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천년 한식 견문록'이라는 책을 읽었다.
생각의 나무에서 출판된 책이고, 필자는 정혜경으로
음식학자라고 한다.
크게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매일 마주 하는 밥상에 대해서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싶다는 '건전한' 생각을 했다.
곧 있으면 추석이다. 예나 지금이나 풍성한 음식은 큰 기쁨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 아닐까 싶다.
추석의 기쁨인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엥겔지수가 겁나게 높은 우리나라에서 음식 장만을 위해 직접 장을 보는 이들의 마음은 썩어 들어가겠지만 잠시 외면하려 한다.
추석에 토란국을 먹다
대추 볼 처음 붉고 밤송이 벌어질 때 棗頰初丹栗顆成(조협초단율과성)
하얀 햅쌀밥에 토란국 끓이네 白新稻飯土蓮羹(백신도반토련갱)
집집마다 한식처럼 성묘하러 가니 家家上塚如寒食(가가상총여한식)
달 밝은 중추절 감개한 정이더라 明月中秋感慨情(명월중추감개정)
유만공의 저서 세시풍요에서 추석을 이르는 글이다.
추석에 토란국을 먹는 것은 처음 알았다.
송편 역시 추석에만 먹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는데 한식에도 송편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식날의 송편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종들을 격려하는 의미이긴 하지만 말이다.
절기에 먹는 떡
송편이야기가 나왔으니 간단하게 절기에 먹는 떡들을 나열해 본다.
정월보름 : 달떡, 한식 : 송편, 삼월삼짇 : 쑥떡, 사월팔일 : 느티떡, 오월단오 : 수리치떡, 유월유두 : 밀전병, 칠월칠석 : 수단, 달월 가위 오려 송편, 구월구일 : 국화떡, 이월 상달 : 무시루떡, 동짓날 동지 새알심, 섣달그믐 : 골무떡
좌 : 수리치떡, 우 : 느티떡
케익은 질려서 많이 못먹는다, 하지만 떡은 먹어도 먹어도 배만 부를 뿐 질리는 일이 없다. 나는 한국인이다. 하하. 한자 한자 타이핑하는 순간마다 침 넘어간다.
절기
여기서 우리 절기를 복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대부분의 절기는 낯설다.
그럼에도 절기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입춘, 입하, 삼복, 입추, 입동 이런 절기들이 돌아올 때가 그 때가 아닌가 싶다.
입추가 오면 낮에 아무리 덥다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 바람의 온도가 확실히 다름을 느낀다.
그럴때마다 절기가 얼마나 감탄스러운지 모른다.
절기라 하기 그렇지만 설이 한해의 시작이 된다. 설에 준비하는 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24절기 중 첫 절기는 입춘이다. 농경세시의 기점이 된다. 입춘에는 갓 돋아나는 움파, 달래 등의 푸성귀로 오신반 등을 만들어 먹었다 한다.
오신반 五辛盤, 말 그대로 풀면 다섯가지의 매운 소반이다, 입춘 오신반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히는 다섯 가지의 시고 매운 생채음식을 말한다.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이다. 다섯 가지의 면면을 보니 요즘 웰빙식으로 하는 새싹음식에 부합한다. 이 시점에서 조상들에 대한 감탄 한번 내뱉어주고자 한다. 감탄!!
정월대보름 상원이라고도 한다. 한 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린다. 복쌈, 오곡밥, 약식, 묵은 나물, 귀밝이술, 원소병, 판죽, 유밀과, 전유어, 편육, 시루떡, 강정, 식혜, 수정과, 김구이, 두부 부침을 먹는다.
그나마 낯설지 않은 음식들인 것 같다. 아직 오곡밥이랑 챙겨 먹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식혜, 수정과는 우리 음청류 중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년 한식 견문록을 보면 탄산음료에 비할 바 아니라 표현하고 있다. 백번지당하신 말씀이라 생각한다. 특히 곶감이 푹 잠긴 수정과는 언제든지 좋다. 그 시절이 어느 때든디.
유밀과는 우리 전통과자를 말한다. 최근에는 한과라 불리지만 과거엔 과줄이라 했다.
삭일 음력 2월 초하루를 말한다. 솔직히 낯설다. 중화절이라고 하고 농사의 시작을 기념한다. 우리의 농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로 시무식을 시작하는 그날이 삭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삼짇날 음력 3월 3일이다. 이 날은 꽃놀이를 하고 새 줄을 밟으며 봄을 즐겼다고 한다. 진달래 화전을 먹는 날이기도 하다. 다른 날 먹어도 물론 상관없다.
