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
그늘버섯꽃 / 2017. 4. 12. 17:05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점심을 거하게 먹었어요
햇살좋은 날 종로 3가역에서 창덕궁 쪽으로 발걸음을 내딛다가 만난 쌈밥정식집 '창덕궁'

피사체에 정신이 팔려 찍을 때는 몰랐던 형광 주황색 점퍼 아저씨의 눈빛이 민망스럽네요....어쩔....
쌈밥을 꼭 먹어야 하겠어요

제육은 매울까 저어하여 패스하오니 점심메뉴는 대패쌈정식으로 주문하였사오니

쌈용 야채 긴 접시에 얌전히 푸르른 자태로 앉아계시니
푸성귀 킬러 눈엔 그저 사랑사랑스러울 따름이옵고

남이섬 방문 추억 돋게하시는 노오란 양은 도시락에 밥이 나오고, 어허!! 밥양이 풍성하니 여인에겐 과식이요 사내들에겐 딱이겠습니다
거기다 백미밥이 아니니 건강식으로 보이옵니다

대패쌈정식에 딸려오는 반찬들 때깔이 참 곱습니다
아사아삭 오이소배기?
적당히 씹기 좋은 멸치 볶음
상큼한 무생채무침, 실한 도토리묵에
적절하게 익어 입맛을 돌게 하는데다가 배추살이 아직 탱탱하여 씹는 맛이 즐거운 김치, 이 김치가 돼지고기의 기름기를 확실히 잘 커버해 주더군요


창덕궁의 돌돌돌 대패삼겹살

불판에 올리니 김 모락모락
치이익~~
삼겹살익는 소리에 식욕은 무르익어가고

이리 뒤집 저리 뒤집
잘 익은 녀석들
이제는 쵸묵쵸묵

양념된장에 한번
소금에 한번 콕콕 찍어서
푸른 잎사귀들에 잘 감싸서 입안에 쏘옥 넣어 오물오물
캬아~~
여기가 종로의 '창덕궁'이로세
점심 잘 먹었슴다
만족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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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6. 2. 27. 23:32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인천 강화도에서 G4 사진놀이

돌담 위에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서있는 앙상하고 작은 나무

돌틈 사이에 뿌리를 박고 홀로 서서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견디고 있는 작은 나무가 예사롭지 않다.

 

 

 

그늘버섯꽃 / 2016. 1. 22. 20:52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2015년 12월 마지막 주를 중국에서 보냈어요.

중국에 방문했을 때 현지에 계신 분이 비싼 음식을 사주시곤 해서 원판돌리며 식사하는 일이 많았었는데, 이번엔 오롯이 제 돈만 써야 하고 분주하기도 해서 가볍게 혹은 숙소 주변에서 해결했습니다.

 

첫날은 숙소 주변의 야시장에 갔어요.

야시장에 먹을거리 노점상이 많지는 않더군요. 좀 과장해서 꼬치구이 노점상이 7할 이상은 차지하고 있어 보였습니다.

별 것을 다해 구어먹는구나 하며 여기 저기 둘러보다 면과 밥을 볶아 파는 노점상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볶음면과 볶음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단동 시장에서는 볶음밥이 7원이었는데 입맛에도 맞고 맛도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선택한 메뉴였는데 .... 경험에 근거한 선택이 바람직할 때가 많긴 해요.

 

 

 

볶음면도 먹었는데.....볶음면 사진은 어디로.....갔을까요.....?

기름기가 좔좔좔 넘치지만 중국식 향료와 양념이 기름기를 커버해 주어서 배가 충분히 채워질 때까지 먹을 수 있었어요.

 

 

 

있는 동안 하루를 빼고 매일 먹은 양꼬치예요.

양꼬치 사진 두 장 중 위의 사진은 LG폰으로, 아래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에요.

짧은 상식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육두구로 추정되는 것을 고루 바르고 알수없는 기타 향료를 뿌려서 구운 양꼬치와 채소구이, 질리지 않아요. 냠냠.

 

 

 

 

낮에 돌아다니다 점심으로 만두를 사먹었어요.

5원짜리 돼지고기 만두, 가격대비 만족도는 높았는데요. 이 대목에서 먹을거리에 장난을 많이 치는 곳이 중국이라는 점이 보글보글 생각났지만 어쨌든 맛있었습니다.

 

 

 

 

 

 

낮에 만두 하나 먹은 날, 저녁엔 양꼬치와 야채구이를 포장해서 컵라면과 흡입했어요.

소고기 라면, 하나는 매운 맛, 하나는 순한 맛이었는데요, 저 스프엔 무엇을 넣었을까요? 소고기일리 없을 듯한데....

여튼 배불리 먹었지요.

아, 중국 컵라면에는 안에 포크가 들어있지요. 혹시 드셔보지 않으신 분들은 컵라면 사실 때 젓가락 달라고 안하셔도 되어요.

 

한 날은 점심을 빵집에서 흑(黑)커피와 브리또 같은 것으로 때웠는데요, 커피 한 잔에 15원이었어요. 결코 싸지 않은 흑커피와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브리또 비스끄므리한 것을 먹고 나니, 다음날 점심은 뜨끈한 국물이 간절해 지더군요.

 

그래서 훈둔, 10원짜리 시장표 훈둔인데요. 마른 새우 몇 개 투척해서 후루룩 후루룩 먹었어요. 간간하고 뜨끈뜨끈한 것으로 채우고 나니 힘이 불끈 솟더군요.

 

 

 

한 날 점심은 물건을 산 가게 주인이 같이 점심 먹자고 권해줘서 그 집에서 밥을 먹었어요.

한국에 관심이 꽤 많은 사람인 것 같았어요.

 

밥 한 상자에 얼추 밥 두 공기는 더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진 속에 보이는 푸르른 푸성귀가 아삭아삭한 식감에 맛도 상쾌한 것이 맛있었어요. 연두색깔 그 야채 앞에 있는, 젓가락이 꽂힌 반찬은 감자인데요. 보기에는 매워 보이지 않았는데 먹을수록 맵더군요.

 

 

부실한 점심을 보충해 주려고 숙소 주변의 밥집을 찾아 갔어요. 무협만화나 중국무협드라마에서 보암직 했던 까만 탁자와 의자를 보고 있자니 객잔이 생각나더군요.

 

 

 

그러나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아도 강호에 숨겨진 고수 아우라는 보이질 않아요. 대신에 흑형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이 동네에 외쿡인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 흑형들만이 유독 이 가게에 와서 식사를 하더군요. 이 가게도 이틀 연짱 갔었거든요. 이틀 동안 지켜 본 결과에 의하면 그랬습니다.

 

 

이 가게는 들어가서 쌓여있는 쟁반을 들고 먹고 싶은 반찬을 집어 계산해서 빈 자리가서 쵸묵쵸묵하면 됩니다. 카운터에 망고즙이 보이길래 망고즙도 집었더니...웁스...50원돈이 나오네요. 망고즙이 비싸진 않았는데요. 제가 집은 반찬들이 비쌌던 거죠. 

  

제가 보기엔 매우 멀건 망고즙은 그렇다 치고 새우볶음의 고추가 장난아니게 매워서 3분의 1도 못먹었어요. 그런데 저 새우볶음이 비싼 반찬이었다는 서글픈 아픔이...

 

 

 

동행인께서 생선을 집었는데요. 저 생선, 살이 많은 줄 알았는데 생선 밑에 두부가 깔려 있더군요. 좀 많이 짭짤하지만 양념장이 맛있었어요. 생선살과 두부 그리고 간장의 양념장 조화가 잘 되긴 했지만 생선이 먹을 것이 너무 없더군요.

 

 

 

두 번째 간 날엔 반찬을 유의해서 집었어요. 집중과 신중을 기하여 선택한 결과 30원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지요. 짜지만 않으면 점수를 후히 줄 수 있겠는데요. 중국 사람들 참 짜게 먹는 것 같아요.

 

포스팅을 하다 보니 양꼬치가 먹고 싶어지네요. 서초동에 신강이라는 양꼬치 집이 있던데 언제 한번 가봐야 겠어요.

 

 

 

 

 

 

 

 

그늘버섯꽃 / 2016. 1. 12. 12:50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2015년 연말에 이우 국제상무성에 다녀왔어요. 푸이엔? 시장이라고들 하는 것 같더군요.
이우에는 황위엔 시장도 있다고 합니다. 황위엔 시장은 주로 의류시장이고요, 이우에 간다면 주로 국제상무성일 거라 추측됩니다.

국제상무성은 1구에서부터 5구까지 있고요, 5구가 신삥 시장이죠.

1구 부근의 아침 풍경이에요. 하늘이 맑질 않아요.

올 겨울 이우 날씨도 예전과 달리 많이 따뜻하다고 그러더군요.
춥지않아서 유니클로의 플리스 자켓하나만으로 충분할 정도였어요.

연말연시여서 그런지 각 구마다 한산한 모습이었어요. 문을 닫은 가게들도 많았구요.

가게 입구에 중국스러운 빨간색 바탕에 금색으로 쓴 뭔가가 걸려 있는 곳이 꽤 있었습니다. 가게의 번창을 기원하는 말들 같았는데요. 财源广进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국어를 잘 모르지만 미루어 짐작컨데 '돈아 들어와라'라는 기원으로 보입니다. 참 솔직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부자되세요를 외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긴 하겠네요. 이런 말들이 우리 안의 물질만능, 물질최고의 기운을 채워가는 것이겠죠?

각 구는 다 연결이 되어 있어서 건물 내에서 이동이 가능해요.
아니면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원하는 구로 이동할 수도 있고요.
셔틀버스 정류장에 안내판이 있어요. 노선표와 배차간격 등을 써놨는데요. 우리나라 광역버스 배차간격시간과 비슷하더군요. 성질 급한 놈은 숨넘어가는거죠. 그래서 전 걸어다녔습니다. 무지막지하게 걸었죠.

어마무시한 규모를 자랑하는지라 몇몇 상품을 정하고 둘러보아도 몇 만보 걷는 건 기본인 것 같아요.
중간중간 바로 위 사진 속에 보이는 철제 벤치에서 한숨 돌려야 했죠. 안그럼 방전되루것 같았어요.
벤치에서 물 마시며 쉬는게 전부였던 제게 그 위의 사진에 있는 비즈니스 앤 레져 바가 아주 새롭고 놀랍게 생각되더군요.

위의 사진은 3구예요. 3구만 저렇게 조화식물이 치렁치렁하더군요.

각 구마다 위의 사진들 속에 보이는 것처럼 천장에 뭔가 주렁주렁 달려 있더군요.

계단으로 이동하다 보니 날짜와 시간 등을 보여주는 전광판이 있더군요. 2015년 12월 30일, 이미 영원 속으로 사라져 버렸네요, 데이빗 보위처럼.

1구 4층에서 본 주변 풍경이에요. 주차된 차들이 어마무시하네요.
아래 사진들에서 보는 것처럼 한산한 날인데도 말이죠.

이 국제상무성에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의 수도 엄청날 거예요. 그리고 관련해서 파생된 일거리들도 엄청날터구요.

이우의 아가씨들이 다른 도시에서 만나는 여자들보다 촌스럽지 않은 이유는 국제상무성에서 생성되는 경제효과가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번창한 곳이지만 화장실은 참 마음에 안들어요. 다른 곳들의 화장실보다 깨끗한 편인듯 했지만.

변태처럼 화장실을 찍었습니다.

대체로 공중화장실은 이런 식인 것 같아요. 사실 양변기보다 마음 편합니다.

그런데, 이번 이우 시장 구경길에서 화장실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노크라는 방법으로 확인하질 않고 냅다 문을 열어재끼려는 사람을 만났어요. 아놔!!

그런 반면 인심 좋은 사람도 있더군요. 같이 점심 먹자고 초대해 줘서 배달해 온 밥을 가게 주인과 그 아들래미와 함께 먹었습니다. 가게에 외쿡 바이어가 와서 앞 가게에서 점심을 썩션했지요.

요즘 아이들은 국적불문하고 부모 휴대폰이 장난감인 것 같아요. 이 아이, 밥 먹으면서 저에게 제 휴대폰으로도 놀 수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물론 놀 수 있고 게임도 있다 했더니 보여 달라고 하더군요. 마음에 드는 게임이면 해 볼 생각이었던 것 같았는데요, 다행스럽게 카카오 프렌즈팝은 이 친구의 구미에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개 눈에는 모만 보인다고 하지요. 저의 목적물이 아닌 것들이 시선을 끌더군요.

치비 마루코 머그 잔 보이시죠? 이우는 확실히 저작권의 무덤인 것 같아요. 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캐릭터와 일러스트레이트를 볼 수 있었는데요. 창작자들이 보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들은 이야긴데요, 어떤 문화 관련 한 회사에서 중국인을 고용했는데요,자기 기획서에 대해 저작권료를 주지 않으면 기획서를 보여 줄 수 없다고 했다 합니다. 그 친구 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겠지만 중국이란 나라와 연관짓는다면 보여지는 입장에 따른 대비가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우 국제상무성의 맛을 아주 조금 맛보는 시간을 가져봤는데요. 우리 동대문시장도 떠올려보고, 세상 사람들의 생각, 취향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우리 경제에 대해서 걱정도 해보는 등등 다양한 자극을 받은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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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6. 1. 11. 01:06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중국 이우에 가시는 분들이 많지요. 이우를 가는 방법 중에 하나는 항주로 가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우로 이동하는 거죠. 항주에서 이우로 이동은 버스가 편합니다. 기차역은 공항에서 멀지만 버스터미널은 국내선쪽으로 이동하면 있기 때문이죠.

인천공항에서는 스타벅스가 철수했지만 항주소산공항에는 국내선쪽에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항주공항에서 무언가 요기를 하고 싶다면 국제선 쪽보다 국내선 쪽이 좋을 것 같아요. 맥도널드도 있고요.


항주소산공항 국내선 풍경입니다. 스타벅스 왼쪽에 맥도날드가 있고요, 오른쪽엔 홍콩식 음식점도 있습니다. 위층에도 뭔가 있는듯한데 오로지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겠다는 일념 뿐이어서 주의깊게 보질 않았어요.

톨사이즈가 숏사이즈같아서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했는데 서울의 벤티 사이즈에 비등해 보입니다. 아이폰6와 별차이가 안납니다. 마시다 지쳐서 다 마시지 못하고 버렸습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신 후에 입안에 기름기가 도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비행기에서 콜라로 열심히 입가심했어요.
스벅 냅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큼지막한 것이 쓸만하더군요.

