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넥 블라우스 만들기

소잉 하루에를 참조하였다.
가을 겨울에도 겹쳐입기 좋은 블라우스이다.
펑퍼짐한 것이 여름엔 시원하게 통풍이 잘 이루어질 것 같고, 봄, 가을, 겨울에 라운드 티셔츠나 폴라티와 겹쳐입어도 적당할 것 같다.
소잉 하루에에서는 생생한 기운이 도는 색이나 무늬의 천으로 만들도록 유도하는 듯했지만 나는 무난하고 점잖은 네이비 천을 골랐다. 
응용차원에서 옷 단에 레이스를 달 생각이었지만  귀찮기도 하고 어설픈 솜씨로 덤볐다가 크게 망칠 것 같아서 레이스 달기는 접었다.
레이스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중간에 소매 부분에 면 리본을 줄무늬처럼 달아보려 시도했다가 재봉틀의 밑실이 자꾸 끊기는 통에 천에 구멍만 만들 것 같아  절반쯤 부착한 리본을 떼어내는 뻘짓을 했다.

작업은 전지에 옷본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린 옷본은 잘 오려서 차곡차곡



오린 옷본을 천 위에 놓고 초오크로 잘 그려준다.
사 놓은 초오크를 어디에 두었는지 찾질 못해 옷본을 파스텔로 그린 적이 있었는데 파스텔 가루도 많이 날리고, 일단 선이 깔끔하게 그려지지 않아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다.
역시 옷본 그리기는 초오크로!!
옷본을 다 그린 후에는 시접분을 고려하여 재단한다. 싹뚝싹뚝



먼저 안단끼리 연결해 준다. 
바느질 할때 귀찮기는 하지만 시침질을 하거나 핀을 꼼꼼히 꽂아 주는 것은 바느질 초보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안내선이 되어준다. 매사 인내와 차분함과 꼼꼼함으로 덤벼야 하는 것이 바느질인 듯 싶다.

 

그리고 앞판과 뒷판을 이어준다.
앞뒷판을 맞붙인 다음에는 먼저 이어둔 안단을 목둘레와 함께 요령것 꿰맨다.



안단을 댄 후에는 겉에서 목 주변을 박음질하여 안단과 몸판이 고정될 수 있도록 한다.
곰돌이가 걸치고 있는 것을 보면 목 부분이 벙벙하다. 박음질하면 날차분하게 가라앉아 준다.
아래 사진을 보면 밑실을 갈아끼우지 않아 본의 아니게 흰색 스티치가 드러나고 말았다.
후에 봐서 하고 싶은 마음이 동하면 뜯어서 검정색 밑실을 써서 보정하려 한다.
지금 상태로는 바느질 솜씨가 엉망진창임을 고대로 보여 주는 비주얼이나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이대로 패스!!!


윗 부분에서  하이라이트는 소매달기인 듯 
위 사진은 소매까지 모두 연결한 다음의 사진이다.
소매달기는 정말 지난한 과정이었다.
뜯었다 다시 이었다를 몇 차례 거듭해서 이었지만 소매 정점 부근에 살짝 우는 부분이 남고야 말았다.



소매 잇기가 끝나면 아래 치마부분으로~
앞치마외 뒤치마는 윗부분에 주름을 잡아준다. 각각 시접부분에 두 줄로 시침하여 주름을 잡아준다. 
윗 부분의 몸판 길이에 맞추어 주름을 잡아 준다.
그러고나서 앞치마는 앞에, 뒤치마는 뒤에 각각 붙여준다.
재봉틀로 드르륵드르륵~



위 아래를 붙이고 생긴 시접 부분엔 오버록을 해줘 정리한다.
재봉틀은 오버록 모드로 변환!!



오버록을 마치고 나서 시접은 몸통부분으로 재껴서 다림질
그러고나서 소매와 옆단을 전체적으로 박음질해 준다.
한쪽 박음질이 끝난 이후로 뭘 잘못했는지 밑실이 자꾸 엉키는 바람에 한동안 재봉틀과 씨름하다 던져버리고 한쪽은 손바느질을 했다. 한땀 한땀, 바늘에 손찔려가면서...지난하여라...
손바느질을 하면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겪었다.
그러다 손바느질이란 자기 수양의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재봉틀로는 대부분 노래의 전주가 끝날 즈음에 끝날 박음질이 노래가 몇 곡이 끝나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그야말로 인내의 시간!!
옛 여인들이 차분하면서 넓은 마음으로 인고의 세월을 살아낸 것은 다 바느질을 통한 수양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싶다.
예전 우리 복식을 생각할 때 요즘 상의따위와 비교되지 않는 길이의 천을 한땀 한땀 꿰매어 갔어야 했을 것이다.
세탁기도 없고 가스렌지도 없고 수도도 없는 세상에서 모든 것을 다 마련한 다음 가사일을 하고 농사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하는 바느질...인내, 극기 훈련이 따로 없는 것 아닌가.
차분한 마음으로 끝까지 견뎌야 옷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앞 섶은 단추를 달아 정리해 주었고, 소매단도 다림질로 접어 박음질하고, 아랫단은 다림질로 접어두고.... 아랫단 박음질은 재봉틀이 정상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무한 연기!!
여하튼 얼추 완성!!!!
밖에 입고 못나가겠지만 여름 내 집에서 시원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서툴고 엉성한 솜씨지만 자기 옷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본다는 자체가 즐거움이다.
더욱이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것이라 정이 간다.
학창시절 가정,가사 시간을 싫어하고 바느질 숙제를 정말 귀찮아 하던 내가 이리 될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아무렴 어떤가? 이런 변화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자...다음 옷을 위해 천 사냥에 나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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