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기다렸던 판타지, 200년이 허무하다.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엄마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찰나의 동심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까? 이 영화 덕에 실버할인을 받으면 9천원 입장료가 4천원이 된다는 것을 았으니 그래 미워하지 않으마.

 

아이들이랑 즐기기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아이들보기에 크게 거슬리는 것은 없을 것 같은데...기억을 못하는 것일까?! 아, 거울 속 여왕 클론이 난장이들 집을 공격하는 장면, 이 장면은 아이들이 보기에 과다히 폭력적이라고 판단된다. --- 이거이 스포가 될까?

 

어찌되었든 판타지란 말을 아무데다 붙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판타지가 장난이야!! 이 정도로 판타지를 들먹이다니 쩝.

 

악은 차가운 겨울에 비유되고 선은 따뜻한 계절에 비유되는 아주 일반적인 풍경을 담고 있는 이 영화, 억지로라도 교훈을 끌어내어야 할 것 같다, 원래 고전 동화란 그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우선, 여왕에게서 얻을 수 있는 교훈,

과유불급이며 욕심은 죄를 잉태하고 죄는 결국에 멸망에 이르게 된다.

줄리아 로버츠의 여왕은 그렇게 표독하고 서늘한 느낌은 없었다. 악역이지만 밉지 않은 뭐 그런 캐릭터, 웨딩드레스를 입기 전에 코르셋을 조이는 모습에서 비비안 리의 모습이 잠깐 떠올랐지만 전반적으로 때깔과 배우의 체격도 확연히 다르고 무엇보다 영화적인 무게가 전혀 다른지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금새 멀리 날려 버렸다.

이 영화에서 여왕이 피부관리를 받는 장면이 있다. 그녀의 피부관리에 사용되는 것들은 참 역했다, 코믹하게 볼 수도 있지만 저런 것으로 피부관리 꼭 받고 싶니 싶은 것들이 그 재료들이었다. 인간이란 욕망에 사로잡히면 쥐고 있는 것이 쥐고 싶은 것이 깨끗한 것인지 더러운 것인지 여부는 문제 삼지 않는다. 결국 끝다을 데 없는 추잡함으로 온 몸을 칭칭감게 되는 것이다.

 

왕자,

이 캐릭터는 매력 없음 그 자체일 듯, 하지만 백설공주는 좋단다, 아마도 허우대가 멀쩡해서 이겠지, 이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한 인간은 어정쩡해 보일 뿐이다. 그래도 어디에 줄 서야할지는 알아서 예쁜 공주편에 붙어 결국엔 젊고 예쁜 공주랑 결혼하고 영웅대접 받는다. 편하고 유복한 생활을 선물받은 팔자좋은 인물이라 생각된다.

 

난장이들,

외모로 천대받고 소외당하는 억울한 사람들, 일단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서 매력없는 자들 상위에 링크될 자들, 그런데 이들이 특수효과로 난장이가 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배우들 신체사이즈가 그만하다는 것, 영화정보 찾아보다 알게 되었다. 흠.... 

어쩐지 슬퍼진다, 동정이라기보다는 동병상련? '정상'이라 분류되는 정도의 키를 갖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외모지상주의세상에서 살아남기엔 역부족이잖아.

 

공주,

나름 기존 동화 속 인물보다는 적극적이었다, 그리고 또 꽤나 영리했다, 왕자를 좋아하는 것 빼고 괜찮은 백설공주였다, 그런데 배우, 너무 고전적인 느낌이다, 그 까만 숯검덩이 같은 눈썹, 까딱하다가는 좌우눈썹이 붙어 일자가 될 것 같아 보이는데다 그 현실성 떨어지는 입술하고는.. 깜찍하고 예쁘다.

 

 

이 영화의 압권은 백설공주가 노래하는 장면일 것이다. 난장이들의 후속이야기를 전해주는 것도 그렇고, 엔딩크레딧이 오른 후에도 자리를 뜰 수 없게 만드는 너털웃음을 자아내는 그런 영화였다.

백설공주가 노래하는 I believe(클릭하면 뮤직비디오로 고!) 이로인해 영화는 급작스레 발리우드 백설공주가 되버리고, 아 정말 영화야 영화야 어디로 가고자 하는다?! 

백설공주 탄생 200주년, 또다른 백설공주 영화, 스노우 화이츠 앤더 헌츠맨을 기다릴 뿐이다.

 

 

  


백설공주 (2012)

Mirror Mirror 
7.5
감독
타셈 싱
출연
릴리 콜린스, 줄리아 로버츠, 아미 해머, 네이던 레인, 조단 프렌티스
정보
판타지, 어드벤처 | 미국 | 108 분 | 2012-05-03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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