스타벅스는 국내선 쪽 가장 끝에 있습니다. 스벅에 들리신다면 스벅에서부터 향 냄새가 진동하는 국내선 텅사를 가로질러 반대 방향으로 끝까지 가야 국제선 청사로 갈 수 있지요.

심양공항과 항주공항은 모두 버스에서 내려주는 곳이 국내선 쪽이더군요.

항주공항의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넘어가는 브릿지 모습이에요.

이 브릿지 부근에 오니 향냄새가 없더군요. 이곳에서도 향냄새가 진동한다면 컴플레인이 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수속하려고 했더니 40분 후에 오라고 해서 정말 심심하게 빈둥거려야 했습니다.

국제선 쪽에는 발맛사지 가게가 있었어요. 그리고 중국식, 서양식 음식점하고요. 중국식 음식점에 메뉴가 뭐 있나 보고 있는데 점원이 말을 시켰는데 무심결에 '저스트 칸'이 툭 튀어 나왔습니다. 'Just 看'. 이미 내뱉어진 소리이기에..... 잠시 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조절해 가며 웃느라 좀 고생했습니다.

공항에 차 한대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차 앞에 설명이 있길래 앉아서 찬찬히 읽어 보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안읽게 되더군요.

중국공항의 입출국 수속은 정말 싫습니다. 버스 터미널, 지하철, 기차역마다 있는 짐 검사기도 마음에 안들고요.

지겹고 짜증스런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니 마음도 입도 부루퉁해지더군요.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가 국내선터미널에서 돌아나온 맥도널드에 대한 아쉬움을 몰아 오더군요.

출국수속을 마치고 진입한 곳에는 휑한 카페와 하겐다즈가 먹을거리를 파는 전부였어요.
느무느무 배가 고파서 휑한 카페에 갔습니다. 선불이더군요. 참치 샌드위치를 시켰어요. 맛은 그냥그냥 먹을만 했는데요, 빵을 참 파삭하게 구웠더군요. 빵의 식감이 좀 거슬렸지만 허기를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넘 비싸요 45원이나 줬거든요.

먹고나니 할 일이 또 없어져 노트북을 열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데 인천행 비행기 탑승 안한 승객들 어여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티켓을 보니 탑승시간을 착각하고 놀고 있었던거죠. 헛!! 부랴부랴 탑승하고 나니 항주공항 활주로가 복잡하다며 출발 지연.......

항주와 소주는 유명한 관광지여서 1월에도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비행기 좌석이 많이 비어 있더군요. 항주가 여름철 관광지인건지 아니면 한국경제가 심히 곤핍한 건지... 어떤 것일까요?

위의 사진은 제 옆자리들이에요. 그 앞 뒤로도 비어있었어요.

아시아나 국제선은 처음 타봤는데요. 대한항공과 비교해서 아시아나 기내식이 더 나은 것 같아요.

해가 저물어 갈 즈음 비행기 안으로 스며드는 빛이 편안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더군요. 사진 속에 보이는 남자분 죄송합니다. 계속 찍히셨네요.

햇빛도 감상하고 영화도 감상했습니다. 마션을 봤는데요. 역시 맷데이먼은 멋있어요. 마션, 영화도 볼 만하네요. 마션에서 맷데이먼의 대사를 곰곰히 씹어봤어요. 그러고 나니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가는 것, 그것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가좌석은 기차, 버스, 비행기 막론하고 좋은 자리인듯 해요.
그리고 하늘은, 구름 위에서 보든 구름 아래서 보든 언제든 황홀한 대상입니다.

탈없는 여정에 감사하며 이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그늘버섯꽃 / 2016. 1. 7. 21:19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중국 슈퍼에 가서 휴지를 고르다 눈에 익은 그림을 만났습니다. 한참 들여다 보니 생각나더군요, 그림의 정체가. 

그림의 정체는 바로 뚱이 였습니다. 카카오톡에서 자주 만나는 이모티콘의 주인공 뚱이.

저 휴지 회사에서 뚱이 라이센스를 받아 쓰진 않았겠지요?

중국 이우시장에서 육심원의 캐릭터가 박혀 있는 지갑, 가방 등의 잡화를 꽤 봤습니다. 역시나 허락받고 저작권료를 지불할 턱이 없겠지요.2015년 10월경일까요? 육심원에서 중국어에 능통한 지적재산권 담당자 구인광고를 내보냈더군요. 정말 중국어에 능통한 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뭐든지 중국에게 따라잡히고 먹혀서 이제 먹고 살 것들이 묘연해지는 대한민국에서 갖고 있는 몇 안되는 지적재산권이라도 철저히 지켜야 함이 마땅하겠지요. 

중국 이우시장에서 만난 육심원 캐릭터가 박힌 상품 몇 개 보시지요. 

마지막 사진은 한국드라마를 좋아하고 박누구와 이종석을 좋아한다면서 묻는 말에 자연스럽게 "예"라고 답하는 처자가 저에게 보여 준 지갑입니다. 사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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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6. 1. 3. 01:12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며칠 전에 항주공항에서 이우가는 길에 대해서 포스팅했었습니다.

http://xianu.tistory.com/1125

위 주소에서 항주에서 이우까지의 이동기를 보실 수 있어요.

오늘은 이우에서 항주소산공항가는 길을 주저리주저리 풀어보려합니다.

항주에서 이우, 이우에서 항주, 여기서 저기가고 저기서 이리 오는데 뭘 또 이야기하고 싶은건데 라는 의문이 드시는 분들도 있겠죠. 저도 별다를 것 없이 같으리라 생각했었더랬습니다. 그러나 택시부터 다르더군요.

우선 먼저 항주에서 이우가는 길 포스팅에서 택시 운전석에 합승에 대한 불만신고하라는 글이 걸려 있었다고 했었으나 증빙자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드디어 증빙자료를 획득했습니다.

저 초록색 딱지는 그저 장식인거죠, 애석하지만.

어찌되었든 도착해서 숙소로 이동할 때와는 달리 이우를 떠나는 날은 숙소 앞에서 택시를 쉽게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것은 미터기를 켜는 행위였습니다. 중간에 합승시도도 않고요. 그러나....미터기에는 7원이라 찍혀 있었는데 9원을 받더군요. 이건 또 뭥미? 싶었으나 이우에 도착했을 때 20원이나 썼던 것을 생각하면 양호한거죠. 그래서 그냥 10원 줬습니다.

버스터미널 외관입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남자들 중 많은 수가 어딜가냐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에요. 개의치 않고 건물 내로 들어가면 우측에 매표소가 있습니다. 무인 매표기도 있어요. 무인 매표기에 보니 소산이라는 지명이 있었으나 혹시나 잘못갈까봐 유인매표소로 가서 항주공항간다며 버스표를 샀습니다. 그런데요 버스비가 항주에서 이우올때는 62원이었는데 항주로 가는 버스비는 59원이었습니다. 항주공항과 이우버스터미널 사이를 오가는데 버스비가 다른 이유는 뭘까요?

의문스럽지만 3원에 골머리 썩히지 않기로 결심했더랬습니다.

버스표를 산 후에는 2층으로 올라가야 해요. 2층에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면 대합실이에요.

바로 아래 사진이 매표하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에스칼레이터와 계단이에요.

항주공항에서 이우갈때는 폐차가 멀지 않을 것 같은 버스를 탔었는데, 이우에서 항주공항갈 때의 버스는 신삥이었습니다. 다만 2시간여의 주행시간 내내 중국 유행가를 계속 듣고 가야하는 고통이 있었지요.

바로 위의 사진은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버스에 앉아 찍은 이우의 아침 모습입니다.
드디어 버스 출발~~ 오마이갓.....중국에서 운전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마 4차선 도로를, 저기서 오는 차들을 무시하고 도로를 가로 질러 가는 담대한 운전을 경험할 줄 꿈엔들 알았겠을까요. 심장 벌렁.

벌렁거리는 심장을 안고 항주소산공항으로 가는 길에 강인지 넓은 내인지 잘 모르겠으나 빨래터가 있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빨래하는 모습도 보고, 어떤 아저씨가 노상에서 응가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눈버렸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탄 버스가 항주소산공항까지 무사히 데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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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6. 1. 1. 11:50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한국에서 이우 가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상해에서 이우로 가시기도 하고, 항주에서 이우로 가시기도 하지요.
저는 항주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이우를 갔습니다.
공항에 내려서 국내선 쪽으로 가시면 버스매표소가 있어요. 길찾는데 정신이 팔려 매표소 사진을 안찍었네요. 대합실은 담배냄새에 짜증 발산하느라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항주에서 이우행 버스를 검색하시면 중국돈으로 60원이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저도 그렇게 알고 예산 짜는데 참고했고요. 그런데 2015년 12월 말 버스비가 62원이더군요. 제가 참고한 블로그 포스팅들은 2015년 상반기에 작성된 것들인데 그새 2원이 올랐네요.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에요. 항주에서 이우 사이를 오가실 때 참조하세요.

버스를 탔는데 오래된 버스였는지 손잡이도 뜯겨나가고 발판이 있었다는 흔적만 있더군요. 뭐 큰 문제될 것은 없었지만 몸을 살짝 기대자 뒤로 확 넘어가는 좌석상태엔 식겁했습니다. 좌석 등받이 조절상태가 메롱한 좌석에 앉게 된 슬픈 사태를 만나거죠.

버스터미널에서 내리면 택시 호객하는 사람들이 길목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택시라고 우기지만 일반 승용차를 운영하는 이들도 많아요. 그런 택시라고 우기는 승용차들도 차비를 흥정해야 하지만 택시도 타자마자 미터기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가격흥정을 하더군요. 결국 호텔에서 들었던 버스터미널에서 호텔까지 택시비보다 7원을 더 얹어주는 기분 나쁜 상황을 만났지요. 7원에 목숨걸기 싫어 참았지만 중국은 좋아하기 힘들어요. 거기다 운전석에 양해없이 합승하면 불만신고하라고 버젓이 써붙여놓고서 가다가 아무나 불러서 합승을 시도하는 기사를 보면서 분노게이지 상승을 느꼈지요.

본 포스팅의 결론은 항주공항에서 이우까지 버스비는 62원이라는 것입니다.
그늘버섯꽃 / 2015. 9. 8. 21:18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한바탕 세차게 비가 지나간 후에 먹는것을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경리단길에 갔습니다. 그 유명한 젖소케잌을 먹으러요. 젖소케잌은 만드는 날과 시간이 따로 있어 결국 맛보지 못했습니다. 특정한 날, 특정 시간에 만들어내느 특정화, 특성화 '젖소케잌', 궁금하긴 하지만 무지개 케잌으로 그 궁금증을 삼키기로 했습니다.

 

 

 

어떤 분의 차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초록 몸체를 가진 빈티지 미니가 FRANK's의 풍경에 풍취를 더해주었습니다. 한컷 찰칵. 스마트폰은 참 좋아요.  비온뒤라 조금 어둑한지라 가게 외관의 노랑이 눈에 더 많이 들어옵니다. 가게 밖에도 화분이 많지만 안에도 많더군요. 그래서인지 가게 안이 더 북적거려 보이더군요. 가게를 채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들이었습니다. 맛집 내지는 핫한 트렌드는 여자없이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젖소 대신 무지개롤

생생한 색감의 무지개롤, 눈이 즐겁긴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집의 미덕은 커피가 담긴 넙적한 머그잔이라 생각됩니다.

보기만 해도 넉넉한 커피가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생생한 빛깔로 눈을 호강시키는 무지개롤

예쁘지만, 이 아인 먹히기 위해 존재하므로

제공받은 플라스틱 칼로 잘랐습니다.

부들부들하게 짤린 케잌을 역시나 제공받은 플라스틱 포크로 먹었습니다.

오우, 정말 보기에도 보들보들했지만 입안에서도 보들보들했습니다.

그러나 두 세번의 포크질로 입안은 이미 느끼함으로 채워지더군요.

저에겐 커피없이 한조각도 힘든 녀석이었습니다.

결국 남은 조각들을 포장했습니다.

남은 케잌을 담은 귀여운 상자를 달랑달랑 들고 가게를 나섰습니다. 

 

 

 

푸성귀가 엉켜붙은 시멘트 계단이 정겹고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비 내린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저 시멘트 계단을 오르던 2015년의 여름도 이젠 아침저녁을 덮은 찬바람이 점점 먼 곳으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올 여름은 응가 주머니를 쏟아내는 귀여운 사자가 매달려 있는 건물 앞을 걸었던 순간과 함께 흐릿한 기억으로 남아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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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8. 22. 21:57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친구와 어울리다 보니 노는 것이 바로 먹는 것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우선 용산아이파크몰에 있는 메밀공방에서 메밀국수 썩션!!

맛있는 메밀국수 집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나있는 곳인듯, 대기자가 많았습니다.

그 긴 대기행렬에서 기다렸다가 먹을만큼 맛있다고 생각되진 않아요.

단지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맛에 한 사발 들이키기엔 나쁘지 않지만, 대기자가 너무 많을 때는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음식을 드시라고 하고 싶어요.

 

 

 

눈이 있어도 눈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지라...검은 김에 덮혀 있는 빨간 덩어리가 토마토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상은 이러했습니다. '막국수에 웬 토마토? 유명하다더니 특이점이 있구낭.....헛....고추장....'

 

 

 

용만이네김밥도 가게도 음식맛도 깔끔해요. 용산아이파크몰에 갔을 때 가볍게 배를 채우기에 괜찮아요.

 

 

아비꼬가 곳곳에 세를 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용산아이파크몰에도 임접해 있더군요. 벚꽃나무는 아비꼬 매장의 기본 인테리어일까요? 왜색을 너무 즐기는 것 아닌가 싶으면서도 '몸에 좋다'는 '카레'를 먹기 위해 아비꼬에 들렸습니다. 왜색이 맘메 걸리지만..아비꼬의 쭈욱 몸을 펴고 튀겨진 새우튀김은 사랑스러웠습니다.

 

 

 

니뽕내뽕, 니코보코라는 브랜드를 연상시키는데요. 니코보코를 아시는 분들은 나이가 어느정도 되시는 분들일 것입니다, 필시.

니뽄내뽕에서는 차뽕, 태뽕, 일뽕을 흡입했습니다. 면들을 먹으면서 피자시킨 사람들을 부러워했었습니다.

