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틈을 이용해 물향기수목원에 다녀왔다.

 

 

어둑한 구름아래 오산대역. 1호선을 타고 오산대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와 역사 맞은편으로 건너 길을 따라 가면 물향기수목원에 도달한다. 오분정도 걸으면 되는 것 같다.

 

 

물향기수목원, Mulhaggi Arboretum, 다녀온 소감을 말하자면 이름만 향이 나는 것 같다. 도립이라서 입장료는 싸다. 어른은 천원이면 입장할 수 있다. 도립 수목원이라지만 근처 시민들을 위한 나무가 좀 많은 구립 공원같은 느낌이다. 탑골공원에 간 것보다 조금 덜 뻘쭘한 정도? 휴대전화로 가끔 사진찍기도 민망한 분위기.

 

 

 

검표하자 마자 만난 위 사진 속 모습에 살짝 기대감이 들어오려다 저곳을 '미로'라 부른다는 사실에 급 당황, 미로? 어디? 미로의 정의가 바뀐 것인가?!!

 

 

날이 꾸물꾸물해서인지 사람들도 별로 없고 있는 사람들도 식물군에 따라 만들어놓은 구역 안으로 들어가질 않았다. 그저 겉만 휭하니 돌아보거나 곳곳에 있는 의자와 정자 등에 앉아 이야기 삼매경에들 빠져 있었다. 덕분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마치 나만을 위해 마련해 둔 듯 한적한 길을 느긋하게 걸어 다니며 기분전환을 했다.

 

 물향기라는 이름에 구색을 맞추듯 수생식물을 위한 연못이 있다. 떨어지는 물소리가 시원한 연못가엔 벤치들이 자리하고 있다. 여름에 물가나 나무그늘 아래가 얼마나 좋은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연못을 바라볼 때 왼편에 등나무 그늘 아래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그 아래서 연못이 전하는 시원한 기운을 받으며 잠시 망중한에 빠져있다 돌아왔다.

 

수목원 근처에 산다면, 혹은 멀지 않은 곳에 산다면 가볍게 도시락 싸들고 가 좋은 이들과 담소를 나누고 오거나 독서를 즐기다 오면 좋을 것 같다.

물향기수목원, 여름날 어지러운 마음에 잠시 빈 공간을 만들어 줬으니 좋은 곳으로 기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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