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이트에 들어가니 이 영화를 집짓기개론 이라는 이름으로 올려 놓았던데 ...

예스 24 공감블로그였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 영화가 개봉되고 조금씩 입소문을 타던 무렵 남자들의 시각과 입장에서만 그려진 영화라며 불편하다는 식으로 써진 글을 읽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 블로거가 글을 잘 썼던 것 같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며 그 분의 느낌에 설득당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사람들의 느낌과 생각이란 것, 크게 다르지도 않지만 똑같은 것을 보아도 저마다 다르게 본다는 것을 다시금 새기게 된다. 누구 누구들이 각각 어떻게 느꼈더라도 사람들을 불러모을만한 이유는 있었다라는 내 영화의 감상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글쎄, 아닐 수도 있지, 세상 모든 사람이 첫사랑을 했거나 갖고 있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물론 저 카피가 나도 누군가의...라는 작은 설레임을 일으킬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는 것은 좋아하지만 감히 편집이 어쩌고 영상이 어쩌고 할 만한 공력은 없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편집의 승리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첫사랑이 궁금해진 이혼녀가 첫사랑을 찾아가고 일을 맡기고 그러면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해묵은 애틋함이 먼지 일듯 잠깐 일었다 가라앉는 일.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사람들을 불러모은 것은 과거와 현재가 잘 버무러져서 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 그렇게 오해를 만들어 낼만한 그 일이 없었더라면 하는 가정도 한번 하게 만들어 주고.. 거기다 장안의 화제가 된 납뜩이, 정말 빵빵 터지지 아니할 수 없다. 제대로 양념을 뿌려 주셨다, 은시경에 비해 후덕한 몸매에 총천연색 복장에 그 입담. 정말 매번 등장할 때마다 웃느라 즐거웠다.

 

승민이가 서연에게서 등을 돌린 이유는 젊어서라고 생각한다, 그 땐 풋풋하지만 걷잡을 수 없으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사랑을 잡아먹어버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좀 머리를 식히고 서연이 내민 손을 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하지만 ...

 

애틋하고 살짝 가슴시리게 20대와 30대를 아우르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풋풋하고 꿈많던 열려있던 세상을 살던 20대의 기억이 퍽퍽한 삶을 온 몸으로 부딪게 되는 30대에 내려 앉을 때 일어나는 마음의 반응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이야기.

 

30대 서연이 말한 매운탕, 어쩐지 고개가 끄덕여 졌다. 이제 다 지나가버린 시절들, 그 시절들을 뒤섞여 만들어 내는 현재라는 매운탕. 살짝 아프다, 전람회, 삐삐...내 학창시절의 기억에도 있다. 잠깐 그 때를 생각해 봤다. 그것으로 충분했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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