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다큐, 과연 명불허전이다. 남태평양은 Discovery channel과 함께 만든 다큐로 2009년도에 영국에서 방영되었다. 총 여섯편으로 구성되었고, 각각의 소제목과 간략한 내용은 이렇다.

 

1편 Oceans of Islands

이어지는 뒷편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주제들을 소개하면서 태평양 지역의 자연사를 개관한다.

2편 Castaways

남태평양에 있는 외딴 섬들에 동식물과 인간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살펴 본다.

3편 Endless Blue

향유고래새끼가 어미에게 들러붙어 있는 열대에서 시작하여, 향유고래의 공격으로 침몰한 19세기 포경선 에섹스호의 생존자들 이야기로 태평양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야기한다.

4편 Oceans of Volcanoes

해저화산(kavachi)의 분출이라는 보기드문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태평양의 섬들은 전형적인 화산섬들이다. 4편에선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남태평양의 섬들을 돌아 본다.

5편 Strange Islands

남태평양의 독특한 동물들을 소개한다.

6편 Fragile Paradise

남태평양이 처한 환경문제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에피소드의 시작은 푸르고 광활한 남태평양 위에 somewhere over the rainbow가 이스라엘 카마카비보올레의 음성으로 얹혀진다. 지역색때문일까? 이스라엘 카마카비보올레의 목소리와 남태평양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그리고 원방송의 나래이션은 셜록 이래 세계적으로 핫한 배우가 된 베네딕트 컴버비치다.

베네딕트의 나래이션이 궁금하긴 하지만 더빙된 우리나라 성우님의 목소리, 성우스럽게 좋은 목소리일뿐 아니라 이중모음을 제대로 다 발음해 주신다. 다들 이중모음을 무시하고 발음하는 요즘에 그 정확한 이중모음이 오히려 낯설었다. 뭔소리인가 하면, 요샌 과자는 '가자', 사과는 '사가', 화해는 '하해' 등등으로 소리내는데, 더빙한 성우분은 제대로 과자, 사과, 화해로 소리를 내셨다는 것.

 

 

이 다큐는 내용이 좋음은 물론, 기술발달 덕에 그다지 좋지 않은 장비를 갖고 이 다큐를 보더라도 화질이 참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화질이 받쳐주는 영상미도 유려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영상과 음악의 궁합은 눈과 귀를 확 끌어당긴다. 이목을 끈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 같다. 특히 6편에서 낚시질 당한 참치가 배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까지 공중에서 펄떡이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 강렬한 인상은 아마도 그때 흐르던 음악의 힘이 컸을 것이다.

 

남태평양, 그 망망대해는 잔잔하지만 치명적인 곳일 터이지만 그 푸르름 속에서 한번쯤 빠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멋진 다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