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혹은 아름다운 여인에겐 남녀노소 불구하고 시선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일 듯하다. 아기들도 미인을 좋아한다는 관찰결과가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적도 있다. 예쁘다는 것은 시쳇말대로 힘이요 능력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통념은 예쁘지 않은 이들이 절대다수인 이 세상에서 극미한 어떤 것, 소수의 그것이 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예쁜 것이 가치있는 이 서러운 세상에 사는 여인들의 뷰티풀해지고 싶은 욕망을 여섯가지 카테고리로 살펴보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파일을 내려받는 사이트 곳곳에 산재해 있는 '다큐'이다. 그러나 이 다큐, 흥미와 재미가 담뿍 담겨있진 않아 보인다. 챙겨보는 노력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이 다큐는 의상, 란제리, 진정한 아름다움,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잉 뷰티풀은 각 주제에 따라 동서양을 비교한다. 그 동서양 중 동양은 일본과 중국으로 대표된다. 메이크업에서 아시아에서 화장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언급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존재감이 희미한, 아니 없어 보인다.

비잉 뷰티풀하자니까 왜 오버하는 것이라 딴지를 걸어온다 할지라도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우리의 위상이라는 것, 특히 우리의 문화라는 것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인 자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것 말이다. 자뻑에 심취하지 않은 객관적 자기 판단이 우리를 든든한 반석 위에 세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 내용으로 돌아가면, 비잉 뷰티풀은 외모 꾸미기와 관련해서 여자들이 가장 욕망하는 것들을 짚어 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볼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주제는 3부가 아니라 처음이나 마지막에 위치해야 할 것 같은데 중간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에서 말하는 내용은 식상하다. 그러나 인생에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금언들이 가치절하되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3부 진정한 아름다움에서 말하는 그 식상한 이야기들이 일반적으로 타당한 '비잉' 뷰티풀의 비결일 것이다.

 

3부에서 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자신감이다. 나의 이해력으로 정리하면 그렇다. 타고난 눈코입과 같은 생김새에 대한 선택권을 우린 갖지 못했다. 인간이 그 선택권을 가졌다면 비슷한 얼굴들 천지가 되어 개개인에 대한 식별력이 급격히 떨어져 혼란과 혼돈의 날들이 지속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은 의느님이 손길이 닿은 얼굴들을 떠올려보면 완전히 얼토당토않은 것이라곤 할 수 없을 것이라 '믿는다'.

 

어떤 생김새를 가지고 어떻게 화장을 하고 옷을 어찌 입었는지 상관없이 건강하고 당당한 여자들은 아름답지 못하더라도 멋지다. 그 당당함이 내적 균형에서 비롯되는 아우라를 덧입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숫컷들에게 페로몬을 얼마나 내뿜을 수 있지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적 매력만큼은 왈가왈부할 수 없으리라 믿지만 서글픔이 잔잔히 흐를지도 모르겠다.

 

로지피피의 노래 '고양이와의 대화' 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우리 생은 평생을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 헤매는 외로운 탐험, 여기서 함께 할 사람들에서 가장 간절한 사람은 '반려자'일 것이다.

 

여자들의 의상, 란제리, 화장, 액세서리, 머리 모양은 자기 만족을 비롯한 사회적인 여러 의미를 넘어서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역할이 클 것이다. 외모에 몰두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동물적인 본성에 따른 행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말 아름다움의 어원을 보면 이 아름다움은 결국 자기다움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짝짓기의 욕구를 넘어서서 뷰티풀해지는 것, 이것이 궁극의 아름다움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자기가 속한 사회의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고고하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구축해 갈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범상함을 넘어서 보는 것. 괜찮은 도전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