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하드를 정리하다 보니 같은 영상 파일이 두 개나 있는 녀석이 있다. '반딧불의 숲으로'.

파일을 지우기 전에 한 번 열어봤다. 결국 끝까지 다 보고서 삭제하고야 말았다.

 

반딧불의 숲으로는 그 유명한 나츠메 우인장을 그린 미도리카와 유키의 단편만화가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이란다.

 

파일을 열어보고 영상물의 시간이 40분이 좀 넘는 것을 보고 파일이 잘못된 것인 줄 알고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단편이라 상영시간이 44분이란다.

 

반딧불의 숲으로, 검색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여운을 남기며 적당한 무게로 끝났다.

 

주인공은 긴과 호타루,

'호타루!!' 반사적으로 호타루의 빛이 떠오른다. 그리고 뜬금없이 실제로 '반딧불'을 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도 났다. 그러더니 그 생각은 영화 클래식으로 이어졌다. 반딧불이 둥둥 떠다니는 곳에서 조인성과 손예진의 그림같은 한 때...곁가지는 여기서 끝을 내고.

 

만화적이고 동화적인 요소가 담뿍 담긴데다 거기에 애틋함이 얹혀있다.

숲에 사는 요괴들의 사랑을 받고 숲을 지키는 수호신의 보호로 살아가는 요괴도 인간도 아닌 긴과 호타루가 만난다. 그들의 만남은 해를 거듭한다. 다만 할아버지가 사는 곳의 숲에 사는 긴과 호타루는 여름방학에만 만날 수 있다.

 

 

호타루, 그 아이가 소녀가 되고 여자가 되어가면서 긴과 호타루 사이엔 풋풋하지만 결국엔 가슴아픈 그리움으로만 남을 사랑이 싹튼다. 여름뿐만 아니라 봄, 가을, 겨울에도 만나고 싶다.

 

 

 

하지만 긴과 호타루 사이엔 다른 연인에겐 없는 금기이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안타깝고 애틋하다. 서로 닿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긴과 호타루,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손길, 그 손길이 전하는 온기의 의미를 되씹게 된다. 

 

긴과 호타루는 아프게 남게 된다. 그리고 마음 속 계절과 상관없이 여름은 또 다시 찾아 오고, 그렇게 무심히 오가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마음의 계절도 서서히 변해갈 것이다.

 

 

 

 

おおたか静流-夏をみていた
詞曲:吉森信

 

蝉の歌 笑い声
​夕焼けの茜色 
帰り道遠回り
約束は「また明日」
夏はただ咲き誇り
その命 輝かせ

終わらないおはなしの
その先に気がついて
カラスたち 遠ざかり
何処かへと飛んで行く

夏はただ駆け抜ける
宝物を仕舞うように

何時までも懐かしい
あの頃は黄金色
何気ない毎日の
片隅を照らしてる
夏はまだやって来る
約束を守るように
夏はただ咲き誇り
その命 輝か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