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늦여름 땡볕은 대단했다
그 뜨거움 아래 걷고 또 걸었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렸다
땀은 끝을 모르고 피부를 비집고 나왔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몸속을 파고들어 에어컨 아래서 시원한 국수를 먹어도 열기가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견디며 환한 태양 아래 담담하게 서있는 경기전은 고고했다
태조 이성계,
짙은 감색 곤룡포에 파란색 칼라 같은 것이 보이는 임금님 초상은 이성계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경기전이 무엇하는 곳인지 모르고 그냥 들어갔던 터라 후에 이성계의 초상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에게 감탄을 좀 했다, 가끔 자신에 대해 감탄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다라고 믿는다

 

배롱나무로 생각되는데 꽃의 빛깔이 오죽헌의 그것보다 흐려보인다, 그럼에도 단정한 담장과 기와와 너무도 조화롭게 보인다


우리 옛 건물은 나무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서로에게 녹아들어 최상의 자연스런 풍경을 만들어 낸다



문을 통해 보이는 또 다른 공간,


매화나무, 이 나무에는 어떤 사연이 있길래 땅과 맞닿아 있는 것일까, 글을 읽기도 귀찮은 더위로 팻말을 앞에 두고도 시선을 거두어 버렸던 것이 아쉬워진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마치 하나의 건물인 것 같다, 기왓장 너머로, 처마 밑으로 보이는 전동성당이 주는 매력이 독특하다, 얼핏 기억이 나는 것은 저 전동성당은 바로크와 로코코가 섞였다는 것, 바로크, 로코코 그리고 한국의 옛 건물...


맞배지붕이 단정한 매력으로 절도있게 서있다, 제사를 위한 곳이어서 인지 사용한 목재들이 반듯반듯한 것 같다,




경기전을 나와 한옥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뜬금없어 보이는 녀석이 있다,


걷다가 쉼터용 정자 옆에 마련해 둔 또랑에 동물들 머리가 튀어 나와 있다, 정체가 모냐?



 

길가에도 또랑이... 얘들은 물 흘려보내고 관리하느라 돈이 얼마나 들까? 하기사 발이나 간신히 잠길 만큼의 깊이에 폭도 넓지 않으니 서울 어디만큼에 비할 바가 아니겠지...


걸으면서 저 골목 참 괜찮다, 저것은 참 예쁘구나 등등 입은 움직이고 있었으나 카메라 셔터를 누를 기운은 더위에 녹아내려버린지라 전주의 풍경은 그저 눈에 담았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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