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좋은 곳에 가면 N.., C..으로 시작하는 길쭉길쭉한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때문에 똑딱이를 꺼내 내가 본 것들을 담는 것이 민망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참 쓸데 없는 민망함이였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똑딱이에서 조금 진화한 카메라를 사고 몇 번 들고 다니면서 여기 저기 찍어보았다. 솔직히 결과물을 보면서 카메라를 왜 샀을까 하는 생각만 밀려왔다. 화질은 똑딱이보다 선명해 졌을지 모르지만 똑딱이들과 변함없는 사진들...
진정한 고수들은 똑딱이로도 휴대전화사진기로도 시선을 끄는 사진을 찍어내지 않는가..선무당 장구탓...허를 찌르는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래도 카메라를 샀으니 좀 더 잘 찍어보자는 바람을 갖고 사진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책을 샀다

김홍희 나는 사진이다
조선희 네 멋대로 찍어라


내용과 상관없이 외형만으로 보면 두 책 모두 썩 마음에 드는 책들은 아니다.
김홍희의 책에선 특히 사진의 얽힌 김홍희의 사색이 오롯이 담긴 지면의 글씨체가 거슬렸다. 심하게 말해서 대강만든 팜플렛 같다고나 할까.
조선희의 책도 민음사라는 딱지를 보고 산 사람에겐 실망감이 살살 밀려올 내지 디자인을 갖고 있다. 책 앞 부분의 노란색 줄들...

사진의 기술은 무엇일까, 사진을 어찌 찍으면 괜찮아 보일까 등등 요약하면 사진을 잘 찍으려면? 의 답을 알고자 책을 샀지만 결론은 지름길은 없다 이다.

두 책 모두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많이 찍어봐라 이지 않을까 싶다. 연습과 반복외엔 왕도는 없는 법이란 생각만 밀려올뿐. 진지하게 마음을 다해 열정을 담아 찍고 또 찍다보면 '좋은 사진'이라 불릴 만한 것을 얻을 수 있을 지도....

일단 카메라에 딸려온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내 사진기에 무엇이 붙어있고 어떤 기능을 갖고 있를 익히는 것은 기본 
내가 찍고 싶었던 것을 향해 나만의 느낌을 갖고 부지런히 셔터 누르기...
두 권의 책을 덮으면서 이 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두 권 갖고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전문가들의 책들을 보탠다하더라고 결론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용설명서를 읽으며 카메라를 만지작 거리는 거야 어찌 어찌 한다 하더라도 동일한 마음을 늘 품고 나아갈 수 있을런지...그것이 경지에 이르는 자와 이르지 못하는 자를 구분하는 첫번째 기준일 터...무엇하나 쉬운 법은 없다. 어디든 '헌신'이 필요하다,

세상을 건성건성으로 보지 말고 나의 일상 속의 풍경도 찬찬히 훑어볼 수 있을 것, 두 권의 책에서 내가 읽어낸 메세지다.
 
사진이란 기술의 문제 이전에 마음과 생각의 훈련이 앞서야 할지도 모르겠다 싶다.사진을 찍기 위해 마음과 눈을 열었을 때 외면하고 싶은 일상에 사랑스런 시선을 둘 수 있을지도...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들의 전략  (0) 2012.01.08
아직도 가야 할 길  (0) 2011.11.19
일본 겨울 여행  (0) 2011.08.28
현의 노래  (0) 2011.08.20
The Alchemist  (0) 201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