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원축제가 진행되는 테마 가든 건너편에 서울 동물원이 있다.

오랫만에 동물원으로!!

서울 동물원엔 고 3때 소풍으로 가본 적이 있다. 고 3때이니...흠 계산이 안된다, 얼마만인지

사실 동물원보다는 스카이 리프트가 좋아서 동물원에 입장한 것이다. 지하철 근방에서 장미원까지 풍경과 다른 풍경을 즐기며 스카이 리프트를 한 번 더 타고 싶었던 우리 모녀는 동물원에 갔던 것이다. 우리 어머닌 경로대상자로서 동물원 무료, 울 어머니 리프트나 무료로 해줘, 엄마 제발 그러지 마셩!! 공짜가 제일 비싼 거이 될 수 있다하더이닷!

 

스카이 리프트가 좋긴 하지만 외관은 볼 수록 별로다.

 

 

과천에 있는 저 산은 무슨 산일까? 관악산? 청계산? 무슨 산이든 녹음에서 전해주는 청량감은 살아있음의 상쾌함?! 리프트를 타고 발 밑에 펼쳐진 동물원을 대충 훑어보는 것도 즐길만 하다.

  

 

 

 

동물 축사들 사이사이에 난 길에 주말을 맞아 가족과 나들이 온 사람들, 더운데도 불구하고 두 손 맞잡고 다니는 연인들도 보이고, 설치물도 보이고..

 

 

저기 쌓인 항아리 근처에서 이런 것들을 볼 수 있다. 솔직히 동물원에 초가집 모형과 석등이 살짝 뜬금없어 보인다. 옛날 옛적엔 산 속에 있는 초가집 주변에 동물들이 다녔어요~ 뭐 이런 건가?! 그리고 나무에 붙어 있는 곰들, 저 곰들 무슨 이유에서인지 등부분이 찢겨 속에 박아둔 솜들이 보인다. 다분히 엽기적이다.

 

 

 동물원에 가기 며칠 전에 맷 데이먼 출연의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라는 영화를 봤다. 그 영화를 보며 동물원은 굳이 서스펙터클할 만한 사파리 같은 것이 없어도 괜찮은 곳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흔히 접하지 못하는 동물들이 있는 공간과 함께 존재하는 자투리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으로 충분한 곳이 동물원이구나라고.

반면 동물들이 다 돈덩어리이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했다. 먹이고 건강관리해 주고 축사관리해 주는 일련의 돌보는 행위에는 돈이 많이 든다. 물론 동물 자체도 비싸겠지만.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이 영화는 정말 밋밋한 드라마이다. 크게 재미와 감동을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따뜻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마음이 조금 싸하다 싶을 때 보면 어느 정도 훈기를 주입할 수 있을 것이다.

 

 

후덕해진 맷 데이먼이 사춘기 아들을 둔 아버지로 등장한다. 이렇게 한 세대가 나이먹어가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그 세대가 또 나이먹고 하는 것이겠지. 어쨌든 이들 부자를 보면서도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 서로를 향한 진심을 갖고 잘 들여다보고 함께 나누는 것이 관계에 있어 최선의 방법이겠구나 했다.

 

영화에선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지만 서울 동물원을 돌다 보니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에 연민이 느껴졌다.

미어캣은 목숨을 위협하는 독수리가 없어서 정말 행복한 것인가, 힘들이지 않아도 먹을 것을 공급받고 갇혀 있는 것이 괜찮은 것일까 하는 조금은 전형적이고 식상한 생각이 꿈틀꿈틀, 

특히나 눈을 느리게 껌벅이며 자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을 쳐다 보는 흰손 기번은 어쩐지 무료함과 지겨움,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무덤덤함에 푹 젖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나의 오버일수도.

 

 

 

 

청춘의 때가 지나니 걸어다니기도 힘들다, 결국엔 곤충관을 들르지 못하고 동물원을 나섰다. 나의 개취에는 동물원 안에 있는 식물관이 제일 좋았다. 물론 곳곳에 박혀 있는 설치물들이 대체로 왜 거기 있는 것인지 이해가 안되긴 했지만, 특히 공룡이 왜 있는지 정말 납득이 안되긴 했지만 좋았다. 

 

 

 

위의 것들, 너희들은 왜 거기 있는 것이니? 생각하려니 졸립네 ~

 

그러니까 그냥 즐기라고, 신나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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