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도 중국을 배우는 시대, 왜 우리는 중국을 공부하지 않는가?”라는 표제의 기사를 읽었다. 페이스북이 막혀 있는 중국을 페이스북의 창설자 저커버그가 배운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 제목은 상당히 자극적이다.
기사는 두두차이나의 김선우 대표와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김선우 대표는
앞으로는 과거처럼 중국이 선진 문화국으로서 세계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 시기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고, 우리 기업도 시대 흐름에 맞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중국은 새로운 왕조 하나를 세운 것과 같아요. 과거 최고 강대국으로서 세계를 호령하던 역사를 재현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1,20년으로 끝날까요? 저는 지금이 최소 1,200년을 장식할 역사의 시작점이라고 봅니다. 결국 그 시작점 위에 서 있는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 관점과 태도가 중국 진출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입니다.”
라고 한다. 그가 강조한 바대로 시대 흐름에 맞춘 준비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선진문화국으로서 세계의 인정과 사랑을 받으면서 앞으로 1200년은 세계를 호령할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
중국이 거대시장임은 부인할 수 없으나, 지금까지의 중국의 승승장구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은 여기저기서 많이 나타난다. 회의론은 중국 국내외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지난 여름 중국의 동부 끝에서 북서부까지 대륙을 횡단할 기회가 있었다. 짧게 보고 느낀 바이지만 그들의 시민의식은 그들만의 것이었다. 세계적인 일반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후졌다, 그것도 많이. 우리나라 시민의식 보다 훨씬 후졌다. 중국에서 10대와 20대를 보내고 있는 캐나다 청년에게 중국에 대해서 물었을 때 사람들의 행동방식이 싫다고 했다. 길에서 사람이 다치면 구급차를 불러준다거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다친 사람을 빙 둘러서 구경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노상방뇨는 화장실 부족국가로서 별로 큰 일도 아니다. 북경 올림픽때 화장실이 없어서 선수들도 노상방뇨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도 있다. 이러한 행동방식들은 현재 아이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되고 있다. 이렇게 지금도 대물림되는 그 많은 인구의 시민의식을 계몽하려면 '1200년'은 걸리는 것은 아닐까 싶다. 중국이 더 부자가 될 수는 있어도 문화 선진국으로 세계를 호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선우 대표 기사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다.
“중국은 석유, 통신, 화학같은 기반 산업을 철저히 보호해요. 그런데 IT, 미디어 역시 기반 산업에 포함을 시킨거죠. 포털이나 SNS 같은 플랫폼 사업들이 줄지어 퇴짜맞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입니다. 반면 본인들이 아직 배울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컨텐츠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흡수합니다. 게임, 한류 컨텐츠같은 것들이죠.”
중국은 기본적으로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을 국정 기조로 삼는다. 먼저는 해외 기업에게 문을 열어 시장을 내준 뒤, 그 기술을 흡수시켜 자국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샤오미와 웨이보가 탄생했다. 짝퉁 논란이 있지만, 중국 관점에서 이것은 ‘중국신 혁신’이다.
중국의 시장환기술, 이것은 중국관련도서에서 읽은 중국고속철에 관한 이야기를 상기시켰다. 요약하자면 중국은 일본의 고속철기술을 그대로 흡수하여서, 그 고속철의 핵심기술과 상관없는 정말 작은 변환만 하여 자기네 기술이라 우기는 신공으로 일본의 뒷통수를 쳤다는 것이다. 오랜시간동안 노력과 돈을 들여 개발한 핵심기술을 쪽쪽 빨아먹은 후 그 기술의 원류들을 쪼글쪼글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쌍용도 그러한 예에 포함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이 2대 대주주가 된 시트로엥의 운명도 언젠가는 그렇게 알맹이는 뺏기고 껍데기만 남아 쪼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김선우 대표 인터뷰 기사를 보면 '반면 본인들이 아직 배울 여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컨텐츠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흡수합니다. 게임, 한류 컨텐츠같은 것들이죠' 라는 대목이 있다. 영화, 연예기획사 들이 앞으로 중국진출을 위해서 중국의 투자를 받는다는 기사들도 김선우 대표 기사를 본 즈음에 읽었었다. 그런데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별그대가 제작사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나, 저작권이 우리 나라보다 느슨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중국이 국내 컨텐츠 사업을 흡수하고 또 우리 컨텐츠 사업이 중국의 투자를 받는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기업이 중국에 기술만 빨리고 내몰린 경우는 알게 모르게 많을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해외기업의 95%는 중국에서 이룩한 것들을 고스란히 두고 본국으로 되돌아간다는 이야기를 중국에서 꽤 사신 분들에게 들은 적이 있다. 설사 그 수치가 과장되었다 하더라도 아예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중국에 가서 지낼 때 중국인과 친구가 되더라도 공유하지 말라는 조언과 상통한다고 보여진다.
우리의 중국배우기는 중국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근거로 하지 않는 냉정하고도 철저한 분석이어야 할 것 같다. 뉴스 기사만 조금만 살펴봐도 중국의 허와 실에 대해서 많이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그들과 합작하거나 기술을 이전에 대해 더 신중하고 쫌스럽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스마트한 성공들이란 책에서 이런 조언을 한다.
실패하고 싶지 않다면 세상에 둘도 없는 겁쟁이처럼 작전을 짜라.
우리의 전략은 중국이 소비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드라마나 Kpop이 타국에서 소비될 것을 먼저 고려하여 그들의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의 한류가 생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 컨텐츠의 중국시장진출을 위해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듯 싶다.
제주 부동산의 30%를 중국이 갖고 있고, 지금까지 중국의 패턴 등을 고려할 때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깊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국은 총체적으로 좀더 뱀같이 지혜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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