 

 

보트같기도 하고, 요람인듯도 보이고, 좀 더 나아가면 중국 무협지에서 보던 은자 모양같기도 한 그릇이 매력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에서는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할 수 없지요. 즐겁게 환담을 나누다 보니 차태일뽕이 속속 준비되었습니다.

 

 

세 뽕, 모두 홍합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홍합탕 생각이 뽀로록 떠올랐습니다. 부추, 날치알 고명이 얹어 있어 건강에 좋아보입니다. 면과 국물에 적당히 걸쳐있는 메추리알에 광택이 아주 빤딱빤딱합니다.

 

일뽕, 시원한 해산물 국물을 바라며 시켰건만 이 아인 내맛도 네맛도 나질 않군요. 모호한 정체성의 일뽕은 밋밋한 맛이어도 면이면 무조건 좋다는 분만 드신다면 그럭저럭 합격점을 매길 수 있을 듯 합니다.

 

차뽕 역시 어정쩡하긴 매한가지였습니다. 역시 면과 피자를 시켰어야 했던 거지요. 그나마 우리를 위로해줬던 것은 태뽕이었습니다. 부추와 날치알 외에 견과류도 얹혀있고 면 밑에 새우살이 보이는 비주얼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맛도 좋았습니다. 차뽕과 일뽕의 면을 건져 태뽕 접시에 자작한 양념에 열심히 비벼 먹었습니다.

 

배를 채우고 디저트로는 팥빙수를 찜하고 설빙을 찾았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인절미 콩고물에 밥을 비벼서 먹었던 기억이 흐릿하게 있습니다. 콩고물에 비빈 밥은 한알 한알 제멋대로 놀지만 고소한 것이 먹을 만했습니다. 인절미 콩고물의 추억을 더듬으며 인절미빙수를 주문해서 깨끗이 비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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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6. 19. 16:53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곧 있으면 6.25입니다.

예전엔 6.25날이 되면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 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이라는 노래가 비장하게 울려 퍼졌었다. 요새는 못 들어 본 것 같다. 그늘버섯꽃도 전쟁세대가 아니지만 그래도 6.25가 뭔 날인지는 안다. 그런데 요새 어린 친구들은 6.25나 3.1절 등등이 무엇인지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는 뉴스를 종종 본다. 그러나 어린 친구들, 영특하니 탄식 따위는 하지 않겠다. 다만, 오랜만에 6.25노래를 다같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

 

 

 

본 블로그에 단동항미원조기념탑에 대하여 포스팅했었다. (포스팅을 보기 원하시는 분은 http://xianu.tistory.com/944를 클릭해 주세요.)

항미원조기념관 앞에 있는 기념탑에 대한 포스팅이었다. 오늘은 기념관에 대해서 포스팅해 보고자 한다.

 

흔히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승자가 자기들에 유리하게 혹은 정당화할 수 있도록 '팩트'를 적당히 이용한 기록이라는 의미로 새겨도 무방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역사는 입장에 따라서 한가지 '팩트'에 대한 여러 관점을 내놓는다. 그 여러 관점이 어느 일방에서 보기엔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함을 우리는 너무 잘 안다. 일본의 태도는 물론 중국의 여러 공정을 통한 역사왜곡을 겪으면서 충분히 느꼈다. 이미 발해는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의 역사로 기정사실인양 되었다.  

 

6.25도 중국, 북한, 한국의 입장은 다르다. 명칭도 다르다. 중국은 항미원조, 북한은 조선인민해방전쟁, 우리는 625이다. 덧붙여 미국은 한국전쟁이라 부른다. 명칭, 입장이 다른만큼 그 의미 해석도 각각이다.

 

중국의 항미원조에 대한 입장은 콧웃음이 났다. 압록강 단교 위에 붙여 놓은 판넬에 조선사람들이 중국을 열렬히 환영했다는 설명에 들어가 있다. 항미원조기념관에서도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항미원조기념탑쪽에서 기념관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표석이다. 중국인민지원군 제13병단 지휘소가 있었던 자리를 기념하는 표석인 것 같다. 이곳은 단동의 유치원생과 학생들에겐 필수 방문 코스인 것 같았다. 그리고 단동 필수 관광 코스처럼 보였다. 중국인들은 이곳을 방문하여 중국이 한반도를 위해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돌아갈 것 같았다.

 

 

기념관 안에는 당시의 사진과 관련 설명, 관련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기념관 안 공기가 썩 좋지 않아 십분이 넘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중국어 설명이어서 자세하고 꼼꼼하게 보기는 어려웠다.

 

 

젊은 김일성의 모습이 보인다. 전시관 안팎에 625 당시에 중공군이 활용했던 탱크, 군용차 등이 전시되어 있다. 조명도 묵직해서 결코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은 아니었다, 항미원조기념과.

 

중국은 마트도 그렇지만 전시관도 한번 발을 들이면 끝까지 돌아야 출구를 찾을 수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전투별로 지도와 대략적인 설명이 있어 전쟁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전쟁 자체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중공군 군제, 그때 당시의 군인들의 소소한 물건들도 전시하고 있다.

 

 

 

항미원조기념관에 대한 설명이 기념관 벽에 붙어있다. 사람이 지나니 않는 때를 기다리느라 상당한 시간을 썼던 기억이 난다. 굳이 기다렸던 사실을 말하는 이유는 중국 방문객이 많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다.

 

 

무적항도, 굴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저 입구를 지나면 당시 전쟁 상황을 인형이나 모형 등으로 재현해 놓은 전시물들을 볼 수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전쟁 그 자체만이 아니라 전쟁 안의 소소한 일뿐 아니라 관련한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마지막 사진에 모택동, 스탈린, 김일성 사진이 나란히 걸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들이 활동한 결과 속을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다는 점, 사진 속의 일들이 먼 옛날 우리가 모르는 아주 먼 곳 어드메의 일이 아니라 이땅에서 벌어졌던 일이었다는 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무적항도안의 모습이다. 재현전시물을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전시관을 만날 수 있는데, 마지막 흉상은 황계광, 중국식으로 황지광? 이라는 인물인데, 중국측에서 볼때 그는 항미원조전쟁에서 영웅인 것 같다. 학교에서도 저 인물에 대해서 가르치는 것 같고,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인물인 것 같다.

 

 

 

위의 사진은 중국판 가미가제 군인의 모습이다. 다이나마이트 팩을 등에 짊어지고 적진, 즉 남한측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영웅적인 행위라는 의미로 전시되었겠지만 그저 섬찟하다. 요즘 자행되는 자살테러가 이들을 본 딴 것 같다.

 

 

위의 사진은 한강의 모습이 아니라 압록강의 모습이다. 중공군들이 귀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항미기념관 설명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걸어 놓은 문구들, 어설프게 내용을 추측해 보아서인가? 어째 하나같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위의 그림은 중공군이 조선의 아이를 겨울강물에서 구해주는 모습을 담았다. 항미원조기념관에서 만난 중공군은 조선인민들에게 천사요 구세주였다.

 

 

 

중공군이 조선 소년을 구하는 '감동'의 그림 밑에 사진들은 중공군과 조선인들의 모습이다. 조선인들은 중공군을 사랑했다. 마지막은 젖먹이를 엎은 부녀자가 부상당한 중공군에게 뭔가 먹이는 모습이다.

 

 

바로 위 사진 속 흉상의 주인공은 모택동의 아들 모안영이다. 모안영은 625때 죽었다.

 

 

단동의 관광지에서는 몇 푼 내고 한복을 대여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촌티 좔좔 흐르는 한복대여장사 역시 볼때마다 불편한 모습이었다. 조선족은 그들의 소수민족이라는 의식이 깔려있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중국 책에서도 그런 내용을 봤고, 단동 여기저기서 느꼈기 때문이다. 조선족에 대한 재정의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요즘 중국은 민족 선택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 말은 혈통상 조선족이 아니어도 선택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물론 사회적 차별이 있을 터이니 대다수의 중국인들이 조선족을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 악용될 여지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항미원조기념관, 불편한 체험이었다. 역사라는 것이 지나온 일들의 단순한 기록이기만은 아니라는 현실을 절감했다. 6.25는 지금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기억에 없는 일이다. 그래서 잊을 수는 없는 기억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할 일이다. 그것을 깊이 느끼게 했던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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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6. 6. 19:37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서울 시내 안에서 오락가락하다 경기도로 이동하니 경전철을 타볼 기회가 생겼다. 어떤 형태로든 꼼지락거려야 '기회'가 생기나 보다. 의정부 경전철은 수도권 최초의 경전철 노선이라고 한다.

 

 

 

 

1호선을 타고 가도 회룡역에서 의정부 경전철로 환승했다. 1호선에서 경전철로 가는 통로이다. 평일오전이라 그래서인지 한산하다.

 

 

 

경전철을 기다리면서 회룡역을 뚤레뚤레 둘러보았다. 대합실도 한산하나 지상역이어서 좋다. 양끝이 뚤려있어 답답하지도 않고 부분이지만 유리 천장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좋다.

 

 

 

창틀에 무수한 벌레 사체가 흩어져 있었다. 먼지와 함께 뭉쳐지지도 않을 저 사체들에게 애도를..... 사체 너머 창밖 세상은 과히 나쁘지 않다. 아파트 사이에 있는 철로때문에 그나마 시야에 여유가 생긴다. 청정도는 잘 모르겠지만 개울도 흐르고. 명당지로 배산임수를 외친 조상들의 주장이 십분 이해가 간다.

 

경전철은 폭이 지하철의 3분의 2정도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달리는 소리는 요란요란하다. 지하철에서는 들리는 음악소리가 경전철에서 전~혀 들리지 않는다. 풍악은 포기하고 바깥 풍광이나 즐겨야....그러나 사방 천지 시멘트 덩어리 뿐, 경전철 내로 밀려드는 햇살 외엔 즐길 것은 없다.

 

 

 

 

 

그늘버섯꽃 / 2015. 4. 29. 16:04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단동에 가면 항미원조기념관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 항미원조기념탑도 세워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단동시내에서 보이는 항미원조기념탑입니다. 날씨 좋은 날 항미원조기념탑에 가서 북한을 보면 구의주까지 보인다고 하더군요.

 

 

 

아래 사진은 르꼬에서 더 올라가 항미원조기념관에 좀 더 가까이 가서 찍은 항미원조기념탑입니다.

 

 

항미원조기념관 입구입니다. 규모가 어마무시해서 압도적이거나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오히려 소박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6.25전쟁참전을 이만큼의 규모로 기념관을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은 실눈을 뜨고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적으로 전쟁참전으로 죽은 중공군을 기리는 것은 절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땡볕에서 계단을 오르고 올라 기념탑 바로 앞에서 찍은 항미원조기념탑입니다. 탑을 중심으로 사방에 군인들을 새긴 구조무이 있습니다. 섬찟한 기세의 군인들 모습은 볕좋은 하늘 아래서도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밝은 하늘 아래서 기념탑 그림자가 구조물에 선명한 어둠을 드리웠습니다. 역사의 명암을 기억하라는 계시처럼 보입니다.

 

기념탑 쪽에서 본 항미원조기념관입니다. 백팩같은 가방은 메고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일정크기 이상의 가방은 매점 옆에 가면 있는 보관함에 넣고 들어가야 합니다.

 

 

 

항미원조기념탑 부근에서 내려다 본 단동시내입니다. 간간이 고층건물들이 보입니다. 저런 고층건물이 들어선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동 풍경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모해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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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4. 27. 18:46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외장하드를 들여다 보니 잊고 있었던 시간의 흔적들이 있습니다. 특별히 '출사'를 나가는 것도 아니고 돌아다니면서 점점히 찍어둔 사진들을 꺼내봅니다.

 

서울의 핫플레이스 삼청동,

 

 

 

 

 

 

이런 길을 지나다녔었구나, 라며 그 시간의 느낌, 함께 했던 사람들 등을 떠올려 봅니다. 사진을 들여다 보니 삼청동호떡도 먹었네요, 맛은 ...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도톰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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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4. 18. 20:53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여행을 가면 그곳에 다녀감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을 위한 기념품,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건낼 선물용 기념품을 삽니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사오는 기념품들은 몇 달 후에 버리게되는 소품이 많게 마련입니다. 좀더 실용적인 괜찮은 기념품 없을까요?

 

 

 아르헨티나 : 가죽제품

 

아르헨티나는 가죽제품으로 유명합니다. 아르헨티나에 가시면 가죽 장갑, 가죽 구두, 가죽 지갑 등을 구입하세요. 괜찮은 가죽제품을 살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벨기에 : 레이스

 

벨기에는 최고의 레이스와 태피스트리 스투디오의 고향입니다. 벨기에 레이스는 모두 핸드메이드이며, 브뤼셀과 브루제는 정교한 레이스 세공으로 잘 알려진 도시입니다.

 

 

 

 

 

 중국 : 티포트

 

중국에서 가져오는 차와 관련된 기념품은 대부분 괜찮습니다. 티포트와 찻잔도 좋지만 중국차를 가지고 돌아오는 것도 좋습니다. 녹차, 홍차, 전차, 향기가 좋은 차, 우롱차를 선택하세요.

 

 

 

 

 

 잉글랜드 : 캐드버리 초콜릿

 

캐드버리 초콜릿이 완벽한 선물임을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프랑스 : 마카롱

 

유통기한은 짧지만 프랑스에서 가져올 수 있는 멋진 기념품은 마카롱입니다. 마카롱을 살 수 있는 곳은 지천에 깔렸지만 Pierre Hermé의 마카롱을 추천합니다.

 

 

 

 

 독일 : 맥주 저그

 

독일 기념품으로는, 특히 옥토버페스트 시기에 독일을 방문한다면 평범한 기념품이긴 합니다. 독일 맥주 저그는 돌, 도자기, 백납, 유리 등 재질이 다양합니다.

 

 

 

 

 그리스 : 올리브 오일

 

그리스는 버진 올리브 오일 생산으로 유명합니다. 정통 그리스 올리브 오일을 사기에 좋은 곳으로 크레타 섬의 Kritsa Lassithi 농업협동조합을 들 수 있습니다. 그곳의 오일은 오일의 롤스 로이스라고도 불립니다.

 

전통 요리용 올리브 오일을 사고 싶지 않다면 올리브 오일로 만드는 비누나 화장품도 살 수 있습니다.

 

 

 

 

 헝가리 : 파프리카

 

헝가리 파프리카는 헝가리 전역에 있을 뿐 아니라 아주 쌉니다. 헝가리산 파프리카는 다른 토양과 기후에서 자란 파프리카에 비해 더 달콤하다고 합니다. 정통 헝가리산 파프리카를 사기에 좋은 곳은 부다페스트 Great Market Hall입니다.

