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역에 내렸다가 겸사겸사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추석 전날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실은 반환된 외규장각 의궤를 보러 갔지만 다른 것만 보고 온 것 같다, 아무래도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가야 할 것 같다, 평생 함께 해 온 뻘짓이긴 하지만 가끔은 너무 힘 빠진다
하지만 조선조의 다양한 기록들 구경은 즐거웠다, 쓰여진 글씨들이 뿜어내는 매력은 근사하다.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제70호) 세종 28년 1446년에 백성에게 반포한 책,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
용비어천가 불휘 기픈 남간바라매 아니뮐쎄 곶됴코 여름 하나니 |
홍길동전 허균이 쓴 최초의 한글소설 |
李應台墓 出土 簡札 - 輓詞 이응태묘 출토 간찰 - 만사 조선 19년 1586년 안동대학교박물관 소장 몇 년전 안동에 있던 이응태 무덤에서 편지와 머리카락으로 삼은 미투리 등이 출토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31세 젊은 나이에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림움을 적은 편지는 절절하다.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사라다가 함께 떠나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을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건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서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
태조실록(국보 제151호) 조선 태종 13년 1413년, 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태조실록은 고려 말과 조선 초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태조실록은 상당히 거대했다, 태조실록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호적부 등은 그 크기가 상당했다. 금속활자나 여타의 인쇄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듯 싶은 데 참으로 정돈된 글씨체이다. 감동 |
國조五禮儀序禮 국조오례의서례 조선 성종 5년 1474년 국조오례의를 시행하는데 필요한 참고사항을 정리한 책이다. 성종 5년 1474년 신숙주, 강희맹 등이 왕명에 의하여 편찬 |
경국대전 조선 현종 2년 1661년 |
천자문 교본 |
한석봉의 글씨 어둠 속에서 떡써는 어머니와 글쓰는 아들, 생각해 보면 어머니 또한 떡써는 달인이었던 것이다, 명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은 글씨라는 사실만큼은 알 것 같다 |
난중일기(국보 제 76호) 영인본 임진년(1592) 6월 5일 아침에 출발하여 고성 당항포에 이르니, 왜선 한 척이 크기가 판옥선 같았는데, 배 위에 누각이 높았고 그 위에 적장이 앉아 있었다. 중간 배가 12척이고 작은 배가 20척이었다. 한꺼번에 쳐서 깨트리려고 비 오 듯 화살을 쏘아대니, 화살에 맞아 죽은 자가 얼마인지 알 수 없었다. 왜장 7명의 머리를 베었고 나머지 왜병들은 육지로 내려가 달아났지만, 나머지 수는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 군사의 기세를 크게 떨쳤다. |
通信使入江戶城圖 통신사입강호성도 조선 인조 14년 1636년 에도성에 들어가는 통신사 행렬 도 일부 |
山城日記 조선후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인조 14년 1636년 겨울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남한산성이 포위되어 이듬해 정월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할 때까지 약 50여 일간의 사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 |
許婚書 조선 후기 신부 측에서 혼인을 허락하는 문서, 무신년 9월에 신부 측 이우경이라는 사람이 신랑 집의 청혼을 허락하는 문서인 연길단자涓吉單子를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아니면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서 처음으로 청혼장과 허혼서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던 것 같다, 청혼서와 허혼서...청혼과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도 문서로 남는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
御制詩帖 어제시첩 조선 18세기, 영조 43년 경 정조가 세손시절 지은 시문을 왕이 된 후 쓴 글씨의 탁본, 소요정消遙亭 등 총 1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서도 등장하지만 정조는 소설을 금했다, 청나라에서 가져온 책들을 분서하기도 했던 그가 시는 지었다는 사실이 지금의 감각으론 매우 묘해 보인다. |
正祖宸翰 정조신한 조선 정조 22년 1798년 , 정조가 쓴 편지 외삼촌인 홍낙임에게 보낸 것과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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