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세차게 비가 지나간 후에 먹는것을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경리단길에 갔습니다. 그 유명한 젖소케잌을 먹으러요. 젖소케잌은 만드는 날과 시간이 따로 있어 결국 맛보지 못했습니다. 특정한 날, 특정 시간에 만들어내느 특정화, 특성화 '젖소케잌', 궁금하긴 하지만 무지개 케잌으로 그 궁금증을 삼키기로 했습니다.

 

 

 

어떤 분의 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초록 몸체를 가진 빈티지 미니가 FRANK's의 풍경에 풍취를 더해주었습니다. 한컷 찰칵. 스마트폰은 참 좋아요.  비온뒤라 조금 어둑한지라 가게 외관의 노랑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옵니다. 가게 밖에도 화분이 많지만 안에도 많더군요. 그래서인지 가게 안이 더 북적거려 보이더군요. 가게를 채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들이었습니다. 맛집 내지는 핫한 트렌드는 여자없이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젖소 대신 무지개롤

생생한 색감의 무지개롤, 눈이 즐겁긴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집의 미덕은 커피가 담긴 넙적한 머그잔이라 생각됩니다.

보기만 해도 넉넉한 커피가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생생한 빛깔로 눈을 호강시키는 무지개롤

예쁘지만, 이 아인 먹히기 위해 존재하므로

제공받은 플라스틱 칼로 잘랐습니다.

부들부들하게 짤린 케잌을 역시나 제공받은 플라스틱 포크로 먹었습니다.

오우, 정말 보기에도 보들보들했지만 입안에서도 보들보들했습니다.

그러나 두 세번의 포크질로 입안은 이미 느끼함으로 채워지더군요.

저에겐 커피없이 한조각도 힘든 녀석이었습니다.

결국 남은 조각들을 포장했습니다.

남은 케잌을 담은 귀여운 상자를 달랑달랑 들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푸성귀가 엉켜붙은 시멘트 계단이 정겹고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비 내린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저 시멘트 계단을 오르던 2015년의 여름도 이젠 아침저녁을 덮은 찬바람이 점점 먼 곳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올 여름은 응가 주머니를 쏟아내는 귀여운 사자가 매달려 있는 건물 앞을 걸었던 순간과 함께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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