한식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이 한식이다. 이 날은 불을 쓰지 않는 찬 음식을 먹는 날이다.
곡우 음력 3월 중에 해당하는 절기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다. 민물고기로 회를 치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다. 감사한 날일뿐이다. 빨간날이니 말이다.
단오 음력 초닷새로 한 해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해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가 치뤄진다. 이날 먹는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수리치떡이다.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했다고 한다. 다음에 맞는 단오에는 한 번 실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유두 음력 6월 보름이다. 액을 막기 위해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씼었다. 액은 서쪽에서 들어와 동쪽으로 흘려 보내는 것일까? 궁금
삼복 수 많은 닭이 떼죽음을 당하는 때, 무더위가 극에 달하는 초복, 중복, 말복, 견공들 또한 명줄이 끊기는 날이기도 하다.
칠석 견우직녀 만나는 날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일본에서는 양력 7월 7일이라고 한다.
중원 음력 7월 보름이다. 조상의 혼을 천도하는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상원도 있고 중원도 있고....
추석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날
중양절 삼짇날에 왔던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는 날로 양수가 겹치는 음력 9월 9일이다.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는 날...정겹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상달과 오일 음력 10월 초닷새, 말날이나 길일을 택해서 성주신께 제사를 드리는 날이다.
동지 음기가 극성하고 양기가 새로 생겨나는 때이다. 한 해의 시작으로 간주한다.
납일과 섣달그믐 납이란 사냥한다는 뜻이다. 납향이라고도 하는데 천지만물의 덕에 감사하기 위하여서 산짐등을 사냥하여 제물로 드린다는 뜻에서 지키는 풍속이었다고 한다.
이들 세시풍속에 대해서 잘 기록한 조선의 세시풍속서를 꼽자면 경도잡지,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가 있다.
세시음식의 의미
세시풍속은 대체로 음식을 장만해서 즐긴 행사였다. 그 세시음식은 제철 식품을 최대한 활용한다. 따라서 계절변화에 따르는 몸의 생리적 변화를 조절하여 건강을 지키는 방편이 된다. 시절음식 들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것이다.
밥이 곧 약이요, 약이 밥이라는 것이다.
참 지혜롭다고 또 한 번 감탄한다. 감탄!!
한식에 담긴 철학
천년 한식 견문록에 보면 대장금이야기가 나온다. 장금이는 음식을 통해서 몸의 상태를 조절하고 병을 다스리는데 활용하였다라는 이야기다. 어찌보면 장금이의 수랏간 궁녀에서 의녀로 걸어간 길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한식은 음식에 음양오행을 담는 것을 도모했다. 한 가지 재료나 한 가지 맛을 주장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한국음식의 특징은 음양오행이라는 우주론이 담긴 음식이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 음식과 관련한 오-돌림의 특징이 있다.
첫 번째 맛은 오미이다. 신맛,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두 번째 음식의 색, 오방색. 적, 황, 백, 측, 청, 이 다섯 색의 조화가 한국 음식의 색 특징이다.
세 번째 식품 재료,
곡식부터 보자, 오곡. 쌀, 보리, 콩, 조, 기장
과일은 오과, 복숭아, 자두, 살구, 밤, 대추
짐승은 오축, 소, 돼지, 양, 개, 닭.
우리나라 음식에 사용된 식재료 가축으로서 양이 있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네 번째 성질, 온도 체계를 말한다. 한, 열, 온, 량, 평 즉, 차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하고 평온하다
평온하다는 온도 설정이 특이하게 보인다. 우리 것이 이리 특이해 보일 줄이야.
우리 음식은 채식과 육식의 비율이 8:2라고 한다. 이 비율은 영양학적으로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한다. 지중해식이 서양에서는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중해식이 건강식이라고 판단되는 근거를 우리 음식에 적용하면 우리 음식이 지중해식 보다 더 건강하다고 한다. 밥먹자.
밥은 우리의 주식이다, 반찬과 더불어서. 주식인 곡류음식과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으로 이루어진 반찬, 당연히 영양소 균형을 맞추기가 수월하다. 그러니 일상식도 건강식인 것이다.
우리는 반찬을 밥과 먹는다. 하지만 이 반찬개념이 낯선 서양은 반찬이 마치 스파게티 같은 단품요리인 듯이 소개된다고 한다. 하기사 일본마저 우리 반찬을 반찬만 먹는 것인양 보여줘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일본도 반찬을 먹기에 당황스러웠다. 그 방송은 동방신기를 데려다 놓고 한국 음식을 해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제육볶음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밥도 없이 그것만 먹이는 것을 보고 뜨악 했었던 기억이 있다.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 음식을 잘 한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남자들이 쓴 요리서들이 있다.
