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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주의 남자 경혜공주(홍수현 분)...
언뜻 보면 경혜공주는 왕의 딸로 태어나 왕조국가에서 여성으로서는 최고의 지위 중 하나인 공주로서, 이후에는 왕의 누나로서 온갖 호사를 누리며 안락한 삶을 살았을 것만 같다. 하지만 ..... 경혜공주의 삶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그녀가 드라마 속 캐릭터보다 더 힘겨운 삶을 살았음은 분명하다.

잔인한 운명에도 ‘나는 공주다’

경혜공주는 처음부터 공주는 아니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세자의 후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세 때, 어머니가 세자빈으로 승격됨에 따라 그녀는 현주에서 공주가 되었다. 7세에 어머니가 동생 단종을 낳으며 사망해 궁에서 나와 살아야 했으나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없이 사는 딸이 안타까웠던 건지 아버지 문종은 공주를 지극히 아꼈다. 일례로 문종은 공주가 정종과 결혼하자 살림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인근의 집 30여 채를 철거했다고 한다. 궁에서 가까웠던 곳이니 만큼, 당시의 세력가들이 살고 있어 반대 의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종은 이를 강행했다.

하지만 문종은 즉위 3년 만에 사망했으니 이 때 경혜공주는 불과 18세. 게다가 불과 1년 후, 숙부인 수양대군이 쿠데타, 즉 계유정난을 일으켜 동생인 단종을 허수아비 왕으로 만들었다. 2년 후에는 결국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쫓고 왕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이 때 단종을 감싸던 남편 정종이 밉보여 귀양을 가고 만다. 그리고 다시 2년 뒤 단종을 다시 왕으로 추대하려는 사육신 사건이 일어나고, 이듬해 단종은 사망한다. 불과 23살의 나이에 경혜공주는 부모와 동생을 모두 잃고 남편과 떨어져 사는 아픔을 겪게 된 것이다.

이보다 더 잔인한 운명이 있을까 싶지만, 그녀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당시 공주는 남편이 머물던 유배지에 함께 머물며 그럭저럭 살고 있었다. 하지만 단종이 사망하자, 수양대군, 즉 세조는 공주 부부가 머물던 유배지에 목책을 설치하고 문을 자물쇠로 잠군 채 열흘에 단 한번만 식량을 제공하게 했다. 게다가 우물도 집 안에 만들어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시켰다. 괴로운 생활에도 공주 부부는 희망을 놓지 않았으나, 4년 후 세조는 남편인 정종을 역적으로 몰아 능지처참했다.

역적인 남편을 둔 죄로 경혜공주는 공주의 신분은 물론 평민의 신분까지 내놓고 노비로 전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관비로 생활하면서도 공주로서의 기개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 야사집에 따르면, 당시 임신중이던 공주가 청소를 하지 않고 마루에 누워있으니 한 수령이 일을 하라며 호령했다. 그러자 그녀는 "나는 왕의 딸이다. 죄가 있어 귀양을 왔지만, 수령이 어찌 감히 내게 관비의 사역을 시킨다는 말이냐?"고 호통을 치며 대응했다고 한다.

드라마 속 경혜공주

자식 위해 원수에게 머리 조아려


이런 공주의 굽히지 않던 의지 덕분일까. 임신한 공주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오자, 민심이 나빠질 것을 우려한 세조는 공주를 한양으로 불러들였다. 당시 세조의 큰 아들이 급사하자 그간의 업보가 두려워 마지못해 불렀다는 설도 있다. 그러면서도 세조는 복수를 우려한 것인지 공주의 아이가 남아라면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렸었다. 이 때문에 공주는 아들 정미수를 여장시켜야만 했다.

한양으로 올라온 공주는 어쩔 수 없이 세조를 만나야만 했다. 동생과 남편을 죽인 원수인 세조를 죽기보다 만나기 싫었지만 자식들의 노비 신분을 벗겨달라며 머리를 조아리기 위해서였다고 한 야사는 전한다. 어쨌든 이 만남 덕에 자식들은 노비의 신분을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세조와 얼굴을 대면하기가 끔찍했던 공주는 결국 출가했다. 한양에 살면 세조에게 문안인사를 해야만 하지만, 비구니가 되면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세조와 예종이 차례로 사망하자 공주의 아들 정미수와 친하게 지냈던 성종이 즉위했다. 성종은 신하들의 항의까지 무시하며 겨우 15세였던 정미수를 정 7품으로 임용했다. 이제 삶이 좀 평탄해지는 듯한 바로 그 해 공주는 사망한다. 겨우 38세의 나이였다.

공주의 묘는 남편 정종의 단 옆에 마련되었다. 정종은 능지처참을 당해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던 터라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봉분 없이 작은 단만 하나 놓여있다. 그리고 약 300년 후, 영조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공주의 신분으로 복권된다.

사진 출처 - KBS 공주의 남자 홈페이지
김연하  
등록일 2011.09.23

출처 : 위민넷

* 시간경과에 따라 원문을 부분 생략*

공주 : 왕비의 딸
옹주 : 왕의 후궁에서 태어난 딸
군주 : 왕세자의 정실에서 태어난 딸
현주 : 왕세자의 서녀(庶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