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동의 여름밤을 즐겨보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거리로 나선다

겨울이 길어서인지 단동의 여름밤은 여름을 즐기기 위한 인파로 북적거린다

 

3, 4월까지만해도 한산했던 압록강변에 좌판이 벌어져 있다

좌판을 구경하면서 압록강을 따라 걷다보니 압록강변에도 집단무 삼매경에 빠진 무리들이 있다

음악에 맞추어 싱거워 보이는 동작으로 춤추는 이들을 한동한 바라보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압록강 절교와 반대방향으로 계속해서 걷다보면 어느새 월량도에 이르게 된다

 

월량도 앞에는 야시장이 벌어진다

야시장 근처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그리고 단동 시티투어 버스도 탈 수도 있다

1인당 60원인 단동 시티투어 버스는 타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생기질 않는다

 

이것 저것 잡다한 물건 좌판이 월량교 앞 공터를 빙 둘러 벌어져 있다

단동은 중국에서 아마도 우리나라 읍정도의 수준일 것이다

야시장 좌판 구경, 심드렁해진다

미련없이 먹자거리로 진입

 

회오리감자가 있다, 한국에서 한번도 사먹어 본 적 없는 한국식 회오리 감자를 사들고 나니

근처 좌판에선 한국식 레몬에이드를 판다고 한다

흠, 그래서 한잔.....아, 싱거운 레몬에이드, 미지근한 물에 레몬 방울 하나 떨어뜨렸나, 제길슨!!

입맛을 되살리려 청량음료를 사러 슈퍼로 발을 옮기니 슈퍼 앞에 타코야키 노점이!!!

김뿌려서 먹는 타코야키, 김까진 용서하겠으나 정체불명의 소스는...?!

거기다 소금덩어리....슈퍼에서 산 콜라로 입을 헹구며 다시 야시장 탐방에 나섰다

헛! 어둠 속에서 꼬물거리는 비둘기...쟤들은 왜?

흠......

비둘기는, 야시장 메뉴의 8할을 차지하는 꼬치의 재료 중 하나란다....

무엇이든 꽂아요, 꼬치에

메추리알 꼬치도 있다

메추리알 꼬치는 그저 메추리알을 깨뜨려 꼬치를 얹어 익힌 후에 양념을 조금 뿌려주면 완성된다

즐비한 꼬치 좌판 속에서 중국 친구가 '먼즈'를 추천한다

불투명한 한천 같은 것을 기름에 튀겨 원하는 양념을 뿌려 먹으면 된다

내 맛도 네 맛도 안나는 물컹물컹한 먼즈를 중국 친군 너무 좋아한다

엄마 드린다고 한 그릇을 포장한다

 아무래도 야시장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아 야시장 탐방을 끝내고 발길을 돌린다

돌아가는 길은 완다광장을 거쳐서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밤길을 걷는다

작은 서점이 보인다, 예전에 서울에도 많았던 동네 서점에 대한 향수를 되새김하며 길을 걷는다

중국 친구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동성애자들이 공공연히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듯 하다

어둠 속에서 옛스런 중국식 문이 보여 중국 친구한테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모른단다

그럼...한번 들어가 볼까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조각상이 있다

원숭이..손오공인가?

조각상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둘러보니 단동의 기획 상점가인가 보다

영업 중인 식당들이 보이나 한산하다

작은 공연을 위한 공간도 있고 나름 신경쓴 듯 하나....

상점가 공기, 나빠도 너무 나쁘다

10분도 못 있었는데 호흡곤란이 오는 것같아 서둘러 밖으로

...

단동의 여름날 밤마실은 완다광장 KFC에서 커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