...

공주를 뒤로하고 다시 청평사를 향한다, 그 길에 공주가 기거했다는 공주굴을 만나고 구성폭포가 있다. 공주가 목욕했다는 공주탕은 청평사까지 올라가야 있다. 쉬는 곳과 기거하는 곳, 목욕하는 곳 사이가 참 띄엄띄엄이다.

 

 

청평사 고려서원 창건과 관련있다는인물의 부도를 둘러싼 담장이 운치있다. 이끼 앉은 기왓장, 투박한듯 정갈한 돌담, 그 돌담에 빗기는 햇살, 과거 이곳을 감싸고 있었을 청정하고 고요함이 힘들지 않게 떠오른다. 청평사까지 이끼 덮힌 나무와 바위가 곳곳에 보인다.  

 

 

청평사 가는 길엔 이끼만 많은 것이 아니라 이야기들도 곳곳에 있다. 연못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야기와 상관없이 나무와 그 초록빛을 머금은 연못이 평온한 기운을 건낸다.

 

 

폭포, 바위, 공주, 연못을 지나 쉬엄쉬엄 오르던 길에 다원이 있다. 작은 그릇에 앙증맞게 담긴 꽃이 사랑스럽다. 다원 주인이 추천한 발효를 거쳤다는 쑥차, 그 향그러운 달콤함에 온전한 쉼표를 찍는다.

 

 

다원에서 쑥차와 함께 한숨돌린 후 청평사로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재치있는 다리를 건너니 청평사가 있다. 청평사는 고려시대 만들어진 절이지만 다리는 1978년에 만들어 둔 다리인 듯하다. 삼십오년 된 다리에도 이끼가 앉아 오래된 기운을 뿜어내는데 그 보다 훨씬 이전에 지어진 청평사는 선명하다.

 

 

절 한 켠엔 스님들의 먹을거리인 배추가 햇살아래 곱고 예쁘게 자리하고 있다. 밭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앉은 나무 잠자리와 중간 중간에 걸어둔 나무판이 앙증맞기 그지 없다. 잠자리를 가까이서 보니 눈알이 예사롭지 않다. 재치와 솜씨를 두루 갖춘 그 누구가 도시 방문객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야말로 보시

 

 

여름햇살이 부끄러울 정도로 뜨겁고 눈부시게 내리쬐는 가을햇살아래 산을 오른 땀을 잘 안다는 듯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에 제 몸을 지탱못하고 흔들리는 처마밑 풍경이 청량한 소리를 만든다.

 

 

그림같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다. 명당이 뿜어내는 좋은 기운을 들여 마신다. 밥벌이로 마주할 오염된 콘크리트 속에 몸을 내던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마음으로.

 

 

길떠나기 전에 장수샘에서 물 한바가지를 받아 목을 축인다, 편의점에서 산 생수와 사뭇 다른 물맛에 생수통의 남은 물을 과감히 부어 버리고 장수샘의 물을 받아 채운다.

 

 

초가을, 해가 많이 짧아졌다. 춘천역으로 데려다줄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을 보니 곧 해가 저물 듯 하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悟道頌

 

심생종종생 心心種種生

심멸종종멸 心滅種種滅

여시구멸이 如是俱滅已

처처안락국 處處安樂國

 

마음이 일어나면 모든 것들이 생겨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모든 것들이 사라지네

이와 같이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곳곳이 모두가 극락세계로구나

 

 


큰지도보기

청평사관광지 / -

주소
강원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669-2번지
전화
016-683-3494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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