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드라마를 챙겨보다 보면 분기별 드라마가 시종에 따라 계절감각이 생기게 된다. 처음 일본드라마를 접했을 때는 '경제'분야도 아닌데 어인 분기인고 라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해 보면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국이나, 드라마 관련 모든 사람들에겐 밥벌이이다. 결국엔 '경제'인 것이다. 분기별로 드라마를 기획해서 만들어내고 방송하고 시청자가 소비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무척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2015년 2분기 드라마 가부키모노 케이지 감상을 블로깅했었다. 블로그의 개념이 그늘버섯꽃에게는 불특정다수에게 수다를 풀어놓는 도구인 듯하다. 주변에 일본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설사 한두편 보는 사람이 있다 한들 일본드라마 수다를 풀고 싶다고 일부러 만나거나, 전파를 사용하기도 멋쩍은 일이다. 풀어놓고 싶은 수다를 블로깅으로 갈음하는 것 역시 일종의 전파낭비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혹시 그 '전파낭비'로 풀어놓은 수다에 동의하거나 혹은 약간의 참고가 된다면 나쁘지만은 않다라 스스로 납득하며 오늘도 자판을 두들긴다.

 

2015년 2분기에 본 드라마는 가부키모노 케이지, 미녀와 남자, 아임홈,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이다. 선택한 드라마는 그저 어쩌다 알게 되어 보게 되었는데 가부키모노 케이지는 사극의 냄새가 클릭했더니 역시나 사극이어서 보았던 드라마이다. 특별한 자극 없이 심심한 듯한 사극이었으나 볼만은 하였다. 그리고 미녀와 남자.

 

 

 

나카마 유키에, 나잇살이 붙은 것 같다. 얼굴부터 전반적으로 후덕해진 것 같다. 물론 뚱뚱하지 않지만, 특히 얼굴이 동굴넓적해진 느낌이다. 이 드라마는 일본드라마 치고는 호흡이 좀 길어 20회로서 다음 분기까지 이어진다. 남자배우는 조금 낯설어 다음에서 이름을 클릭해봤더니 1990년생이다. 이제 일본은 완전히 90년대생들의 시대인가 보다.

 

어찌보면 드라마든 뭐든 고만고만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변형을 하는 것이니 큰 틀에서 보면 모두가 진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드라마 역시 그런면에서 진부하다. 연상연하 커플도 그렇고. 다만 일본드라마이기에 바라는바, 미녀와 남자로 나서는 두 배우의 러브라인은 없길 바란다. 남자 주인공인 사키사카 료의 스캔들로 인해서 뭔가 기미가 보이긴 하지만, 그냥 한번 흘려주는 것으로 끝나길 바란다. 보는 재미는 과히 나쁘지 않다. 나카마 유키에가 나오는 드라마는 대체로 너무 재미가 없어서 못보는 드라마는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임홈. 일드를 좋아하고 일본배우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캡틴'으로도 불리는 기무타쿠, 기무라 타쿠야와 우에토 아야가 주연인 드라마이다.

 

 

 

개인적으로 기무타쿠보다는 타나카 케이 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드라마를 이야기하자면 기무타쿠스럽고 일본스럽다. 원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무타쿠 자신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낸다는 것은 일응 기무타쿠, 그가 재능있고 자기색이 분명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흥미롭거나 매력적이진 않다. 그저 기무타쿠일 뿐이다. 프라이스리스~있을 리가 없잖아, 그런거!가 최근에 본 그의 드라마였는데, 프라이리스와 아임홈은 소재도 이야기도 완전히 다르고 공연하는 배우들도 다른데 그냥 쭉 이어지는 하나의 드라마를 본 듯하다. 앞으로 기무타쿠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우연히 클릭한다해도 재생을 멈추어야 겠다.

 

마지막으로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원작이 있는 드라마다. 우리나라에도 번역출간되었다.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저자
히구치 타쿠지 지음
출판사
예담 | 2013-11-0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어느 프로야구 선수는 은퇴 시합의 마지막 타석에서 배팅의 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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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짜내려고 하는 의혹이 짙게 들지만, 아내와 아들을 향한 무한한 애정은 눈물겨웠다.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의 등장인물은 모두 선량해서 느낌이 좋다.

 

일본드라마는 만화,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끊임없이 이야기가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 부럽다. 그런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쌓여서 어느날 대박이 터지는 법이다. 영국이 그렇지 않은가.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밤마다 이야기를 읽고,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소설을 읽거나 한다고 한다. 영국의 풍성한 문화컨텐츠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일본도 그렇게 영국과 유사하게 문화컨텐츠 강국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망가와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미 세계를 평정하고 있으니 일본 사대주의라고 몰아세우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