 

 

 

 

 

 아일랜드 : 위스키

 

위스키 한 병은 아일랜드의 클래식한 기념품입니다. 아일랜드 위스키를 살 때 추천한 말한 곳은 북아일랜드의 Bushmills 양조장입니다.

 

 

 

 

 

 이탈리아 : 전통 베네치아 마스크

 

해마다 열리는 카니발에서 베네치아 마스크를 씁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마스크들은 가죽, 도자기, 유리 등으로 만듭니다. 

 

Ca’Macana는 베니스에서 가장 오래된 마스크 공방입니다. 이곳에서 800년전의 방식으로 만드는 핸드메이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일본 : 전자제품

 

일본의 전자제품은 최첨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전자제품은 일본에서 사면 더 쌉니다. 또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혁신적이고, 때론 이상한 제품도 있습니다. 동경의 아키하바라가 전자제품 쇼핑에 좋은 곳이죠. 

 

 

 

 

 

 모로코 : 도자기

 

손으로 칠한 알록달록한 도자기 그릇은 모로코 기념품으로 적당합니다. 사피와 페스가 도자기의 중심도시입니다.

 

 

 

 

 

 네덜란드 : 치즈

 

식도락가들에게 네덜란츠 치즈는 완벽한 선물입니다. 가게들에서는 보통 무료로 밀폐 포장을 해 줍니다.

 

 

 

 

 폴란드 : 호박 쥬얼리

 

호박은 폴란드에서 생산되는 원석으로 폴란드 전역에 질 좋은 쥬얼리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형에 따라서 호박을 부르는 명칭만도 80가지 이상입니다. 호박 쥬얼리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포르투갈 : 도자기 타일

 

아술레호스 azulejos로 알려진 포르투갈 도자기 타일은 포르투갈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포르투갈 어딜 가든 아술레호스를 볼 수 있습니다. 구입할 때는 기념품 가게에 가면 됩니다.

 

 

 

 

 러시아 : 래커 박스 Lacquer box

 

래커 박스는 러시아 어딜 가든지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래커 박스는 혼응지papier-mâché 여러 겹을 압착하여 말리고 손으로 그림을 그려 넣습니다. 팔레흐 palekh, 페도스키노 fedoskino, Mstera에서 가장 많이 생산됩니다.

 

 

 

 

 

남아프리카 : 아마룰라

 

아마룰라는 마룰라 열매로 만든 크림 리큐어입니다. 마룰라는 남아프리카 삼림지대 원산으로 마룰라 리쿼는 약간 과일 카라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스페인 : 와인

 

스페인 와인 주요 산지는 리오하 Rioja, 리베라 Ribera, 델 두에로 del Duero, 발데페냐스 Valdepenas입니다.

 

 

 

 

 

 터키 : 구리 커피 세트

 

터키는 구리 제품과 독특한 커피 추출로 유명합니다. 터키식으로 커피 추출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구리 커피 세트는 완벽한 기념품이 될 것입니다. 이스탐불 Grand Bazaar에 가면 다양한 커피 세트가 있습니다.

 

 

 

 

 

 

 

 

 


그늘버섯꽃 / 2015. 4. 12. 22:00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여순감옥에 다녀왔습니다. 여순감옥은 중국 동북3성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필수 코스처럼 들리는 곳인 것 같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이곳에 수감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여순감옥은 러시아가 지었고, 일본이 여순을 점령하고 나서 지금 형태로 확장한 것이라 합니다.

 

중국의 국가중점역사문화재인 이곳은 1971년 복원되어 대중에게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감옥'이라는 두 글자가 눈부신 햇살 아래서도 음산한 기운을 발산하는 것만 같습니다.

 

 

철창문이 열리고 들어선 입구의 모습입니다. 날씨도 '춘春'삼월이 아니라 '동冬'삼월에 가까운데 여순감옥의 입구는 마음까지 휑하게 만드는 기운이 넘쳤습니다. 수감이 결정된 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때 느끼는 마음의 냉기를 감히 짐작할 것 같다는 말은 할 수가 없네요.  

 

 

입구를 지나니 금속판에 그려둔 여순감옥의 관람 노선도가 보입니다. 안내인의 인도에 따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해 몇 걸음 안가서 채소 저장소 같은 것이 있었는데, 채소 저장소라기 보다 노천 독방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순감옥의 현재의 정확한 명칭은 여순일아감옥구지박물관인가 봅니다.

 

 

 

이곳의 담장은 그렇게 높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사람키를 훌쩍 넘긴 했지만 물리적으로는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이 아니라 감옥이었을 때 수감자들이 느끼는 담장의 심리적 높이는 어마무시했겠지요.

 

 

감옥 건물에 들어섰을 때와 나올 때 이 옷가지들을 만났습니다. 검신실의 저 옷가지들, 저것들을 걸치게 된 사람들의 통탄의 시간들을 생각하니 숙연한 마음이 들더군요.

 

감옥의 전경이 모형으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형이 자리하고 있는 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가 수감되었던 곳이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창문너머 들여다 본 그곳엔 책상과 침상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선명히 느낄 수 있지만 햇살의 온기는 깃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땅의 독립을 위해 목숨바친 안중근 의사와 같은 분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느끼실까요? 그분들의 마음에 저 감옥과 같은 서늘한 기운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물 구석진 곳에 깃드는 햇빛이 반갑고 따뜻하기 보다는 이곳이 어떤 곳이었는지 한 순간도 잊지 못하게 하는 것만 같습니다.

 

간수가 사용했던 채찍과 밧줄, 그리고 착고 등 당시에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 오히려 무감각한 행위처럼 느껴져 스쳐지나듯 보며 기록만 남겨왔습니다.

 

 

고문실의 설명이 섬찟합니다. 수감자들의 피부가 벚겨지고 살이 터지도록 때렸다.

 

고문실을 지나자마자 만난 복도입니다. 고문실을 나온 수감자들의 시선이 이렇게 흐릿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복도에 스며든 햇빛이 그들에겐 어떤 의미였을까요? 

 

 

을씨년스런 기운이 몸과 마음을 파고드는 여순 감옥의 복도입니다. 현재 우리가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남기는 모습은 박물관으로 단장하면서 많이 정돈된 모습이겠지요. 

 

 

안내인이 앞 뒤에서 이동하라고 재촉하는 모양새가 '감옥체험'을 시키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싸우자고 덤비는 것 같은 어조로 이동해라, 철망 위에 올라가지 마라, 앞 사람과 간격이 벌어지게 말라 등등.... 여순감옥박물관이 감옥이었을 때 간수들과 감히 비교가 안되겠지만 자꾸 안내인이 간수처럼 느껴졌습니다.

 

 

여순감옥엔 안중근 의사 외에도, 이회영 선생, 신채호 선생도 수감되었습니다. 여순감옥에 수감된 분들이 위의 사진 속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걸려 있었습니다.

 

 

 모진 고문을 달게 받으리

온갖 고난을 겪어 의지가 견고하네

오직 인민은 해방을 강렬히 원하니

갇힌 몸에도 불굴의 마음은 바꾸지 않으리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여태컷 있었던 건물을 나서는데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감기더군요. 그 눈부심은 영화에서 감옥에서 나가는 인물의 시선에서 보는 햇살의 그것 그대로였습니다.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국적에 상관없이 이 여순감옥을 나서며 그 찬란한 햇빛을 만난 사람들의 마음을 상상해 봤습니다만 가늠하기 어려웠습니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창밖으로 시선이 절로 갔습니다.

 

위의 사진 속 창살 너머 보이는 방은 환자가 수감되는 곳입니다. 환자를 모아둔다는 의미 외에는 없었을 것 같은 곳이었습니다. 오히려 병이 악화될 것만 같이 보였습니다.

 

 

 

 

병을 키울 것 같은 의무실 건물을 나와 처형장 건물로 갔습니다.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아래 나무통이 있습니다. 저 나무통이 어떤 역할일지 굳이 설명을 보지 않아도 짐작이 되었습니다. 천장의 저 도르래는 누군가의 숨통을 조였던 것이었겠죠.

 

 

이 처형장에서 목숨을 빼앗긴 누군가의 유해가 유리관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처형장 안에 이런 방들이 두 개가 있었습니다. 대기실이었을까요? 어떻게 처형이 이루어지는 등에 대해서 설명이 있었지만 글씨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눈으로 보이는 건물 모습만 훑었습니다.

 

여순감옥에서 안내인한테 좀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을 내야합니다. 처음 입장할 때 200위안을 내고 설명을 듣겠냐고 물어보더군요,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독립열사들의 흉상이 있는 방은 열어 주질 않더군요. 해외에서 중국에 비자값을 내고 비행기를 타고 와서 또 한참 차를 타고 달려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안내인들의 행위는 엄청난 횡포였습니다. 말을 꺼내봤자 죽자고 달라들 것만 같아 흉상들이 있는 건물 내를 창문을 통해 살짝 넘어다 보고 왔습니다.

 

감방들이 늘어서 있는 건물 안에는 암실 독방이 있었습니다. 빛이 들어가지 않는 그곳에 갇히면 얼마나 불안하고 괴로웠을까요? 여순감옥을 돌아보며 서울의 서대문 형무소를 떠올렸습니다. 먹먹해 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포스코와 관련해서 아버지가 어떻게 세운 회사인데라는 말을 했다지요.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오갑니다.

 

 

 

그늘버섯꽃 / 2015. 3. 15. 22:05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2014년 여름, 상해 외곽의 주자각이란 곳에 다녀왔습니다. 상해를 가기 전에 론리 플래닛 상해편을 뒤적거렸습니다. 상해 시내의 어떤 핫플레이스보다 주자각이 끌렸습니다. 상해 일정 중 하루를 주자각에 배정을 했습니다. 갔다오고 나니 주자각에서 1박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위도 식힐겸 배를 타기로 했습니다. 뱃사공들이 식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선착장?에서 좀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저씨들이 밥먹는 모습을 보고 있기도 뭐해서 주변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선착장 근처에 있는 건물입니다. 상해전화수채예술관 Shanghai Quanhua Art Gallery 앞이었을까요? 익숙한 듯하기도 하지만 이국적인 맛이 있는 창살과 돌사자에 눈길이 가더군요.

 

 

 

좌물쇠가 걸린 쇠줄을 물고 있는 사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우리선조들의 미적 감각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의 문을 보면서 중국도 옛사람들의 미적 감각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철제 난간은 요즘에 만들었겠지요? 이 철제 난간이 더 실용적일 수 있겠지만 건너편 난간 없이 세월이 더께가 앉은 듯한 돌덩이 몇개 있는 모습이 더 맘에 들더군요.

 

 

 

버드나무지요? 물에 닿을 듯 말듯 늘어져 가벼운 미풍에도 낭창낭창 흔들리는 모습이 멋졌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배에 올랐습니다. 배에 올라 수로를 가르니 수로변을 걸을 때와는 확실히 맛이 달랐습니다. 또 빨간등이냐 싶기도 했지만 배에 달린 빨간등은 불켜진 모습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천천히 흘러가는 배에 앉아 수로변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주자각의 모습은 옛스러운듯하지만 시간을 거스르지 않고 착실하게 현재에 존재함이 느껴졌습니다.

 

 

문득 수로와 마주하고 있는 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돌들은 얼마나 여기서 물과 마주하고 있었을까요? 틈이 벌어지고 돌들이 깨어지기도 하고, 혹은 벌어진 틈에 끼워졌을 크고 작은 돌덩이들이 무심하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수로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밑을 지나고 주자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을 지나니 수로가 넓어집니다.

 

 

 

노란벽에 남무아~~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저 글자들을 모으면 나무아미타불일 것 같습니다. 노란 담장 안이 원율선원 Yuan Jin Buddhist Temple인 것 같습니다. 1341년에 지었다고 하니 600년 정도된 절이군요. 낭낭묘娘娘廟가 애칭이라고 합니다. 낭낭묘는 중국발음으로 냥냥미야오 정도될까요? 귀엽습니다. 낭낭묘.

 

 

볼을 따라 애교머리를 빼듯 지붕끝마다 한껏 삐쳐나온 부분들이 보입니다.

 

 

주자각 수로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 방생교放生橋가 보입니다. 저 멀리 건설현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보입니다. 주자각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일까요?

 

 

다시 좁은 곳으로 들어섰습니다. 부지런히 눈을 굴려 곳곳을 훑어봤습니다. 여기 서있는 건물들이 아주 아주 오래된 건물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송, 명, 청을 거쳐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건물이길 너무 간절히 바랬던 것같습니다. 이곳에 있는 어느 가게를 가든 은자가 오가고 깊은 곳에 온몸에 진기를 내뿜는 강호의 숨은 고수가 앉아 있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무협지에서 오는 상상을 확실히 깨주려는 듯 일리 커피 로고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인사동에서 스타벅스가 들어섰을 때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낭교廊橋를 지나는 것 같습니다. 이국적인 느낌이 썩 괜찮습니다.

 

 

 

재부, 세금을 걷던 곳일까요? 흰벽 가득한 이곳에서 자색, 황토색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뱃놀이의 끝이 다가왔습니다. 배에서 내려 수로를 다시 돌아봤습니다. 이제 배에 오르는 사람들을 잠시 부러운듯 쳐다보고 발길을 옮겼습니다.

 

 

조랑박, 홍등이 주렁주렁 걸려있습니다.

 

 

창들이 마음에 들어 창을 향해 셔터들을 누르고 또 눌렀습니다.

 

좁은 골목에도 이러저러한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100년 전통의 약방으로 가기 위해 돌다리를 건너 골목을 헤매었습니다.

 

 

드디어 찾은 약방, 외관이 웅장했습니다. 그런데 견학할 수 있는 약방공간은 무척 제한적이었습니다.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동천화약호 Tong Tian He Chinese Pharmacy에 대한 실망은 약방 주변에서 만난 오래된 문과 창장식 등으로 위로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아주 옛스런 뭔가에 대한 경험을 기대했지만 조금 돌다보니 구석구석 작은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천화약호에서 이어서 30원짜리 입장권으로 방문할 수 있는 주자각 핫플레이스, 대청우국에 도착했습니다. 주자각의 이 우국은1903년 아직 청나라 시절에 지은 우체국으로 상해의 13개 주요 우체국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중국 동쪽에 남은 유일한 옛 우체국이기도 하고요. 안은 마치 작은 박물관 같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음 핫플레이스인 인문예술관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걷다보니 삼청동과 인사동의 골목을 누빌때와 닮은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 

 

 

인문예술관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찍으면 안되는 곳이었는데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글리 코리안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셔터를 눌렀습니다.