조선에도 요리책이 있었다
그 유명한 허균이 지은 도문대작, 이것은 요리서라기보다 향토음식 백과사전으로서 팔도 식도락 기행서이긴 하다. 이 책을 보면 허균이 음식을 몸과 생명에 관계된 것임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조리서라 할 수 있는 책은 의관 전순의가 지은 산가요록이다. 특이한 것은 겨울에 채소키우기 항목이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15세기 조선에 이미 온실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궁중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의사인 식의였다. 전순의는 조선의 의사이자 식품학자였던 것이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식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담당시키는 의사, 장금이가 의녀를 선택한 것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1500년대 총에 김유라는 사람이 쓴 수운잡방이라는 조리서도 있다.
위의 세 책들은 유교 사회의 남자들이 썼다는 점에서 시선이 가는 책들이다.
그러나 최고의 식경이라고 하면 음식디미방이다. 규곤시의방이 한자 이름이고 1600년대 안동 장씨라는 사대부 마님이 쓴 조리서이다. 이 음식디미방에 대해서는 역사스페셜에서도 방송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도록 출간이 되어 있다.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안동 장씨 외에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도 있고 청장관전서라고 구황식품 연구서이자 기호식품 대백과 사전도 있다.
우리 음식, 진정한 한정식이라고 할 만한 음식들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잃어버린 그리고 잃어가고 있는 우리 음식들이 많은 것 같다.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힘든 일을 다른 이들보고 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다만 기록이라도 잘 남겨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몸에 좋은 과일편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겠다. 과일편은 젤리와 같은 음식이다. 앵두편 등의 전통 과일편은 식물성 전분을 이용해 엉기게 만든다. 색과 엉김의 정도를 잘 맞추려면 역식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그러나 동물성 젤라틴을 사용하는 서양 젤리에 비할 바가 아닌 건강식인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책에 실려 있다.
생각의 나무에서 출판된 책이고, 필자는 정혜경으로
음식학자라고 한다.
크게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매일 마주 하는 밥상에 대해서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싶다는 '건전한' 생각을 했다.
곧 있으면 추석이다. 예나 지금이나 풍성한 음식은 큰 기쁨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 아닐까 싶다.
추석의 기쁨인 음식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엥겔지수가 겁나게 높은 우리나라에서 음식 장만을 위해 직접 장을 보는 이들의 마음은 썩어 들어가겠지만 잠시 외면하려 한다.
추석에 토란국을 먹다
대추 볼 처음 붉고 밤송이 벌어질 때 棗頰初丹栗顆成(조협초단율과성)
하얀 햅쌀밥에 토란국 끓이네 白新稻飯土蓮羹(백신도반토련갱)
집집마다 한식처럼 성묘하러 가니 家家上塚如寒食(가가상총여한식)
달 밝은 중추절 감개한 정이더라 明月中秋感慨情(명월중추감개정)
유만공의 저서 세시풍요에서 추석을 이르는 글이다.
추석에 토란국을 먹는 것은 처음 알았다.
송편 역시 추석에만 먹는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는데 한식에도 송편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식날의 송편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면서 종들을 격려하는 의미이긴 하지만 말이다.
절기에 먹는 떡
송편이야기가 나왔으니 간단하게 절기에 먹는 떡들을 나열해 본다.
정월보름 : 달떡, 한식 : 송편, 삼월삼짇 : 쑥떡, 사월팔일 : 느티떡, 오월단오 : 수리치떡, 유월유두 : 밀전병, 칠월칠석 : 수단, 달월 가위 오려 송편, 구월구일 : 국화떡, 이월 상달 : 무시루떡, 동짓날 동지 새알심, 섣달그믐 : 골무떡
좌 : 수리치떡, 우 : 느티떡
케익은 질려서 많이 못먹는다, 하지만 떡은 먹어도 먹어도 배만 부를 뿐 질리는 일이 없다. 나는 한국인이다. 하하. 한자 한자 타이핑하는 순간마다 침 넘어간다.
절기
여기서 우리 절기를 복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대부분의 절기는 낯설다.
그럼에도 절기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입춘, 입하, 삼복, 입추, 입동 이런 절기들이 돌아올 때가 그 때가 아닌가 싶다.
입추가 오면 낮에 아무리 덥다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 바람의 온도가 확실히 다름을 느낀다.
