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율은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거장으로 불린다. 이번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그의 회고전은 일본의 오다 노리츠구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것이라 한다. 오다 노리츠구는 세계적인 의자 컬렉터라고 한다.

 

언젠가부터 슬며시 북유럽 스타일,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가구들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이케아를 비롯해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가구를 소개하고 있는 매체들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가구는 투박하고 밋밋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 군더더기 없는 모양새가 매력적이기도 하다. 심플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심플은 정답이 아니다'라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디자이너인 도널드 노먼이고 그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디자이너로 손꼽힌다고 한다. 읽어보지 않았으니 그 책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목만으로는 심플함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디자인에 규격화된 답이 있겠는가, 복잡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끌리는 것도 있도 단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끌리는 것도 있는 법이 아닐까?

 

핀 율의 의자는 간결해 보이지만 그 간결함이 결코 밋밋하지 않다. 가구계의 핫아이템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림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매달 다른 이야기로 꾸민다고 한다. 매월 그 주제가 다르다. 스칸디나비아 인 코리아, 우먼스 스페셜, 서머 파티, 칠드런스 데이, 스칸디나비아 오텀 등. 매달 가봐야 하는 것....전시기간 중 핀 율의 의자에 앉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데 매달 다른 의자인 것 같았다. 혼자서 전시를 보는 것은 좋지만 혼자 줄서서 기다렸다 의자에 앉아 촬영을 하는 것은 그다지 끌림있는 일이 아닌지라 ....

 

 

포즈를 잡고 서 있는 핀율을 만나면 계속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거기서 핀 율의 의자에 앉아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 약간의 대기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핀율은 1912년에 덴마크에서 태어났고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및 산업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가구로 명성을 떨쳤던 사람이다. 1940년대 덴마크 디자인을 형성해 간 선두적인 인물 중의 한 명이었고 아메리카에 덴마크 모던을 소개한 디자이너이다.

 

핀율은 1945년 코펜하겐에서 인테리어와 가구 디자인을 중심으로 자기만의 디자인 작업을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 가구 디자인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에서 대림미술관 앱을 내려받으면 전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전시를 둘러보면서 이 의자가 마음에 들었다. 편안하게 앉을 수 있지만 살짝 긴장감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의자를 산다면 난 이 의자를 살 것 같다.

 

 

 

 

 

 

 

 

의자의 위용이 느껴진다. 의자를 밀어놓은 공간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전시실과 전시실 사이 자투리 공간에 들어앉아 있는 이 의자는 뒷방늙은이라 스스로를 부르지만 강력한 권위를 갖고 있는 '뒷방늙은이' 분위기랄까. 고전적으로 보이지만 촌스러움과는 너무 먼 멋진 의자다.

 

 

 

 

 

 

 

 

 

 

 

 

 

 

 

 

 

 

 

드라마를 보면 수화기를 들고 '네, 평창동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평창동에 자기 집만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나 당연하게 '네 평창동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어처구니없어 보였다, 매번. 어찌하였든 현재 그곳은 부자동네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부잣집 주인공들은 어지간하면 평창동에 사는 것 같은데, 그들의 집에는 옆에 사진 속 같은 가구는 없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자개가 번쩍번쩍 박힌 장롱하나 갖다놓고 더불어 요란한 소파정도가 보였던 것 같다. 그런데 혹시 앞으론 사진 속의 단순간결한 스칸디나비아식 가구가 등장할까?

둘러보면서 방정리 해야 한다는 촉구가 울렁울렁거렸다. 간결하고 깔끔하게 방정리를 ...

 

 

 

 

 

 

 

 

 

 

2, 3, 4층에서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아마도 3층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어두컴컴한 공간을 마주하게 되어 살짝 놀랐으나 어플을 통해서 이 공간이 마련된 이유를 듣고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만족스럽게 둘러볼 수 있었다.

이 공간에선 핀 율의 의자외에도 시대별로 핀 율과 동시대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잡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의자들이 어둠 속에서 빛나 보였다.

왼쪽의 의자는 케네디가 앉았던 의자라고 했다. 아마도 케네디 맞을 것이다. 오른쪽 의자는 나무로 만들었지만 굉장히 부드러워보여 시선이 절로 갔다. 결따라 의자를 쓸어보면 부드럽고 살짝 푸근한, 그리고 약간의 온기가 손끝에 전해질 것 같다.

 

 

 

우리나라 작가들이 핀 율의 디자인을 재해석하여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스산함.....

 

 

 

 

 

 

 

 

 

 

아마도 핀 율의 집 모형일 것이다. 학교다닐 때 건축과 부근을 지나면 집 모형들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 때마다 저런 거 나도 만들고 싶어, 전과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생각만으로 그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역시 행동해야 한다.

 

핀 율의 영상도 함께 제공되고 있으니 전시실과 전시실을 옮겨다니다 잠시 감상해야 할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