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장악하는 낮이 물러가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여지없이 가을이다. 차가운 바람 한줄기의 감각, 사위에 내려앉은 조용함, 그래서 또렷해진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 가로등 불빛에 희미하게 보이는 화초 잎사귀의 흔들림. 센치해지기 딱 좋다. 이자람의 belle, 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낮게 가라앉은 노래가 말을 건넨다. 또다시 사랑할 수 없는 건가요......그대가 너무나 아파요....그대가 너무나 아파요....명쾌한 소리로 피아노가 그녀의 목소리를 떠받쳐주지만 이 지구의 중력이 온통 그녀에게 집중해 오는 양 한없는 침잠만 있다.

 

belle, 미녀와 야수의 벨은 결국엔 왕자를 얻건만.... belle, 미녀, 미녀와 야수 속 벨, 이 노골적인 이름이 몹시 거슬린다.

 

이자람 belle

 

묻지 마요 내가 어디 서있는 지를 지금은 갈 수 없는 시간 같은데
나 없는 그 곳에서 날 기다리는 그대가 너무나 아파요

내가 쫓던 사랑은 무엇일까요
더 이상 닿을 수 없는 꿈만 같은데 또다시 누군가 나를 미는 소리 그댄 지워지지 않아요
붙잡고 싶은 걸 더 깊이 잠기고 싶은걸 그리움에 숨이 막혀 날 좀 잡아줘

나를 담아준 그대의 두 눈에 아직도 나는 아름다운가요
그대여 이제는 마음 놓아요 다시 사랑인 걸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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