 

 

인문예술관은 주자각의 오랜 역사와 풍성한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곳이라고 합니다. 전시된 그림이나 조각품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건물에서도 단촐한 멋, 심플한 멋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느껴졌습니다.

 

 

인문예술관 주변에서 조금 어슬렁거리다 상해로 돌아왔습니다. 낯선 곳을 즐기는 재미가 여행의 즐거움이겠지요. 주자각에서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그저 눌렀을 뿐인 사진이지만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신 분은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늘버섯꽃 / 2015. 3. 14. 23:51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상해에서 한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주자각, 주자자오라는 고진(古鎭)이 있습니다. 상해에서는 인민광장보안금릉로(人民廣場普安路金陵路), 연안로노성도로(延安路老城都路), 상해남참(上海南站)에서 주자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인민광장보안금릉로에서 갔던 것 같습니다. 버스비는 인민폐 7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자각에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바라본 풍경들입니다. 주자각 버스터미널 화장실엔 변기가 없더군요, 그냥 긴 또랑이 하나 있고 그 또랑 위에 벽을 세워서 칸을 나우어 두었더군요. 주자각 버스터미널 화장실은 문이 있었는데 중국 학교 중에는 그런 또랑에 벽만 세우고 문이 없는 경우들도 있다고 합니다. 칸마다 물을 내리면 배설물이 밀려왔다 밀려가더군요.

 

주자각 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주자각에 가기 위해서는 조금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 고냥이들을 만날 줄 정말 상상못했습니다. 중국 땅에 서있는 거대한 일본 고냥이들, 한국 가게들에 많이 있는 작은 일본 고냥이들....

 

10분 정도는 걸었던 것 같습니다. 초입은 그냥 시골의 시내 느낌이었습니다. 그곳의 어떤 가게 쇼윈도 마네킹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눈썹과 눈동자가 없는 마네킹이 몹시 신경이 쓰였나봅니다.

 

 

론리 플래닛 상해 편에 상해에서 가봐야 할 곳으로 주자각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인구 6만의 주자각은 상하이 외각의 수향으로 1700년 전에 형성되었습니다. 36개의 돌다리와 수많은 수로, 강둑에는 옛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이곳은 예전에 옷감과 쌀교역으로 번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자각에서는 예전의 쌀가게, 향료가게, 은행, 청대의 우체국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주자각에서 유명한 것을 꼽자면 방생교, 과직원課稙園, 원진선원圓津禪院 등이 있습니다. 방문하는 곳 수에 따라서 주자각의 입장료가 다릅니다. 9곳을 방문하면 80원, 8곳을 방문하면 60원, 4곳을 방문하면 30원입니다. 수로에서 뱃놀이를 하려고 가장 싼 30원짜리 표를 샀습니다. 30원짜리 표는 과직원, 대청우국, 동천화약호, 인문예술관 입장이 가능합니다. 아래 사진은 입장권과 주자각의 탐방을 시작한 곳입니다.

 

 

주자각에 간 그날 하늘이 참 좋았습니다. 이국의 옛 건물 틈바구니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즐거웠습니다.

 

 

하얀벽에 자리한 나무창이 참 반듯합니다. 처마끝에 매달린 화분이 옛 도시에 모던함을 덧칠해 주는 것 같습니다.

 

 

 

 

짙은 목조구조와 흰 벽의 조화가 단정합니다. 무수한 이들이 발딛었을 수로에 걸친 돌다리를 건너봅니다. 돌 위에 새겨진 잔무늬가 정겹습니다.

 

 

 

돌다리를 건너 수로를 따라 들어서 있는 가게 구경도 싱겁지 않습니다. 이웃집과 경계가 없어보이는 처마가 평화로워 보입니다.

 

 

수로와 사람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시원해 보입니다.

 

 

 

가로등을 보니 이곳의 밤풍경이 궁금해집니다. 운치있을 것 같습니다. 밝은 달이 뜬 밤에 돌다리를 건너보고 싶어집니다.

 

앵무새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습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선명한 원색의 새 한마리에게 눈을 떼지 못합니다. 앵무새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이 새 덕택에 재미있는 한때를 보냈습니다.

 

 

수묵화인 듯이 보이는 아래 왼쪽 사진은 돌이라고 합니다. 자연이 만든 그림도 감탄스럽고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 놓은 나무도 감탄스럽습니다.

 

 

아래사진은 현대 수채화화가 진희단陳希旦의 갤러리 입구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과직원에서 찍은 사진들일 것입니다 (-.-;;;). 사진이 장소별로 명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날의 느낌들은 선명합니다. 감정이란 세포결에 새겨지는 것일까요?

 

 

창 너머를 바라보며 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람을 살짝 했었습니다. 낙양의 진부동에서 봤던 등과 비슷한 등이 천장에 달려 있습니다. 저런 등은 어느 시대부터 였을지 궁금해 집니다.

 

 

과직원은 명대, 청대의 건물이 아니라 1912년에 지은 건물로 중국 전통의 건물과 서양식 건물이 함께 하는 곳입니다. 크게 과정원과 직공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과는 공부한다는 의미이고 직은 농사짓다는 의미로 사람은 집을 지키기 위해 공부하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자갈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갈길을 보니 비가 더 그리워졌습니다. 비에 젖은 자갈길이 참 예쁠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은 붉은색과 금색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등도 적색과 금색으로, 그리고 글씨도 붉은 종이 위에 금색으로 적네요. 속옷차림의 아저씨가 당당하게 관광지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당황스럽지만, 글씨는 잘 쓰네요. 과직원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축소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과직원 축소판 위에 있는 중국식 샹들리에, 용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 오른쪽 액자는 강택민이 쓴 '강남고진주자각' 입니다. 왼쪽의 글은 지기담심이라고 읽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지기와 마음을 나누다라는 뜻일까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기는 어떤 인맥보다 귀한 연이라는 생각이 살아가는 세월이 쌓여갈수록 하게됩니다. 진정한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외로 다시 나갔습니다.

 

 

돌 위에 앉은 이끼가 돌의 감촉도 부드러울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오고, 돌길 사이사이 자리잡은 이끼는 돌길의 새로운 색을 덧입혀 줍니다. 정자를 품은 연못가에서 잠시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직정원 부분으로 넘어갑니다. 이끼로 색을 덧입은 돌길보다는 투박해 보이지만 대충 다듬어 놓은 듯 굵질한 돌들이 나란한 길도 녹색빛 진한 녀석들과 함께 더위를 식혀 주었습니다. 햇볕 아래 익어가는 열매 아래 서봤습니다. 제가 수확할 열매가 아니어도 충만한 느낌이 들더군요.

 

 

 

과직원을 만끽하는 틈틈이 눈길 닿는 곳을 찍어봤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그냥 눌러서 얻은 사진이지만 자세히 보시길 원하신다면 사진을 클릭해주세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자각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to be continued~~

 

 

 

 

 

 

 

 

 

 

 

 

 

 

 

 

 

 

 

 

그늘버섯꽃 / 2015. 2. 24. 17:33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중국 강소성 소주에는 망사원, 사자림, 유원, 청랑정, 졸정원 등 옛 정원들이 있습니다. 망사원을 제외한 사자림, 유원, 청랑정, 졸정원은 소주의 4대 정원입니다. 4대 정원 중 청랑정을 제외한 세 정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유원과 졸정원은 청도의 피서산장, 북경의 이화원과 함께 중국의 4대 명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정원 방문은 정원종사자도 아니고 중국 4대 명원이자 소주의 대표적인 정원 한 곳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에 졸정원에 들렸습니다.

 

 

졸정원 Humble Administrator's Garden은 중국 남방에서 가장 좋은 정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16세기 명나라 정덕제때 어사를 지낸 왕헌신이 낙양해 대굉사 고적지를 중축해서 조성해 5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강남의 대표적인 원림입니다.

 

소주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정원은 5만제곱미터에 달하는 원림저택으로 소주에서 가장 큽니다. 졸정원은 크게 동부, 중부, 서부 세 부분으로 나눕니다. 각 부분은 저마다의 특색을 갖고 있으나, 중부가 졸정원의 핵심입니다. 원림저택인 졸정원 남부는 거주공간입니다. 졸정원은 왕헌신이 증축한 이래 서씨가에 팔렸다가 청나라때는 진지린이 소유하였고 이후 소유주가 여러번 바뀝니다. 강희제때는 주재관료가 기거하기도 해서 고대 강남 지방 관료들이 거주하던 주택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졸정원 바깥 정문입니다. 정문은 정원의 중부에 속합니다. 근처에 중국 정원 박물관 같은 것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곳이 졸정원의 남부의 원림박물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해문집이 펴낸 박선희의 동아시아 전통 인테리어 장식과 미에 소개된 중국 정원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족의 공간구조인 사합원, 격식을 갖춘 사합원의 외부공간에는 전원, 중원, 후원 등으로 불리는 다양한 정원이 있는데, 보통 크기별로 정庭, 원院, 원園으로 구분합니다.

 

 庭

 廳이라는 집채부분 앞의 소규모 정원

 院

 庭에 비해 크고 개방된 공간, 일조 조건이 정보다 좋아 화초를 심을 수 있다. 

 園

 제일 큰 정원, 화초나 나무를 심고 돌도 쌓고 가산假山을 꾸미고 물을 끌어들여 연못을 조성하는 등 조경의 비중이 큰 공간

 

원림園林

주택에 부속된 정원과 달리 독립된 기능을 하는 규모가 큰 정원

 

원림은 자연을 주체로 한 건축문화의 일부로서 도가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원림 조성의 가장 중요한 개념은 차경借景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합일하여 자연 자체가 되는 것이다. 사합원의 엄격한 질서 정연함과 그와 대비되는 원림의 자유로운 자연스러움이 중국 건축의 구성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조성하는 이의 심미적 수단이며 정조를 배양시킴으로써 중세의 시, 서, 화, 건축 발전에 기폭제가 되기도 한 원림은 황실원림과 사가私家원림으로 분류한다.

 

중국 4대 정원의 하나인 피서산장이 황실원림이다. 사가원림 중 강남지역의 사가원림은 중국 정원을 대표한다할 수 있다. 강남, 특히 소주 지역의 사가원림의 발달 배경은 상업발달로 부유한 상인과 문인, 은퇴관료들이 많이 거주한 지역적 특징에 의한다.

 

원림의 주요 구성요소는 연못과 기석으로서, 인공적으로 조성한 수경공간이 원림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6분의 2는 수목과 화초, 6분의 1은 건축물이 차지한다. 수경공간과 더불어 바위와 바위 속 동굴이 도처에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원림의 특징은 바위, 연못, 인공산, 나무와 화초, 누각과 정자, 회랑 등을 세심하게 배치해 어디서 보든 완벽한 정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벨기에 왕자, 덴마크 왕자,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 서방과 아시아의 높은 분들도 방문했다던 졸정원, 찾아간 그날도 정원의 빈 공간은 다 사람으로 채워져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사람은 많고 더위는 엄청 나고, 여유로운 즐김은 무리였습니다.

 

호수가 졸정원 전체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한다더니 곳곳에 크고 작은 연못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두장의 사진은 향주香洲일 것입니다. 양왕리의 시를 따라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졸정원 동부의 낚시 테라스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원림으로서 인공의 멋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살렸다는데, 모처럼의 노력이 너무 많은 인파로 '인공'적으로 느껴질따름이었습니다. 졸정원은 특히나 심心자형으로 흐르는 연못을 따라 연꽃이 피어나는 여름철의 절경이 백미로 꼽힌다고 합니다.

 

 

항산화물질이 많다는 연잎차라도 한잔 마시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땀만 잠시 식히고 엉절엉절 투덜거리며 누각과 정자 구경에 나섰습니다.

 

 

중국 냄새 물씬 풍기는 소품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문이며 가구 모두 이곳이 돈많은 이들의 미학적 공간이었음을 말없이 보여줍니다.

 

 

원림의 또 하나의 주요구성물인 기석에도 눈을 가져가 봅니다.

 

 

그리고 관광객들에게 점령당한 고풍스런 건물에도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던져 봅니다. 영어로는 이곳을 Mountain in veiw tower라고 합니다. 도연명의 시에서 이름을 가져왔다고 하는데, 입장권 뒷면과 영어 명칭을 참조하면 견산루見山樓일 것 같습니다. 졸정원 입장료는 인민폐 90원(2014년)입니다.

 

 

누각과 정자가 연못, 바위, 나무, 화초와 어울어져 있는 모습도 제대로 확인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은 부취각浮翠閣입니다.

 

 

졸정원의 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흰색벽에 '장식창'이라 불러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각형이라는 큰 틀 안에 세부적인 모양은 다릅니다.

 

 

완만하게 구불구불한 곡선 담장에 앉은 이끼가 고색창연한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정원 여기 저기를 나누고 있지만 이곳과 저곳으로 갈 수 있도록 담에는 출입구가 뚫려 있습니다. 

 

 

담을 통과하며 이어진 길, 회랑으로 연결된 길이 발뿐만 아니라 눈도 닿기를 바랍니다.

 

 

땅도 보고, 벽도 봤으니 시선을 좀 더 위로 가져가 봅니다.

 

 

더위 탓, 사람 탓하며 엉성하게 둘러보고 왔지만 또 한켜 쌓인 추억입니다.

 

 

그늘버섯꽃 / 2015. 2. 22. 22:16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땅덩이 넓은 중국이지만 강소성 소주의 주요 관광지는 오불조불 모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걸어서도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주의 유명한 정원들은 특히나 한 블럭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주박물관에서 길을 건너 위로 위로 가면 북사탑이 있고 북사탑에서 또 북쪽 방향으로 좀 걸어가면 실크박물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름에 가시면 가게에서 얼음물에 담궈둔 생수한병 사들고 소주거리를 여유롭게 걸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의 세컷은 졸정원에서 나와 북사탑 가는 길, 걸으면서 호기롭게 셔터를 눌러본 사진들입니다.

 

물만으로 심심하면 연꽃씨앗을 사서 한 알씩 해바라기씨 까서 먹듯 먹으면서 둘레둘레 길을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꽃씨는 처음 먹어봤는데요, 콩알만한 크기에 나름 씹히는 맛도 있고 실제로 맛도 담백해서 몸에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강남제일고탑 북사탑의 입장권입니다. 뒷면은 80전짜리 우표가 '그려'있는 엽서입니다. 2014년 입장료는 인민폐 25원이었습니다.