그럴때마다 절기가 얼마나 감탄스러운지 모른다.
절기라 하기 그렇지만 설이 한해의 시작이 된다. 설에 준비하는 음식을 세찬이라고 한다.
24절기 중 첫 절기는 입춘이다. 농경세시의 기점이 된다. 입춘에는 갓 돋아나는 움파, 달래 등의 푸성귀로 오신반 등을 만들어 먹었다 한다.
오신반 五辛盤, 말 그대로 풀면 다섯가지의 매운 소반이다, 입춘 오신반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히는 다섯 가지의 시고 매운 생채음식을 말한다. 움파, 산갓,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이다. 다섯 가지의 면면을 보니 요즘 웰빙식으로 하는 새싹음식에 부합한다. 이 시점에서 조상들에 대한 감탄 한번 내뱉어주고자 한다. 감탄!!
정월대보름 상원이라고도 한다. 한 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린다. 복쌈, 오곡밥, 약식, 묵은 나물, 귀밝이술, 원소병, 판죽, 유밀과, 전유어, 편육, 시루떡, 강정, 식혜, 수정과, 김구이, 두부 부침을 먹는다.
그나마 낯설지 않은 음식들인 것 같다. 아직 오곡밥이랑 챙겨 먹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식혜, 수정과는 우리 음청류 중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천년 한식 견문록을 보면 탄산음료에 비할 바 아니라 표현하고 있다. 백번지당하신 말씀이라 생각한다. 특히 곶감이 푹 잠긴 수정과는 언제든지 좋다. 그 시절이 어느 때든디.
유밀과는 우리 전통과자를 말한다. 최근에는 한과라 불리지만 과거엔 과줄이라 했다.
삭일 음력 2월 초하루를 말한다. 솔직히 낯설다. 중화절이라고 하고 농사의 시작을 기념한다. 우리의 농사는 우리가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로 시무식을 시작하는 그날이 삭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삼짇날 음력 3월 3일이다. 이 날은 꽃놀이를 하고 새 줄을 밟으며 봄을 즐겼다고 한다. 진달래 화전을 먹는 날이기도 하다. 다른 날 먹어도 물론 상관없다.
한식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이 한식이다. 이 날은 불을 쓰지 않는 찬 음식을 먹는 날이다.
곡우 음력 3월 중에 해당하는 절기이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다. 민물고기로 회를 치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다. 감사한 날일뿐이다. 빨간날이니 말이다.
단오 음력 초닷새로 한 해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해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가 치뤄진다. 이날 먹는 음식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수리치떡이다.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했다고 한다. 다음에 맞는 단오에는 한 번 실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유두 음력 6월 보름이다. 액을 막기 위해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씼었다. 액은 서쪽에서 들어와 동쪽으로 흘려 보내는 것일까? 궁금
삼복 수 많은 닭이 떼죽음을 당하는 때, 무더위가 극에 달하는 초복, 중복, 말복, 견공들 또한 명줄이 끊기는 날이기도 하다.
칠석 견우직녀 만나는 날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일본에서는 양력 7월 7일이라고 한다.
중원 음력 7월 보름이다. 조상의 혼을 천도하는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상원도 있고 중원도 있고....
추석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날
중양절 삼짇날에 왔던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는 날로 양수가 겹치는 음력 9월 9일이다.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는 날...정겹다는 생각이 퍼뜩 든다.
상달과 오일 음력 10월 초닷새, 말날이나 길일을 택해서 성주신께 제사를 드리는 날이다.
동지 음기가 극성하고 양기가 새로 생겨나는 때이다. 한 해의 시작으로 간주한다.
납일과 섣달그믐 납이란 사냥한다는 뜻이다. 납향이라고도 하는데 천지만물의 덕에 감사하기 위하여서 산짐등을 사냥하여 제물로 드린다는 뜻에서 지키는 풍속이었다고 한다.
이들 세시풍속에 대해서 잘 기록한 조선의 세시풍속서를 꼽자면 경도잡지,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가 있다.
세시음식의 의미
세시풍속은 대체로 음식을 장만해서 즐긴 행사였다. 그 세시음식은 제철 식품을 최대한 활용한다. 따라서 계절변화에 따르는 몸의 생리적 변화를 조절하여 건강을 지키는 방편이 된다. 시절음식 들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주는 것이다.
밥이 곧 약이요, 약이 밥이라는 것이다.
참 지혜롭다고 또 한 번 감탄한다. 감탄!!
