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어느날, 하로하에 있는 조선족 교회를 다녀 왔다. 단동 시할구에도 칠도교회라는 조선족 교회가 있다. 한경직 목사님이 세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지간히 세월이 쌓인 교회라고 한다.
하로하 조선족 교회분들은 소박한 촌부들이셨다. 가까운 강에서 잡은 민물고기와 직접 재배하신 것같은 채소로 반찬을 만드셔서 거한 밥상을 차려주셨다. 그리고 후식으로 수박과 옥수수.
교회주변은 드넓은 옥수수밭이었다. 그 풍성한 옥수수밭은 견디기 힘든 푸세식 화장실 대신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고 싶게 만들었다. 푸세식 화장실과 도시보다 더 많은 수의 파리들을 빼고서는 하로하는 자연치유 장소였다. 한가롭고 조용한 시골의 풍경. 사방 천지를 둘러싼 녹색 기운과 맑은 공기가 번뇌하는 마음을 상쾌하고 잔잔하게 해 주었다.
밝은 해아래서 윤기가 도는 옥수수 잎과 자웅을 겨루듯 피어있는 작은 노란 꽃송이가 귀엽다. 그런데 오래전에 읽은 아마도 단편 소설이었던 노란꽃의 살인은 노란색 꽃 앞에 서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그 글에 묘사된 행위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강렬했던 듯 하다.
소박한 교회당옆에도 노란꽃이 만개해 있다. 그 옆엔 벽돌도 어지러져 있었다.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꾸밈없는 하로하 조선족 교회에서 느끼는 안정감은 평온함이었을 것 같다.
단동 시할구에서 3시간 정도 이동해 가는 길가에도 옥수수밭이 계속되었다. 간간히 과일 좌판도 있다. 참외 좌판에서 참외를 샀다. 우리 참외보다 노란기운도 없고 예쁘지도 않다. 조금 단단한 과육을 씹으면서 단맛을 음미하며 달리고 달렸다.
심양에서 단동으로 이동할 때도 그랬지만 이곳의 산세도 낯설지 않다. 간도 땅에 흩뿌려진 우리 선조들의 기운 때문일까? 간도, 동북 3성을 중국이 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고 또 아쉽다.
단동 시할구에서 하로하 가는 길은 아름다왔다. 모나지 않은 산들이 굽이 굽이 길을 감싸고 있는 한적한 길이 주는 위로가 아직도 생생하다.
하로하는 만족자치현인 관전현에 있다(宽甸满族自治县). 관전현은 단동시에 있는 유일한 자치현으로 단동시에서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하로하(下露河)) 조선족향은 단동시의 유일한 조선족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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