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Never Morning Wore to Evening but Some heart Did Break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구나

by Walter Langley

© Birmingham Museums and Art Gallery

In 1882, Langley settled in Newlyn, Cornwall. The subjects of his paintings were typically Cornish fishermen and their families. The title is taken from the Tennyson poem 'In Memoriam A. H. H'. First published anonymously in 1850, written in memoriam of his friend Arthur Henry Hallam, one verse of which reads:That loss is common would not makeMy own less bitter, rather more:Too common! Never morning woreTo evening, but some heart did break.

그림에 마음을 놓다, 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그림은 그 책에서 본 것이다.
책에선 그림에 노란 기운이 많이 있어 마치 해질녘 햇살이 깔려 있는 느낌이었는데
인터넷에서 찾은 이 그림에 푸르스름한 기운이 돈다.
주황빛의 그림보다 푸른 기운의 그림이 젊은 여인의 서글픔이 더 와닿는다.

얼굴을 손에 묻고 있는 젊은 여인보다 노파에게 더 시선이 간다.
삶의 노고가 그대로 새겨져 있는 손마디
젊은 여인의 슬픔을 말없이 지켜봐주는 시선
남루하다는 말이 오히려 어울리는 노파의 모습엔 삶의 연륜이 있다.
충분히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깊이와 넓이가 있다.
굴곡진 인생을 살았을 게다 저 노파는

꽃다운 시절은 가고 이제 나이먹음이 늙음을 향해 가는 길 위에 서 있다.
지금 오가는 시간 속 감정에 일희일비하는 기운도 잠깐일 것이다.
내 어머니가 어렸을 적 기억 속의 할머니의 모습을 하게 되었고
그 어머니의 모습이 곧 내 모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파고든다.

저녁이 가고 아침이 오고, 또 암흑이 들이닥치고
이 반복이 숱하게 지나가면서 
가슴이 무너지는 날도 작은 희열의 떨림이 있는 날도 있다
빛 가운데 걷기도 하고 암흑 속을 걷기도 한다
어느덧 가슴은 먹먹함으로 단련된다
그러다보면 더 이상 무엇도 나를 들쑤실 수 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림 속 푸른 기운이 가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