 

北寺塔 혹은 북탑이라고 부르는 중국 강소성 소주 보은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탑의 기저는 8각형으로 높이가 76미터라고 합니다. 한때는 11층이었으나 현재는 9층으로 명나라에 재건한 것이라고 합니다. 북사탑이 있는 자리에 1700여년전 삼국시대 동오東吳의 손권이 유모를 위해 불탑들을 건축하였다고 합니다. 북사탑은 송나라때 디자인해서 건축했으나 송나라가 망하면서 불타 무너졌으나 명대에 재건축을 한 것이고 1960년, 1975년, 2006년에 보수작업이 있었습니다.

 

 

북사탑 앞입니다. 입장권을 사서 안으로 들어가면 아래 사진의 석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무들 너머로 올려다 본 북사탑의 모습이 그 다음 사진입니다.

 

북사탑의 팔각형 아랫 부분에는 불상이 이렇게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습니다.

 

탑안으로 들어가면 경사가 급한 계단이 있습니다. 매층은 동일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돌과 나무로 탑을 만들었구나라고 추측해 볼 수 있는 천장도 올려다 보면서 계단을 다 오르면 아래의 세번째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구조를 매층마다 만날 수 있습니다.

 

 

바깥쪽을 향에 뚫린 저곳으로 나가면 난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탑을 오르면서 중간중간 밖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북사탑 1층의 기와가 보입니다. 북사탑 주변에 있는 집들의 지붕들도 살짝 보이고요.

 

더 올라가니 입구가 보입니다. 북사탑에 가는 그날 소주의 햇살은 정말 눈부셨습니다. 카메라 렌즈로 내려다 본 북사탑 입구와 그 주변, 밝다못해 흰 기운이 잠겨 보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오랫동안 그 바람을 맞고 9층 베란다에 있다가 내려왔습니다. 25원으로 그곳에서 만난 바람을 횡재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조심조심 움직이면서 소주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검은빛 기와에 흰벽의 집들이 빼곡합니다. 저 멀리 높은 건물이 보이긴 하지만 가까운 곳엔 건물들이 낮아 갑갑하다는 느낌이 상쇄되는 것 같았습니다.

 

바람을 만끽하고 내려와 북사탑을 나서기 전에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익살스러운 석상의 배웅, 노란벽, 항아리 모양같은 통로.....즐거운 감상을 했습니다.

 

 

북사탑을 나와 실크박물관으로 가면서 한번 더 북사탑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늘버섯꽃 / 2015. 2. 21. 16:11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

소주와 항주는 그만큼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는 말일 것입니다. 여전히 소주에서 살고 싶어하는 중국인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기차를 타고 갈때 소주에 들어섰구나를 눈치를 챌 수 있었습니다. 군데 군데 다양한 크기의 연못이 보이고 하얀색의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깔끔하고 평온한 풍경이 계속되었습니다.

 

소주에 도착해서 호텔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체인호텔인데 지점마다 외국인을 받지 않거나 받거나 하더군요. 아마도 한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호텔의 소주지점에서 외국인을 받질 않더군요. 저녁때 도착해서 잘 곳을 찾느라 좋은 시간을 다 허비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소주.

 

다음날 소주박물관부터 찾았습니다. 햇살이 눈부신 오전, 입장료가 없는 소주박물관에 입장하기 위해 그늘 한점 없는 곳에서 줄을 섰습니다.

 

 

소주박물관이 있는 거리가 상당히 고풍스러웠습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눈으로 훑으며 줄서 있는 무료함을 달랬습니다. 

 

소주박물관苏州博物馆은 중국 고대 예술, 고대 회화, 서예, 수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소주박물관은 1960년에 설립하였고, 2006년 chinese-american 건축가 Leoh Ming Pei가 현재의 건물을 설계했습니다. 그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프리츠커Pritzker 상을 수상한 건축가입니다. 

 

2200평방미터의 넓이의 소주박물관은 15000여점 이상의 콜렉션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예전의 회화, 서예, 도자기, 공예품, 발굴 유물 등입니다. 또 7만여권 이상의 책과 문헌, 2만여점 이상의 돌비문 탁본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회화와 서예 콜렉션에는 송, 명, 청조의 걸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많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파 속에서 천천히 감상하기도 어려웠고, 중국고대예술품들에 대한 문외한은 어느 순간 살짝 살짝 보는 것마저 물리더군요.

 

 

전시품을 보러 전시실을 옮겨다니다 우연히 올려다 본 건물 내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통유리 너머로 본 박물관의 실외에는 산도 있고 물도 있어 작은 자연이 있었습니다. 모던한 소주풍이 이런 모습이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주의 관광지도를 보면 네 개 정도 박물관이 몰려있습니다. 그중 소주박물관과 실크박물관을 둘러보았습니다. 실크박물관도 입장료가 없습니다.

 

소주는 11세기부터 실크의 도시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실크박물관에서는 시대별로 실크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누에 사육실도 있고 배틀에서 실크를 짜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에 상점이 있어 실크로 만든 물건들을 살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싸지 않습니다. 비싸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것도 실크?하면서 찍은 전시물입니다. 실크박물관은 무척 한산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센서가 있는 듯했습니다. 사람이 오면 전기가 들어오고 사람이 지나가면 전기가 꺼지는.

 

 

뒷모습은 실망스럽습니다. 어쩌면 현실감있는 뒷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동하는 여인의 뒷태가 곱고 화려하면 그것이 더 이상하겠지요. 그러나 마네킹의 앞모습은 반전입니다.

 

 

미네킹 소매에 자리잡은 누에고치입니다. 마네킹 앞에 있는 누에들은 진짜 살아있는 누에들입니다.

 

마네킹이 서있는 방 한편에 저렇게 누에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깥에도.... 실물로 본 적없던 것들을 눈앞에서 보니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저기서 키운 누에에서 뽑은 실을 쓰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표정하게 베틀질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난 후에 저쪽 벽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판을 봤습니다. 허허허.

 

 

베틀을 지나가면 예전 실크를 사고 팔던 상점가를 재현해 둔 것 같은 곳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사극에서 보았음직했던 옷들이 전시되어 있고, 구석 구석에 밀랍인형들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박물관 몇 군데를 들러보면서 지적호기심이 없다는 점을 자각했습니다. 앞으로 해외로 여행갈 일이 생기면 박물관은 가지 않으려 합니다. 실크박물관은 체계적인 전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소주박물관처럼 슬렁슬렁 보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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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20. 15:28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개작두를 대령하라~~~~

한때 이 말이 굉장히 유행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 역사에서 유명한 포승의 기념지인 포공사包公祠는 칠조고도七朝古都 개봉開封의 포공호 곁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포공사는 황하의 홍수로 휩쓸려 갔고, 현재의 포공사는 원래의 자리에 재건축한 것으로 북송 시대의 예술과 건축 형식에 따른 것입니다. 포공사에는 대전大殿, 二殿 등의 건물들이 있습니다. 대전 중앙에는 높이가 3미터가 넘고 2.5톤 정도 되는 포승의 동상이 있습니다.

 

다른 건물은 포승의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대전의 동쪽에는 동으로 된 용머리작두, 호랑이머리작두, 개머리작두 세 개의 작두가 있습니다.

 

 

포공사 입구입니다. 포공사는 개봉 기차역에서 버스 8번, 10번, 16번, 20번을 타고 가면 됩니다. 2014년 포공사의 입장료는 인민폐 30원이었습니다.


유투브에 포공사를 방문한 영상이 있어서 업어왔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포증 또는 포청천은 중국 송나라 때의 문신이자 유명한 정치가입니다. 인종 때 동경 개봉부윤으로 재직 중의 판결이 19세기에 석옥곤의 삼협오 이후 극화되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포증은1027년에 진사시험에 합격하고 관직은 개봉부윤을 거쳐 추밀원부사에 이르렀으며, 사후 예부상서와 이부상서에 추증되고 동해군개국후에 추봉되었습니다. 사후 중국 무속에서 신으로도 숭배되며, 사후 지옥 중 5번째 지옥을 주관하는 심판관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살아서보다 죽어서 유명세를 얻었네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을 실현한 사람이군요.

 

 

드라마 속의 포청천입니다. 근데 포청천의 얼굴은 왜 저렇게 시커먼한 것인지.... 북송시대에 중국에 흑인이 살았던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햇볕이 너무 따가워서? 관청에 앉아 있는 관리가 농부처럼 해아래서 일을 하지도 않았을 터인데.... 아니면 재판을 할 때마다 개판이라는 생각때문에 속병이 생겨서 병증이 얼굴에 드러난 것일까요? 어쨌든 포청천의 오프닝 곡을 다시 찾아 들어보니 첫 시작이 카이펑~~어쩌구 저쩌구였네요.

 

 

 

 

포공사 내에 있는 백룡정百龍亭입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이 돌 정자를 기점으로 좌측으로 가면 포공호를 따라 영석원靈石園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포승이 돌을 사랑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개봉의 돌들이 좋은 것일까요? 영석靈石, 이 영묘한 돌의 기운이 포승에게 좋은 판관으로서 기운을 준 것일까요? 어찌되었든 포승이 판관으로 있었을 때엔 이 돌들은 없었던 것 같긴 하지만, 나름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애써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중국 옛 건물에서 벽에 뚫어놓은 창(?)들은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공사의 육각형 구멍과 그 안의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멍을 통해 저편을 보는 것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추구하는 미학이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포공사는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같습니다. 단청도 깨끗하고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회랑?을 따라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옮겨다녔습니다. 햇볕을 피해 그늘로 다녀서 좋았습니다. 포청천에게 절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관우는 전쟁과 재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추앙받는다고 하는데 포승은 어떤 신일까요?

 

 

규모로 승부를 보는 듯한 중국을 생각한다면 포공사는 규모가 작았지만, 포승에 관한 자료들을 성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재판을 재현한 밀랍인형도 있습니다. 꽤나 리얼했습니다.

 

 

포청천하면 개작두라는 연상코드를 갖고 있어서 포공사에서 개작두를 본 것이 무엇보다 감개무량했던 것 같습니다. 이동시간때문에 포공사를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언제 또 개봉에 오겠는가 싶어 찾아갔던 포공사. 욕심을 부리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비록 포청천이라는 드라마를 보진 않았었지만 재미가 있었던 방문이었습니다. 포공호를 관망한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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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9. 20:26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Baidu 검색 결과 중국인이 뽑은 개봉, 카이펑의 핫플레이스 상위에 청명상하원淸明上河園이 있었습니다. 청명상하원Millennium City Park (Qingming Riverside Landscape Garden) 은 일종의 테마파크로 북송시대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용정호 서안에 위치한 청명상하원은 넓이가 약119,969평 정도입니다. 건축물들은 12세기의 화가 장택단Zhang Zeduan 이 그린 청명상하도를 근거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청명상하도는 길이 525 cm , 폭 25.5 cm의 그림으로 청명절동안 변하Bian River를 따라가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린 그림입니다.  

 

청명상하원에 들어서면 16미터에 달하는 동상이 있습니다. 동상의 주인공은 장택단입니다. 장택단 동상 외에 그의 그림을 바탕으로 재창조한 문탑, 무지개다리, 다양한 가계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국 여행 안내 사이트에서는 황실정원을 먼저 가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만, 그저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돌아보려면 안내도를 꼼꼼히 보고 동선을 정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 공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무지개 다리 Rainbow Bridge는 예전 송대의 다리를 복제한 것이라 합니다. 다리 양쪽 끝에서 당시 시민들의 퍼포먼스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직원들이 다 휴가를 갔는지 볼만한 뭔가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넓은 땅덩이 위에 송대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라 추측되는 건물과 작렬하는 태양말고는 볼 것이 없어서 중국 사람들한테만 좋은 곳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냈었습니다.

사람과 자연을 테마로 하고 있고 휴식과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청명상하원, 2014년 입장료는 인민폐 100원였습니다.

 

 

입구 근처에 있는 다리입니다. 다리 근처에 송대를 연상할 수 있는 몇 부조물과 건물, 그리고 노점과 가게 등이 있었습니다. 설탕과자를 만드는 노점, 무협지에서 본 술병 등이 올려져 있는 매대도 있었습니다.

 

 

무협지에서 봤던 여자들 속옷과 기타 중국스런 옷들 장신구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평일 대낮이라 그런지 한산해서 기웃거리기는 좋았지만 중국스럽지 않은 조용함이 심심했습니다.

 

 

 

상당히 큰 호수 주변에 송대를 재현한 건물들을 전경으로 현대식 빌딩과 탑이 슬쩍 슬쩍 보였습니다.

 

 

길이 열리는 대로 발길이 가는 대로 청명상하원을 어슬렁거렸습니다.

 

 

전혀 '송'스럽지 않은 이정표를 슬쩍 보고 제멋대로 방향을 틀어 어슬렁걸렸습니다. 심심하고 더웠습니다.

 

 

특별한 이벤트도 없고, 도시락통이 크게 있는 먹자코너도 한산했습니다. 먹자코너가 아무리 시끌벅적하다 한들 아마 무엇인가를 먹으려고 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맛있는 것은 시원한 물뿐이었습니다.

 

걷다보니 호수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녀 배를 타는 곳으로 갔습니다. 사공 아저씨와 약간의 흥정을 해서 배삯을 조금 깎고 배위에 올랐습니다. 호수의 기운 탓에 더위도 식고 걸을 때와 각도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삯이 싸진 않았지만 타길 잘했습니다.

 

 

무지개 다리가 보입니다. 웹에서 청명상하원을 검색하면 볼 수 있는 이미지 속의 탑과 다리를 확인하고 배에 올랐습니다. 아래 사진은 구글에서 찾은 청명상하원 이미지입니다.

 

 

다시, 배에 앉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다리를 지나 버드나무 가지가 한껏 늘어진 호숫가가 보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배를 타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이날 청명상하원에 사람이 없어서인건지 아니면 원래 그만큼 태워주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분하다고 생각될 만큼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다리 기둥에 배의 키 같은 것이 달려 있습니다. 그 키를 돌려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인줄 알았는데, 사공 아저씨가 신호를 보내면 다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나 키 옆에 있는 장치를 조작했습니다. 서서히 들렸다가 배가 지나간 뒤에 다시 원상복귀하는 다리를 보면서 조금은 허탈하고 웃겼던 기억이 납니다.

