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서 문명까지(생명의 진화가 우리에게 알려 주는 놀라운 사실들)

엔리코 코엔 지음, 이유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루비스코Rubisco는 공기에서 이산화탄소 분자를 붙잡아 탄소를 갖는 다른 분자에 고정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언뜻 보기에 루비스코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백질로서는 아주 느린 것이다. 다른 단백질들은 1초당 수백 또는 수천 개의 반응을 하는데, 그에 비하면 루비스코는 상당히 느리다. 루비스코가 갖고 있는 결점은 느린 것뿐만이 아니다. 이 단백질은 자주 실수를 한다. 어떤 때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대신 산소를 고정하기도 한다. ........

........루비스코는 최적의 효소가 아니지만 자연선택은 루비스코의 한계를 피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이끌어 냈다. ....따라서 루비스코는 비록 한계가 있지만 다른 방법과 도구를 통해 이 문제점을 줄일 수 있게 했다.

더 많은 단백질을 만들거나 잎 안에서 이산화탄소를 펌프질하는 해결책을 가진 최고의 단백질이 아니라는 것은 자연선택의 무능함

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시스템에 잘 적응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어떤 방향이든 유전적 공간은 광대하고 탐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피할 수 있다.

 

 

자연이 인간세상보다 더 융통성과 포용력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융통성과 포용력이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만드는 것이겠죠.

진화이론에 따르면 적자생존의 법칙이 자연을 지배하므로, 자연이란 냉혹한 경쟁의 세상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적자생존이란 경쟁이 아니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적자란 살아나는 것들이 아니라 경쟁에 편향이 도입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쟁 속에서 약한 것들은 죽고 강한 것들만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순리가 아니라는 말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요. 루비스코 같이 수는 많지만 결점이 있는 존재들이 협동하고, 루비스코와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들도 어울려 보완하며 서로 품어가는 것이 자연의 순리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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