한식에 담긴 철학
천년 한식 견문록에 보면 대장금이야기가 나온다. 장금이는 음식을 통해서 몸의 상태를 조절하고 병을 다스리는데 활용하였다라는 이야기다. 어찌보면 장금이의 수랏간 궁녀에서 의녀로 걸어간 길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한식은 음식에 음양오행을 담는 것을 도모했다. 한 가지 재료나 한 가지 맛을 주장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한국음식의 특징은 음양오행이라는 우주론이 담긴 음식이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 음식과 관련한 오-돌림의 특징이 있다.
첫 번째 맛은 오미이다. 신맛, 쓴맛, 단맛, 짠맛, 매운맛
두 번째 음식의 색, 오방색. 적, 황, 백, 측, 청, 이 다섯 색의 조화가 한국 음식의 색 특징이다.
세 번째 식품 재료,
곡식부터 보자, 오곡. 쌀, 보리, 콩, 조, 기장
과일은 오과, 복숭아, 자두, 살구, 밤, 대추
짐승은 오축, 소, 돼지, 양, 개, 닭.
우리나라 음식에 사용된 식재료 가축으로서 양이 있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네 번째 성질, 온도 체계를 말한다. 한, 열, 온, 량, 평 즉, 차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하고 평온하다
평온하다는 온도 설정이 특이하게 보인다. 우리 것이 이리 특이해 보일 줄이야.
우리 음식은 채식과 육식의 비율이 8:2라고 한다. 이 비율은 영양학적으로 이상적인 비율이라고 한다. 지중해식이 서양에서는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중해식이 건강식이라고 판단되는 근거를 우리 음식에 적용하면 우리 음식이 지중해식 보다 더 건강하다고 한다. 밥먹자.
밥은 우리의 주식이다, 반찬과 더불어서. 주식인 곡류음식과 식물성 식품과 동물성 식품으로 이루어진 반찬, 당연히 영양소 균형을 맞추기가 수월하다. 그러니 일상식도 건강식인 것이다.
우리는 반찬을 밥과 먹는다. 하지만 이 반찬개념이 낯선 서양은 반찬이 마치 스파게티 같은 단품요리인 듯이 소개된다고 한다. 하기사 일본마저 우리 반찬을 반찬만 먹는 것인양 보여줘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일본도 반찬을 먹기에 당황스러웠다. 그 방송은 동방신기를 데려다 놓고 한국 음식을 해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아마도 제육볶음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밥도 없이 그것만 먹이는 것을 보고 뜨악 했었던 기억이 있다.
동방신기의 영웅재중이 음식을 잘 한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남자들이 쓴 요리서들이 있다.
조선에도 요리책이 있었다
그 유명한 허균이 지은 도문대작, 이것은 요리서라기보다 향토음식 백과사전으로서 팔도 식도락 기행서이긴 하다. 이 책을 보면 허균이 음식을 몸과 생명에 관계된 것임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조리서라 할 수 있는 책은 의관 전순의가 지은 산가요록이다. 특이한 것은 겨울에 채소키우기 항목이 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15세기 조선에 이미 온실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궁중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의사인 식의였다. 전순의는 조선의 의사이자 식품학자였던 것이다. 관심이 가는 부분은 '식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담당시키는 의사, 장금이가 의녀를 선택한 것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1500년대 총에 김유라는 사람이 쓴 수운잡방이라는 조리서도 있다.
위의 세 책들은 유교 사회의 남자들이 썼다는 점에서 시선이 가는 책들이다.
그러나 최고의 식경이라고 하면 음식디미방이다. 규곤시의방이 한자 이름이고 1600년대 안동 장씨라는 사대부 마님이 쓴 조리서이다. 이 음식디미방에 대해서는 역사스페셜에서도 방송된 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도록 출간이 되어 있다.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안동 장씨 외에 빙허각 이씨의 규합총서도 있고 청장관전서라고 구황식품 연구서이자 기호식품 대백과 사전도 있다.
우리 음식, 진정한 한정식이라고 할 만한 음식들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잃어버린 그리고 잃어가고 있는 우리 음식들이 많은 것 같다.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힘든 일을 다른 이들보고 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고.. 다만 기록이라도 잘 남겨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몸에 좋은 과일편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겠다. 과일편은 젤리와 같은 음식이다. 앵두편 등의 전통 과일편은 식물성 전분을 이용해 엉기게 만든다. 색과 엉김의 정도를 잘 맞추려면 역식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그러나 동물성 젤라틴을 사용하는 서양 젤리에 비할 바가 아닌 건강식인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책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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