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광하이 엮음, 이지은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중국에 올때 짐이 무거워 책을 가져오질 못했다. 그래서 여기 한국어를 잘하는 중국 분이 갖고 계시던 이 책을 빌렸다. 몰아치듯 이삼일 동안 틈틈히 읽어내렸는데 479쪽이나 되는 방대한 양에 비해서 머리에, 마음에 남는 것은 별로 없다.

 

일본 실용서와 마찬가지로 중국 실용서도 식상하면서도 특별할 것 없는 것같다. 자기개발서? 자기계발서? 여튼 자기~ 분야가 대체로 식상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재포장하여 생산되고 있을 것이다.

 

리자청이란 이름은 익숙했지만 왕용칭은 낯선 인물이다. 사업은 리자청에게, 경영은 왕용칭에게 배워라!라는 부제를 보고 왕용칭 그도 아마 사업가인가 보다 하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3분의 2정도가 리자청에게 할애되고 3분지 1정도가 왕용칭에게 할당된 것을 보면 중화권에서도 왕용칭보다는 리자청이 더 인지도가 있는가 보다, 잘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어록을 바탕으로 각 어록의 내용에 걸맞는 각 사람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어렵고 가난한 어린시절을 겪어낸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는 점이다.

 

두 사람이 주는 교훈은 사실 진부하다. 하지만 진리는 진부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마음을 열고 본다면 자신의 삶에 대한 멘탈 정돈에 자극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무시하지 않고 성실히 열심히 해낸다가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그들은 성공했더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일 것 같다.

우리가 알다시피 아무리 열심히, 성실히 노력한다 할지라도 반드시 부자가 되지도 않고 필연적으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변명이라 우길 사람도 많겠지만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 성공하는 것, 이런 행위들엔 운도 따라줘야 한다. 책에서 왕용칭도 그리 말했다. 운도 필요한 것이라고.

 

한국사회를 생각했다.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상황. 출발선이 너무 다르고 경험하는 것도 너무 차이가 난다. 그 갭이 누적되면서 만들어지는 양극화를 어이할지. 기회도 박하지만 그 기회를 얻기까지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지금의 한국에서 리자청이나 왕용칭 같은 인물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

 

오랜만에 활자에 대한 갈증을 해결한 것으로 만족해야 할 책인듯 싶다.

 

리자청 VS 왕용칭
왕광하이 저/이지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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