 

저녁때 가면 호수에서 레이저 쇼와 함께 약간의 공연이 있는 듯했습니다. 늦은 오후에 찾아가 해지기 전에 곳곳을 둘러보고 해가 지면 중국의 역사테마파크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구경해 보는 것이 훨씬 재미난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마냥 심심했던 청명상하원 후에 기차시간까지 어정쩡하게 시간이 남아 중국 7대 고대도시인 개봉에서 3D영화를 봤습니다. 트랜스포머 4. 영화표에 흐릿하게 새겨진 글씨를 더듬어 보니 트랜스포머는 중국식으로 變形金剛인가 봅니다. 고대도시에서 트랜스포머, 기차시간때문에 절반도 못보고 나왔지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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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6. 16:52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신용산역, 중앙버스정류장에서 뻥뚫린 도로 끝에 걸린 남산의 N타워가 보인다. 동부이촌동에서도 N타워가 보인다. 물론 명동에서도 보인다.

 

멀리 보이는 N타워는 은근히 마음을 끄는데가 있다. 동경에 사는 사람이 동경타워에 매료되는 마음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공의 것이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에 한자리를 늘 지키고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은근슬쩍 남산에 자주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남산에 올랐다는 사실도.

 

일요일 오후, 남산에 또 올랐다. 사방에서 들리는 중국어와 붐비는 인파를 보면서 씁쓸했다. 붐비는 인파 속에는 한국 사람들도 꽤 있었다. 남산이 좋긴 하지만 걸음마다 부딪겨 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울 시민이, 관광객이 갈만한 곳이 서울에 많지 않다는 반증같이 느껴져서였다.

 

어쨌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엔테라스에 창가 자리를 잡아 서울의 야경을 보고 내려왔다. 남산에서 내려다 본 서울은 여유없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빡빡하게 들어선 건물들은 서울이란 갑갑한 곳이란 생각을 한층 강화시켰다. 어둠이 내리고 불빛이 반짝거리는 모습은 도시의 낭만을 전해주긴 했다.

 

 

내려오는 길, 바닥에 생긴 선명한 무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나뭇가지와 전등의 합작품아니겠냐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나뭇가지만으로 만들어졌다보기엔 사람의 손길이 물씬 난다. 바닥에 던져진 그림자를 통과하는 기분이 괜찮다.

 

남산의 밤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맞으며 2015년 2월의 남산과 작별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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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1. 19:16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개봉 버스비는 인민폐 2원이었다. 버스를 타고 우왕대공원에 내리니 공원 앞이 생각보다 황량하다. 버스정류장도 굉장히 성의없게 표시되어 있어 버스가 정차하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인가 보다 싶었다.

 

표는 잘 갖고 있어야 한다. 가까이 위치한 번탑을 오가는데 표검사를 하고, 우왕대공원에서 구입한 표로 번탑도 들어갈 수 있다.

 

수영장이 있는 쪽에서 사람소리가 나긴 하지만 인적이 드물었다. 무엇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정도의 공원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왕대공원은 중국인의 입장에서 의미있는 장소일 것이다.

 

우왕대는 명나라 때 치수의 왕 중의 한명인 우왕을 기리는 뜻에서 우왕묘라는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낸 곳이 지금의 우왕대공원이다.

 

우왕대는 이전에는 고취대라고 불렀는데 춘추시대 진나라의 피리 명인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취대에 대한 설명이 중국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로 되어 있었다.

 

 

이곳에 대한 사전정보나 지식이 없다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인형 몇개만 있을 뿐이다. 그저 둘레둘레 주변을 살펴보고 나오는 것이 최선이었다.

 

 

 

 

 

 

고취대를 나와 우왕대공원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유원지처럼 어린이 놀이기구들을 갖다 놓은 곳은 볼품없었다. 나무 그늘 아래서 장사에 연연해 하지 않고 책으로 망중한을 즐기는 아저씨가 인상적이었다.

 

 

 

 

 

번탑에 먼저 들르고 우왕대공원으로 넘어와도 되고 우왕대공원에서 번탑으로 가도 된다. 개봉의 핫스팟이 이웃하고 있다는 점은 여행자에겐, 특히 넓은 땅덩이의 중국에선 고마운 점이었다.

 

번탑 앞도 황량했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한점 그늘 없이 노출된 길을 가로질러 가야만 했다. 송대에 지어진 이 탑은 절반 이상이 땅 속에 묻혀 있다고 한다. 황하의 범람원에 있으면서 오랜 세월 수해를 견뎌온 탓으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탑 전체가 노출되어 있다면 그 규모가 상당했을 것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전돌 하나하나에 부처의 부조가 있다. 이 탑에 들어간 정성과 공력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탑에 살짝 걸터 앉아 있는데 시원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날릴 정도로 불어왔다. 탑에 쏟는 정성과 공력에 대한 자연의 보답인가? 미풍한점 없는 한여름에 상쾌한 바람을 한껏 음미할 수 있었다.

 

벽돌 위에 얹힌 기와가 중국식 전통 건물은 그다지 감흥이 없다. 하지만 그 옆에 물결치듯 둥글둥글한 담장은 흥미롭다. 저런 식의 담장은 송대의 특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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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11. 18:34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개봉은 중국의 8대 고대도시 중의 하나이다. 우리식으로는 開封으로 쓰나 간체자로는 开封이라 쓰고 카이펑이라 읽는다. 중국 하남성에 있는 현급 도시로 남송시절의 수도였다. 황화강 남부에 위치한 개봉은 대량, 변량 등 여섯 개의 이름이 있었다. 개봉은 진나라 때 등장한 이름으로 국경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위나라 시절 대량이라 불렸던 개봉은 진나라에 위나라가 망하면서 함께 파괴되어 중간 규모의 장이 서는 곳이 되었고, 지금까지 개봉으로 남아있다.

 

송나라시절 개봉은 동경 또는 변경이라 불렸다. 당시 개봉은 중국의 수도 성곽 안팎에 400,000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었다.

 

1049년 우국사탑(佑國寺塔), 현재는 철탑(铁塔)이라 부르는 탑이 건설되었다. 높이 54.7미터인 철탑은 전쟁과 홍수 등을 견뎌내어 이 고대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랜드마크가 되었다.또 하나 남은 송대의 탑 번탑(繁塔)은 부분적으로 파괴되었다.

 

11세기에 개봉은 그 정점에 이르렀었다. 네 개의 주요 운하의 교차점으로서 상업과 산업의 중심지였다. 1013년에서 1127년 개봉이 세계 최대의 도시였을 것이다.

 

정강의 변이 일어났을 때 여진의 침입을 받는다. 이후 금왕조의 지배를 받는다. 개봉은 황하강의 범람원에 위치하여 군사적으로 취약한 곳이었다. 개봉은 중국이 몽골 지배하에 들어가기 전까지 여진의 지배를 받았다.

 

명왕조가 시작되면서 개봉은 하남지역의 수도가 된다. 이자성을 막기 위해 명나라 군대가 황하강의 물을 흘려 보내 도시는 다시 파괴된다. 청나라 강희황제때 재건되나 홍수 피해를 입고 다시 재건되고 이런 과정을 겪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도시이다.

 

개봉은 역에서부터 낡고 오래된 작은 도시라는 인상이었다. 고대의 흔적이 아닌 건물들은 어찌보면 누추해 보이는 개봉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으러 버스를 타고 개봉대학을 지나 성곽 바깥으로 나갔다. 성곽밖의 신시가지는 신도시의 면모를 마음껏 뿜어내고 있었다. 어렵게 찾은 KFC는 우리동네 KFC와는 비교가 안되게 좋았다. 그리고 KFC를 매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도회적이고 쉬크해 보였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그것을 향유하는 중국인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곽안에도 패스트푸드점은 있었으나 처음 가본 곳에서 말도 못하니 헤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헤매임으로 방문하기로 예정한 관광지에서 만날 수 없는 중국의 소도시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수확을 얻었다. 여행지에서 길을 잃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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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버섯꽃 / 2015. 2. 7. 22:45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전에 구글에서 관림 이미지를 찾아 봤습니다. 놀랐습니다. 40분이면 돌아볼 곳에서 1시간도 더 넘게 돌아다녔건만 구글 이미지 속에 있는 관림은 너무나 낯설었습니다. 무엇을 보고 온 것일까요?

 

관림은 중국 하남성 낙양에 있는 관우의 묘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손권이 보낸 관우의 수급을 조조가 묻어 준 곳이 관림입니다.

 

중국 내에서 관우는 재물과 무예의 신으로 숭상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도 관우 사당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이야 그렇다고 치고 우리나라에 관우의 사당이 왜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관림은 백마사와 더불어 낙양의 핫스팟입니다. 아래 약도를 보면 북서쪽에 공항이 있고 북동쪽에 백마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공항과 백마사 사이에 기차역이 있군요. 백마사 밑에 소림사도 보입니다. 남쪽에 관림이 보입니다. 관림 동쪽에 용문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저 부근에 낙양용문역이 있을 것 같습니다. 낙양용문역은 신역사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초고속기차인 동차를 위해 만든 기차역인 것 같습니다. 낙양에 동차를 타고 갔고 낙양용문역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낙양을 떠날 때는 백마사 서쪽에 있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탔습니다.

 

 

관우가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기는 하지만, 행정부의 사랑은 많이 못받는 것인지 관림 부근이 잘 정비되어 있다거나 하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관림 앞에 있는 가게 주인이 향을 사가라고 친절하게 호객행위를 하더군요. 그래서 최대한 상냥히 웃으면 거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 사진은 구글 이미지에서 업어온 관림 정문의 모습입니다. 40도를 웃도는 엄청난 햇살 아래서 입구까지 걸어가는 것은 고문 그 자체였습니다. 여름 하남성은 절대 방문할 곳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관림은 1596년에 건설되었습니다. 중국 건축의 전통적인 스타일이 잘 구현된 곳이라고 합니다. 명대에 지었지만 청대에서도 계속 확장했습니다. 관우는 유학자, 불교인, 도교인 모두에게 존경받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여러 왕조의 황제들도 관우를 전쟁의 신으로 숭상함으로써 관우의 묘는 훌륭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이제부터 스크롤의 압박이 시작됩니다. 잘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그 엄청난 무더위에 헤롱거리면서 찍은 사진이라 가급적 많이 많이 올리고 싶은 욕심을 해소해 보려 합니다.

 

 

그 왕성한 더위 속에 저렇게 활활 타는 불을 지피며 금색종이를 태우고 있습니다. 향을 피우고 금색 종이, 적색 종이를 태우는 것이 그들에겐 기원을 담은 중요한 의식인 듯 합니다.

 

 

관우의 상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금빛 낯을 한 거대한 관우, 그리고 네 명이 두 명씩 양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0년도 전에 읽은 삼국지는 제목과 몇몇 인명 외에는 도통 떠오를 기미가 없어 그저 눈 앞에 있는 것을 훑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인물들 옆에 노란 점박이가 있는 기둥들은 쉬지않고 돌고 있었습니다. 노란 점들은 자세히 보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추측컨대 관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관림에서는 크고 작은 관우의 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이 엄청난 수의 신들이 있는 나라라고 합니다. 그런 일본에 중국이 신의 수에선 밀릴지 모르지만 신들에 대한 신심의 정도는 뒤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마다 화려한 부조들이 있습니다. 관림이란 곳이 공들여 지은 곳임을 추측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청룡언월도라 짐작되는 창 한자루가 떡하니 버티고 서있기도 합니다. 청룡언월도의 창날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며 과거에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단청들도 보입니다.

 

 

세월이 느껴지는 건축물들입니다. 여름 태양아래 조용히 서있는 건물들이 눈과 마음을 청량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낯선 것들을 보는 즐거움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건물의 유래를 비롯하여 간략한 설명이 있는 팻말들이 있었지만 난생 처음 겪는 엄청난 더위에 읽는다는 행위는 엄두를 낼 수 없어 생략하고 돌아다녔더니 그저 추측과 상상만이 난무한 관람이었습니다. 그 추측과 상상으로 짐작컨대 갈색빛 얼굴에 검정 수염의 아래 사진의 중심 인물들은 필시 장비일 것입니다. 아니면 ..... 어쩔 수 없죠.

 

 

생김새와 화려한 원색의 옷차림부터 관림에 있는 인물상들이 중국의 것임은 분명하나, 관림의 종교적 색채는 모호해 보였습니다.

 

아래 나무는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의 그 나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설명을 잘못읽은 것 같습니다.

 

 

관림 깊숙이 들어가야 관우의 묘가 있습니다. 관우묘 앞에 팔각정자가 보입니다. 그 앞에 작게 향로도 보입니다. 근방의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 관우의 묘를 관망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서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벽돌을 쌓아올린 중국의 전통 건축물들이 전해주는 이국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세월때문에 잿빛과 검정빛이 섞여 있는 건물들 사이에 빨간색 기둥과 문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문 위에 얹힌 기와를 올려보는 재미는 한옥에서 만큼은 없었습니다.

 

 

현대에 들어 관림에 건물들과 구조물을 지은 것 같습니다. 조금 뜬금없어 보이는 풍경들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거대한 가짜 암석도 그렇고 그 앞에 있는 가짜티가 확연한 연꽃. 신구의 대비를 즐기기엔 균형이 무너져 있는 듯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이곳에서도 잠시 쉬었습니다. 물이 있어 시원한 기운이 조금 있었거든요.

 

 

일본의 신사를 떠오르게 하는 풍경이 관림묘에도 있었습니다. 기원을 적은 종이가 나무에 빼곡히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의 마음은 다 같겠거니 싶어 쉽지 않은 인생들이 짠하게 느껴졌습니다.

 

 

낙양의 핫스팟들을 둘러보고 좀더 시간을 내서 낙양박물관에 들려보는 것도 괜찮은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어가 가능하고 중국 역사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면 낙양박물관 견학은 더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낙양박물관엔 낙양에 세워진 역대왕조들의 역사를 꽤 많은 유물들을 통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자들의 머리새와 화장형태까지 걸어둘 정도로 세밀한 부분도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늘버섯꽃 / 2015. 1. 31. 20:41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위키피디아에서 업어온 백마사 전경이다. 이렇게 길게 다 담으려면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일까? 파노라마? 아니면 렌즈의 마법?

