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혁의 음악세계였을 것이다. 제스로툴의 elegy를 처음 만난 곳은. 시그널음악이었을 것이다. 늦은 밤 플룻 선율과 찾아오는 전영혁 님의 방송, 좋았는데....

 

             

 

이안 앤더슨 옹의 플룻 연주가 귀에 척척 감기는 이 곡은 첫 만남의 때가 그래서 인지 밤에 들을 때 더 좋은 것 같다. 밤안개처럼 음표들이 차분하게 내려앉는 느낌의 이 곡, 선율이 참 곱다. elegy, 비가, 즉 다름아닌 슬픈 노래인데 말이다.

 

비가에 끌리는 이유는 카타르시스, 그것 때문일까? 카타르시스란 감정이 차올라 결국 넘쳐버리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슬픔에 슬픔이 더해져 결국엔 비워지는 그 말끔함. 

음악을 통한 카타르시스! 오감이 다 그러하지만 청각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축복일 것이다.

 

빌 더글라스(bill douglas)의 elegy도 곱다. 빌 더글라스의 비가는 바순의 울림이 청아하게 감긴다. 멜랑꼴리해지는데 효과적인 배경음악이 되어 주는 것 같다.

 

                         

 

제스로툴과 빌 더글라스의 비가 이외에 안요엘의 비가, 존 다우랜드의 비가도 좋아하는 비가들이다. 비가, 비가 하다보니 갑자기 ephita가 생각난다. king crimson의 에피타, 푸르스름한 어둠 아래 눅눅한 감정을 만끽하기엔 최고의 곡일 것 같다. 서정과 절규를 오가는 동안 중력을 깊고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뭉크의 절규하는 사람보다 더 강렬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이 크게 박힌 그들의 앨범을 찾아봐야 겠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uly, Lionel Richie  (0) 2013.12.26
오지은과 늑대들 가자 늑대들  (0) 2013.12.15
윤건 걷다  (0) 2013.10.19
마츠 타카코 松たか子, みんなひとり  (0) 2013.10.12
성시경 바람, 그대  (0) 2013.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