 

위키피디아가 전해주는 정보에 따르면 백마사(白马寺, 白馬寺), 영어로는 White Horse Temple이라 하는 이곳은 중국 최초의 불교 사원이다. 명황제의 후원 하에 AD 68년 동한의 수도 낙양에 건립하였다.

 

동한 수도 성벽 밖에 위치한 백마사는 낙양의 동쪽으로 12~13km정도 떨어져 있다. 낙양역에서 버스 56번을 타고 40분 정도 가면 된다. 백마사는 중국의 다른 절들에 비하면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중국불교의 요람으로 여겨진다.

 

 

백마사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고 4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입구를 지나 들어가면 위키피디아에서 업어 온 백마사 전경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인민폐 50원이고, 입장권 앞면 우측에 백마사의 약도가 있고, 뒷면엔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입구이자 출구를 통과하니 사람들이 보인다. 다른 관광지보다 그나마 사람이 적다. 눈앞에 있는 것을 향해 그저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하는 사진 문외한이 담을 수 있는 최대의 백마사 전경이다.

 

 

벡마사 전경을 마주하고 있는 작은 연못이다. 나무 그늘 아래서 만든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연못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보니 넓직한 잎 사이 사이에 분홍빛 머금은 연꽃봉오리가 있다. 땅위에 연꽃은 만개해 있는데 분홍빛 만개한 연꽃이 아쉬웠다.

 

 

주요 건물들은 명조(1368 to 1644)와 청조(1644 to 1912) 때 다시 지었다. 그리고 1950년대에 일신하고, 문화혁명 후 1973년 3월에 또 한번 일신했다.  

 

 

백마사에는 석가모니상, 미륵불상, 기타 석상들이 있다고 하는데, 원색의 꽃무더기를 앞에 두고 잘록한 허리선을 드러낸 부처상과 목이 잘려나간 거북이상이 눈에 뛴다.

 

 

흰말을 타고 중국에 온 인도의 승려상이 아닐까 추측된다. 중국의 미감은 원색을 선호하는 것 같다. 백마사는 화계종인가? 여튼 간에 여기저기 널려있는 붉은색 현판이나 간판보다 노란색이 낫다는 생각이다.

 

 

 

원형의 창문이 눈에 거스리지 않는 좋은 장식의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인다. 기하학적인 창살 사이사이로 비취는 나무와 앞 건물도 마음에 얹혀왔다. 우리나라의 궁궐이나 절에 가도 그렇지만 중국 절도 한계단 한계단이 그냥 돌덩이가 아니다. 갑자기 후드득 떨어지는 비에 젖어 색이 짙어진 석재들을 보는 맛이 청량했다.

 

 

아치와 원형의 출입구에 담긴 승려의 모습이 마치 자신이 다큐멘타리나 여행 방송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승려들이 보긴 했지만 많이 볼 수는 없었다. 우리나라 유명사찰에 가도 스님들은 잘 보이질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 이유이겠지, 아마도.

 

 

 

짧게 폭염을 식혀주고 떠난 소낙비의 여운을 아직 담고 있는 흐린 하늘아래 붉은 벽돌 위에 얹힌 기와와 각도가 크게 휘어 올라간 지붕 모서리, 맞배지붕을 닯았지만 구한말 양옥집 같은 느낌의 오래된 건물들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최근에 지었을 법한 정자에 편하게 앉아 있는 여인들, 그녀들 주위에 한여름의 뜨거운 기운따위는 없어 보였다.

 

 산이 아닌 넓다란 평지에 자리 잡고 있는 절도 낯설게 생각되기도, 위의 사진 속 건물만 봐서는 절에 있는 것인지 그저 보통의 공간에 있는 것인지 잘모르겠다.

 

 

 

동그란 화로쪽에서 향에 불을 붙여 말을 떼어낸 마차의 일부같이 보이는 향제단에 가서 향을 피운다. 공산주의라 하지만 불교가 중국민중들에겐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 중국 땅에서 불교가 공산주의보다 오래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경내를 거닐다 보니 뜬금없어 보이는 모랫빛 건물이 있다. 아마도 저 건물이 인도와 협동 프로젝트로 세운 것인가 보다. 2014년 여름, 동남아스런 건물들이 한창 공사중이었다. 백마사는 국제적 자금지원으로 계속 변모해 가고 있다고 하는데 금빛 찬란환 동남아풍 사원도 그 일환인가 보다.

 

 

 

낙양의 핫스팟으로 꼽히는 백마사, 즐길만한 곳이었다. 중국 불교에 있어 의미있고 우리나라 절과는 색다른 맛을 즐길 수는 있었지만 '핫'스팟까진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그늘버섯꽃 / 2015. 1. 23. 17:18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상해 세계금융센터 Shanghai World Financial Center (SWFC), 중국 상하이 푸동지역에 있는 고층빌딩이다. 송도의 동북아무역센터The Northeast Asia Trade Tower를 설계한 콘 페더슨 폭스(Kohn Pedersen Fox)가 설계했고, 건물에는 사무실, 호텔, 회의실, 전망대, 쇼핑몰 등이 있다. 

 

492미터의 SWFC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며, 이웃한 진마오 타워와 상하이 타워와 함께 초고층 마천루를 이루고 있다. 상해 IFC로 불리는 상해 국제금융센터는 푸동지구에서 세계금융센터와 함께 아찔한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건물이다.

 

상해 세계금융센터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동방명주. 상해의 어둠을 가르며 형형색색 빛나고 있는 동방명주를 보니 상해에 와있다는 사실이 더 선명하게 각인되었다.

 

 

국제금융센터와 이웃한 진마오타워.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는 이 초고층 건물들은 고개를 90도로 제쳐야만 건물의 끝이 보였다. 중화라는 오만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표에 세계의 초고층 건물들과 상해국제금융센터의 높이를 비교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에펠탑과 동경타워가 미미해 보이는 그림이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통과하는 곳마다 어두컴컴한데 그 어둠을 배경으로 푸른색 디지털 숫자가 떠오르는 모양새가 마치 미래세계로 이끌어주겠다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스타트렉의 엔터프라이즈호에 오른다면 그런 느낌을 받을까

 

 

엘리베이터안도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푸른빛이 감도는 엘리베이터는 올라가는 내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낸다. 고도가 높다보니 귀가 먹먹해지면서 윙윙거리는 소리는 최면을 걸려고 덤벼오는 것만 같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우주인이 파란색 안광을 발하며 긴 손가락을 흔들며 맞아줄 것만 같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은 주황색 기운이 돌았다. 시트콤의 한 장면 처럼 외국인 커플과 단 셋이서 내려오면서, 내려오는 내내 쪽쪽거리는 그들의 입맞춤 소리를 들었다.

 

 

배경음악 Gabriel의 Out of Reach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에 94층, 97층, 100층에 각각 들렸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려다 보는 천장이나 주변도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기분을 잊지 말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100층 전망대에서 주변에 있는 높은 건물들을 내려다 볼 수 있다. 황푸강을 오가는 유람선도 보인다. 건물의 높이를 실감하게 하는 것은 평지에서 한참을 올려다 봐야 했던 고층건물들을 내려다 봐서가 아니었다. 건물에 걸쳐 흘러가는 구름때문이었다. 구름이 한껏 지나갈때 황푸강의 유람선이 발하는 불빛이 희미해진다. 구름이 다 지나가고 나면 시야는 다시 맑아지고 유람선의 불빛도 선명해 진다.

 

흘러가는 구름을 가를 만큼 높은 빌딩을 세우는 것이 문명인가? 제2롯데월드때문에 세계금융센터의 높이 순위가 바뀐 것 같다. 부실과 문제 투성이로 주변을 위협하는 제2롯데월드의 높이가 무슨 의미인지....

 

100층 바닥 부분부분이 유리다. 그 유리를 밟고 서는 게 쉽지 않았다. 아찔하지만 모처럼 왔으니 서보지 않고 돌아가면 후회할까봐 유리를 딛고 서봤다. 아 심장이여~~. 지상이 까막득하다.

 

 

내려오는 길에 94층에 있는 화장실에 들렸다. 가장 끝에 있는 화장실 칸에 들어갔더니 옆면이 다 유리다. 유리지만 비행기라면 모를까 누군가가 들여다 볼 염려는 일단 없는 것 같다. 생리현상을 해결하면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느낌이란... 94층은 423m라고 한다. 와우!

 

 

세계금융센터를 나와 위를 올려다보니 구름이 잔뜩 끼었다. 마치 건물에서 구름이 뿜어져 나오는 듯이 보인다. 그 휘황한 불빛마저 아스라하게 느껴지는 건물 끝에 매달린 구름을 한참 보고 있자니 100층 전망대에서 떠올랐던 의문이 다시 올라왔다. 구름을 가를만큼의 높이로 건물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금융센터를 나와 육교에 올라 따라 걷다보면 국제금융센터로 갈 수 있다. IFC몰에도 들릴 수 있음은 물론이다. 걷는 동안 상해의 마천루 구경이 덤으로 얹혀진다.

 

높은 건물을 짓는 인간의 마음이 어쨌든 간에 구름 위에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새로왔다. 산 위에서 운무를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황푸강을 지나가는 구름

 

배경음악 뮬란의 Reflection

 

세계금융센터에서 바라보는 동방명주

 

배경음악 a small stream

 

세계금융센터에서 내려다 본 상해 거리

 

배경음악 那首歌

 

 

그늘버섯꽃 / 2015. 1. 21. 20:24 / 일상잡기/일상잡기 - 나들이

중국 하남성 낙양에서 12킬로미터정도 떨어진 남쪽에 있는 용문석굴龍門石窟에서 중국 불교 미술의 정수를 볼 수 있다. 만여개의 불상과 그 제자들의 상들이 동쪽과 서쪽의 향산과 용문산의 석회암 절벽에 새겨져 있다. 향산과 용문산 사이에 이강(Yi River)이 흐르고 있어 이궐(Yique 伊阙, "The Gate of the Yi River")라고 불렀다. 이궐의 다른 이름인 용문(Dragon's Gate Grottoes)은 한때 남쪽에서 낙양으로 들어가는 입구였던 전형적인 중국 문탑으로 흐르는 이강을 보고 있는 두 언덕이 닯은데서 나왔다.

 

그 높이가 25mm에서 17m에 이르는 1400여개의 동굴에 10만여개의 상들이 있고, 또 거의 2500여개의 석비와 비문이 있어 한때 고대 석비의 숲이라 부르기도 했다. 불탑도 60여개가 넘게 있다. 

 

경치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용문석굴은 493년 북위왕조때 조영하기 시작했다. 30%가 북위 때 조영되었고, 60%가 당나라 때 조영되었다. 나머지 10% 정도는 여러 왕조에 걸쳐 조영되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매표소 근처에 시뻘건 글씨로 용문석굴이라 새기고 그 옆에 파란 글씨로 세계문화유산이라 새겨 놓은 바윗덩어리가 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기념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매표소에 사진 속의 물건이 있었으나 설명 따위 ... 문맹인데다 더위에 지쳐 그저 희미하게 올라오는 물기운만 느끼고 나왔다. 뙤약볕 광장을 인내하고 이강 쪽으로 가면 그나마 살만하다.

 

용문석굴은 대륙의 규모라는 것에 대한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곳 중의 하나였다. 숨통을 조여오는 더위 속에서 강물이 전해주는 미풍은 용문석굴의 으뜸가는 미덕이었다고 생각한다.

 

강을 따라 서쪽을 쭈욱 훑어 올라가다가 동쪽으로 가서 쭈욱 훑어 내려오는 코스로 갔다. 2014년 용문석굴 입장료는 인민폐 120원이었다. 표 앞면은 용문석굴의 관람 루트와 불상이 그려져 있고 뒷면은 엽서다. 80마오짜리 우표가 인쇄되어 있다. 표 오른쪽 말단에 네개의 구획이 있다. 그 구획에는 서산석굴, 동산석굴, 향산사, 백원이란 글자가 인쇄되어 있는데 네 곳에 입장할 때 표를 내밀면 된다. 표를 내밀면 해당 네모칸에 동글동글 구멍을 뚫어준다.

 

 

중국에 사람이 없으면 중국이 아니라고 중국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인터뷰한 중국인이 말했다. 정말 어딜가든 바글바글하다. 저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서 불상을 본다는 것은 보통 이상의 인내가 필요하다. 중국사람들은 작은 틈만 보여도 가차없이 매꿔버린다. 힘이 딸리면 밀리기 십상이다.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줄설때 앞사람과 공간을 조금 남기면 바로 세치기 당한다. 어쨌든 중국은 내수시장만 잘 꾸려도 먹고 살 것같다.

 

 

사람 수도 어마무시하지만 이 용문석굴이란 곳도 입이 벌어지는 곳이다. 사진 속의 벼랑과 사람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벼랑의 높이가 얼추 짐작될 것이다. 저 벼랑에 크고 작은 불상들이 빼곡히 박혀있다. 거기에 들인 공력을 상상해 보면 정말 대단한 불심이다. 그런데 이곳의 불상들도 머리가 없는 것이 많다. 일부러 한 행위임이 분명한 절단면을 보면서 복받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용문석굴에도 관광열차가 있다. 향산쪽에 다니는데 이동거리를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자전거 대여비는 대단한 폭리를 취하고 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더위를 견디며 혹사시킨 다리를 예쁘게 핀 노란 수련 옆에서 잠시 쉬었다.

 

이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서 각각 서쪽과 동쪽을 응시해 보면 이 불상의 집합소에 대한 상념들이 어지럽게 몰려 온다. 크고 작은 동굴에 맞게 다양한 크기의 불상들은 인간에게 무엇을 주는 것일까? 어떤 대만 사람의 페이스북에 있는 글에서 석가는 나는 너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는 스스로 너를 비우고 또 비우라,고 했다. 사람들은 동굴을 파고 불상을 새기면서 자신을 비우고 비우면서 모든 번뇌를 날려 버렸을까? 작업하면서 비움의 해탈을 했을 그들의 작품의 목을 복으로 자신을 채우겠다는 욕망을 품은 어떤 이들이 잘라간다.... 인간세상은 요지경을 넘어 아수라장인 것인가 보다.

 

 

백원은 향산에 조성된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묘이다. 중간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나무도 많아 용문석굴에서 가장 있을 만한 곳이었다. 

 

 

두 마음 만이 아는 맹세의 말이 있었으니

7월 7일 장생전에서

깊은 밤 사람들 모르게 한 약속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높은 하늘 넓은 땅 다할 때가 있건만

이 한은 끝없이 계속되네

 

백거이의 장한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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